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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생산 기업의 친환경 수소 공급 

 

친환경 운동가와 투자자를 고객으로 생각하는 에너지 기업 린데는 두 그룹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기를 활용한 기술 린데의 코네티컷 사무실에서 만난 산지브 람바는 “탄소 포집 기술은 수십 년 전부터 활용되어왔다”고 말했다. 탄산음료 병입 업체를 지원하던 린데의 가스 엔지니어들은 이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린데(Linde) PLC는 중공업 연료를 공급하는 회사다. 전 세계 비료 공장이나 제철 공장, 유리 제조 공장, 정유소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린데에서 공급하는 공업용 가스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린데가 공급하는 연료에서만 매년 3800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죄인이었던 린데는 이제 참회 중이다. 코네티컷주 댄버리에 본사를 둔 린데를 지난 2년간 총괄해온 산지브 람바(Sanjib Lamba)가 줄줄이 나열할 정도로 회사의 친환경 노력은 다양했다. 우선적으로는 자체 사업 활동에서 (결국) 탄소중립을 달성할 예정이며, 그때까지 공급하는 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1파운드당 고객사들이 제품 및 린데의 노하우를 통해 배출량 2파운드를 감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땅에 저장할 수 있는 수소 공장을 텍사스주 보몬트에 건립하기 위해 린데가 20억 달러를 투자 중이라고도 밝혔다.

“우리의 미래가 될 수소에너지 부문에서 린데는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린데 웹사이트에 적혀 있는 말이다. 트럭과 버스, 선박이 수소 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 린데는 이를 제공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을 거라는 내용이다. 린데는 1제곱인치당 1만 파운드의 압력하에서 가스를 취급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그럼 수소에너지는 언제 상용화될까? ‘언젠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가까운 미래는 아니다. 람바도 “시간적 문제”와 “가능성 확인”이란 표현을 썼다. 그러나 기후 정책의 이행이 지연돼 회사가 예상 수익을 달성하지 못하는 사태는 좌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친환경 에너지 혁명은 요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 3년간 인베스코 와일더 힐의 청정에너지(Invesco Wilder Hill Clean Energy) 펀드는 투자금의 72%를 잃었고, 테슬라 판매 대수도 감소했다. (베스타와 GE 및 지멘스에서 분사한 기업 등의) 풍력터빈 제조사들은 간신히 수익을 내고 있거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월스트리트에서 투자한 기업 중에도 손실을 보고 있는 수소 기업이 넘쳐난다.

이런 환경에서 린데는 일종의 변종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매출 330억 달러 중 순수익 62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레타 툰베리의 비전을 람바가 얼마나 신봉하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보여준 영업 이익률(합병 관련 비용 제외 27.6%)이 대단한 것만은 분명하다.

람바(59세)는 인도에서 태어나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린데로 왔다. 그가 속사포처럼 내뱉는 말에는 수익률과 화학 혼합 공식 등 숫자로 가득했다. 그가 수소 생산과 관련해 언급한 숫자 중에는 ‘2050년까지 저배출량 에너지원 420배 증가’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낙관적 예측도 들어 있다.

환경에 풍부한 수소를 손에 넣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물에 전류를 보내 수소를 얻는 방식인데, 이 전기를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터빈에서 발전시킨다면 환경운동가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메탄에 증기로 열을 가해서 얻는 수소를 방식이다. 린데는 두 번째 방식을 이용해 화학적 반응에 따라 수소 1파운드를 생산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10파운드를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다.

수소를 메탄에서 얻는 방법은 1킬로그램당 1달러 정도라서 비용이 크게 높지 않다. 수소 생산 후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묻으면 비용이 2배로 증가하는데, 내년 초 가동되는 린데의 보몬트 공장이 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격리를 할 경우 1킬로그램당 약 80센트의 연방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소를 생산하는 데 드는 순비용은 1킬로그램당 1.1달러 정도로 낮아질 수 있다. 소위 ‘더러운 수소’보다 비용은 조금 높지만, 친환경성을 높인 ‘깨끗한 수소’는 제조업체의 친환경성을 홍보하기 좋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계획대로만 된다면, 린데가 보몬트에서 생산할 수소는 현재 생산 중인 더러운 수소보다 수익성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얻은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면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 않다. 1킬로그램당 비용이 5~8달러인데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이 3달러에 불과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더 큰 장벽은 바로 자본 지출이다.

