이정인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국내 수학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차세대 수학자로 평가받는다. 이 교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수론이 기초과학 분야인 데다가,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의 전공은 정수론 중에서도, 이 대상들의 통계적 성질들을 탐구하는 산술통계(Arithmetic Statistics)이다. 이 교수는 “산술통계란 용어 때문에 통계학적 지식이 필요할 것이라 오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산술통계는 2014년 필즈상 수상자인 만줄 바르가바(Manjul Bhargava)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등을 중심으로 발전해 현재 정수론의 핵심 연구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On the number of abelian varieties over finite fields(유한체 위의 아벨 다양체의 수)]라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해 ‘제11회 에쓰-오일 우수학위논문상’ 수학 부문 대상을 받은 이 교수는 2023년 9월 아주대학교 수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그 전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CMC Fellow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논문 10편을 작성했고 최근 2년 동안은 ‘랜덤 p진행렬의 cokernel 분포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다. 학계에선 확률론의 아이디어를 정수론의 대수적 대상들에 적용했다는 점이 그만의 독창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 작년 8월에는 ‘산술통계 여름 캠프(Summer School on Arithmetic Statistics)’ 학회를 개최하고 국내 정수론 학계에 산술통계 분야를 소개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석박사를 꿈꾸던 차에, 국내 정수론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조성문 교수의 지도를 받고자 포항공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보통 석박사 통합과정이라 하면 5~6년 정도 걸리는데, 그는 이 과정을 3년 만에 졸업해 2020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박사 지도교수였던 조 교수는 “순수수학의 주제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대부분 단독으로 수행해, 스스로 훌륭한 결과를 창출한 수학자”라고 소개했다.이 교수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수학만 좋아하던 학생”으로 회상했다. 수학을 깊게 파고 좋아한 학생이란 그의 성향은 현재 연구 방향 설정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다수 수학자가 특정 이론을 깊게 공부한 후 연구 문제를 찾는 것과 달리, 그는 많은 논문과 이론을 다양하게 섭렵한 후에 연구 문제를 탐색한다.그는 국내 수학계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시를 준비하며 수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 과목을 포기하는 이들, ‘수포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실 안정을 추구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학문을 바라보기보다는, 기초과학 분야를 전공해도 다른 분야로 진출하거나 취업이 잘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이 교수는 앞으로 자신의 목표가 거창하지 않다고 겸손히 말한다. “연구 목표라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인 목표라면 국내에 산술통계 연구 그룹을 형성해 우리나라 정수론 그룹의 발전을 주도하고 싶습니다.”
*정수론(Number Theory): 정수의 성질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수학의 한 분야. 수론이라고도 한다.※ 추천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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