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좋은 인터뷰는 곧 좋은 질문이다 

 

팀원의 마인드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데 있어서 단순한 업무적 스킬 이상의 가치가 있다.
몇 년 전 한 기자가 카이스트를 방문했다. 기자는 똑똑한 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의 차이에 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카이스트의 많은 학생과 교수들을 인터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카이스트에서 30년 근무하신 노교수를 만나 물었다.

“교수님, 평범한 학생과 똑똑한 학생은 어떻게 다른가요?” 교수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답했다. “평범한 학생과 똑똑한 학생의 차이는… 수업을 한 번만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단 똑똑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질문이 많습니다.”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답변이었다. 질문을 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자기가 모르는 부분을 더 잘 알게 된다. 더 많은 지식이 쌓이니 다른 학생보다 똑똑해질 건 자명한 이치다. 기자가 다시 한번 물었다. “교수님, 그러면 똑똑한 학생과 천재적인 학생은 무엇이 다른가요?” 교수가 답했다. “천재적인 학생은 자기가 알고 싶은 걸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계속 질문합니다.”

기업은 좋은 팀원을 채용하기 위해 항상 인터뷰를 진행한다. 지원자의 과거 경험은 서류를 보면 일부는 알 수 있지만, 경험의 밀도나 그 과정에서 배운 깨달음 같은 것을 오롯이 알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인터뷰를 빠뜨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미리 준비한 뻔한 답변만으로는 지원자의 진정한 능력과 관심사를 알기 어렵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질문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지원자가 하는 질문도 당연히 포함된다.

지난 10여 년간 사업을 하며 최소 500명 넘게 인터뷰한 것 같다. 모든 인터뷰는 1대1로 최소 1시간 이상 진행했다. 항상 인터뷰를 시작할 때면 지원자들에게 인터뷰는 함께 일할지를 알아가는 상호 선택의 과정이고,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자도 회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내가 하나를 질문하면, 지원자도 하나를 질문해달라고 부탁한다. 질문의 범위와 한계는 없고, 나도 되도록 모든 것을 솔직하게 답하겠다고 약속한다.

이렇게 시작해 서로의 질문에 꼬리를 물며 이야기하다 보면 서류에 있는 것 이상을 알게 된다.

일단 지원자들은 대개 40분 정도 지나면 더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리고 지원자의 질문과 답변을 듣고, 상대방의 답변을 듣고 이어지는 추가 질문을 듣다 보면 그들의 진정한 관심사와 성격적 특성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드러난다.


그리고 오가는 여러 질문을 통해 회사와 지원자가 지금 함께 일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지 대해 공통된 결론을 내린다면, 결과가 무엇이든 그 인터뷰는 성공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인터뷰에는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하지만 언제나 숙지하고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일은 결국 사람이 해낸다.

- 양현모 에피소든 대표

202408호 (2024.07.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