가능성 확인을 위해 계산해보면, 전해조는 메탄에서 수소를 얻고 탄소를 격리하는 방식을 채택한 공장보다 5배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 이 전해조의 동력을 태양광 패널에서 얻을 경우, 필요한 면적은 500배로 늘어난다.

린데는 재생가능에너지에도 필요한 만큼의 투자를 하고 있다. 공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양성자 교환막을 이용하는 첨단 전해조에도 투자한다. 그럼 경쟁력 있는 비용을 갖출 때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람바는 “5년에서 7년이 걸릴 수 있다”고 답한다. ‘조만간은 아니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외교적 표현이다.

물에서 수소 연료를 얻는다는 지극히 친환경적 발상에서 놓쳐서는 안 될 상세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전력을 얻는 방식이다. 린데는 나이아가라폭포 근처에 건설 중인 전해조에서 ‘그린수소’가 생산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부풀려진 말이다. 다른 곳에 사용될 수도 있었던 수력에너지가 수소 생산을 위해 전용됐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전력망의 공급 부족 문제를 생각했을 때 전해조를 가동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면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가 추가로 건립될 수밖에 없어 결국 전체 배출량 감축 목적을 위반하게 된다. 이에 람바는 “전기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우리가 경쟁하는 대상은 AI 데이터센터”라는 현실을 전한다.

물 분자를 쪼개서 수소를 얻는다는 친환경적 이상향은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실현될 듯한 환상을 오래전부터 안겨줬다.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2015년만 되면 재생가능에너지로 가동되는 전기분해가 현실로 다가와 1킬로그램당 2.75달러의 비용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러나 이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물론,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되거나 전해조 대량생산으로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도 있다. 그래서 린데는 영리하게 방어적 자세로 임하고 있다. 전해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트너사인 영국의 ITM파워와 최첨단 기술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다. ITM은 현재 손실을 기록 중이다.

과학자 J.B.S. 홀데인이 100년 전 저술한 책에도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쪼개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미래에 사용하기 위해 비축하는 전략이 나온다. 개념에는 능하지만 숫자에는 약한 환경운동가들 눈에는 언뜻 영리한 방식으로 보이지만, 람바는 이 방식이 린데의 재무적 검토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전해조 가동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들 경우 투자 자본의 분할 상환 기간이 그만큼 늘어나 비용이 3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경제성 떨어지는 녹색수소의 경제성이 더욱 하락한다는 설명이었다.

린데는 소중한 청정에너지를 비축해두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실행해왔지만, 이는 탈탄소와 아무 관계가 없다. 린데가 걸프만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해 340마일의 파이프라인이 연결된 텍사스주 모스 블러프 암굴 시설에 가스를 비축해둔 이유는 100% 공급 안정을 위해서다. 철강이나 반도체, 가솔린을 생산하는 공장에 연료를 공급할 때는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가동 중단으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을 홍보한 뒤에는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결국 핵심이다.

린데는 19세기 말 열역학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로 시작됐다. 독일 공학자였던 칼 폰 린데(Carl von Linde)가 압축 후 빠른 팽창으로 공기를 냉각 액체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고, 액화 후에는 증류를 통해 끓는점이 다른 산소와 질소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이렇게 얻은 산소는 아세틸린 용접에 사용되면서 린데에 큰 시장을 열어줬다. 아세틸린 용접은 선박과 고층건물의 건설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기술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엔지니어 두 명이 질소의 사용처도 찾아냈다. 질소를 수소와 결합해 암모니아로 만든 후 질산 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는 이 세 발명가에게 감사해야 한다. 질산 비료로 만들어낸 식량이 우리 몸에 있는 질소의 절반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폰 린데 가족은 영국과 미국에서 진행한 기체 분리 사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국 지분은 1차 세계대전 중 잃었다. (질산염으로 폭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던 린데의 사업은 2018년 합병으로 통합됐다.

산소와 질소는 린데의 제품 라인업에서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회사는 공업 상품 생산에서도 경제성을 높이는 방법을 새롭게 찾아냈다. 250피트 높이의 분리기에 들어가는 공기 중 1%를 차지하는 비활성 아르곤 기체를 이용해 스테인리스스틸 생산의 비용 효과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액화가스 기술은 연간 20억 개 피자를 급속 냉동하는 데 활용된다. 반도체 파운드리 가동에 필요한 특수 가스 혼합물도 판매한다. 그러나 과도한 행동으로 제재를 받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가정용 산소 사업부가 메디케어 부정 수급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 합의금 29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람바는 “본질적으로 우리는 기술 기업”이라고 말했다. “우리 회사에서 공급하는 가스와 화합물은 아이폰에도 3.7달러어치가 들어갑니다.” 린데 직원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435명이고, 회사는 36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엔지니어링 계약을 수주한 상태다. 가격 할인에 매몰된 다른 기업들은 질식성, 가연성, 폭발성을 가지고 있거나 99.999% 순도에서만 사용 가능한 가스를 취급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 업계에 들어올 수 없다.

린데의 숙적으로 볼 수 있는 기업은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본사를 둔 에어프로덕트 앤드 케미컬(Air Products & Chemicals)이다. 린데와 사업 범위가 동일하고 환경 목표도 같은데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84억 달러를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했다는 언론 발표가 나온 걸 보면 린데보다 더 열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 선호하는 주식은 린데다. 린데의 기업가치(시가총액에 부채를 더하고 현금을 뺌)는 매출의 6.7배인 반면, 에어프로덕트는 5.5배다. 2018년 통합 이후 린데 주가는 157% 상승했고, 에어프로덕트는 60% 상승했다. (에어프로덕트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친환경 전환 결정도 언젠가는 실적으로 이어지겠지만, 지금은 실제 시간표보다 너무 앞서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람바는 영업이익률을 매년 0.3%에서 0.5%까지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일정에 넣었다. 다소 벅찬 목표 같지만, 2050년까지 전 세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비전보다는 현실적이다.

How To Play It


▎ 사진:PATRICK WELSH FOR FORBES
유구한 역사를 가진 린데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꽤 성공적으로 적응해왔지만, 안타깝게도 투자자들은 이미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2024년 예상 순수익의 28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안을 찾고 있다면 역시 명망 높은 산업 기업 디어 앤드 컴퍼니(Deere & Company)가 있다. 사업 분야는 완전히 다르지만, 기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이 비슷하고 수익 마진도 린데만큼 훌륭하다. 1837년 존 디어가 철제 쟁기를 발명하면서 시작된 이 회사는 현재 특수 임업 장비와 함께 96만3000달러어치의 컴퓨터 제어 결합 수확기를 판매하고 있다. 연간 R&D 예산은 22억 달러다. 매출은 올해 잠깐 하락했다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수익비율(PER)은 린데의 절반 수준이다.

- 윌리엄 볼드윈은 포브스 투자전략(Forbes’ Investment Strategies) 칼럼니스트다.

1870년대 산업의 역군


▎콧수염의 남자 에드워드 윌리스 스크립스(Edward Willis Scripps)는 미국 최초의 주요 신문 체인을 설립했다. / 사진:BETTMANN/GETTY IMAGES
1879년에는 산업혁명이 한창이었다. 이때 뮌헨 냉장기술 연구소의 칼 폰린데 교수는 린데의 제빙기 기업(Linde’s Ice Machine Company)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후에 린데 PLC로 사명을 바꾸었다. 1870년대 설립된 다른 거대 산업 기업들을 살펴보자.

브라운-포먼(시가총액: 230억 달러) | 창립: 1870년, 켄터키주 루이스빌 / 업종: 화주 및 와인 / 유명 제품: 잭 다니엘스, 우드포드 / 리저브, 올드 포레스터

위어 그룹(68억 달러) | 1871년, 영국 리버풀 / 산업 장비 및 기기 / 광업 및 인프라 장비 /

일라이 릴리(7370억 달러) | 1876년, 인디애나폴리스 / 제약 / 트루리시티, 시알리스, 심발타

헨켈(360억 달러) | 1876년, 독일 아헨 / 접착물, 소비재 / 다이알, 퓨렉스, 록타이트

E.W 스크립스 컴퍼니(3억6000만 달러) | 1878년, 클리브랜드 / 방송, 지역 뉴스 / 스크립스 네트워크, 코트 TV

- William Baldwi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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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호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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