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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에서 찾아낸 부 

 

무더기로 발생한 부실채권을 구제해보고자 희토류 광산을 인수한 헤지펀드 매니저 제임스 리틴스키는 엄청난 돈을 번 동시에 중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개선하는 성과까지 냈다.

▎돈을 끌어들이는 슈퍼 자석 제임스 리틴스키가 CEO로 있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회사 MP 머트리얼즈는 연방정부에서 보조금 6000만 달러를 받고 2025년 초강력 자석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 사진:PHOTOGRAPH BY TREVOR PAUL FOR FORBES
제임스 리틴스키(James Litinsky)가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희토류 광산을 처음 방문한 해는 2015년이다. 자신의 헤지펀드를 통해 마운틴 패스 광산 소유주인 몰리코프(Molycorp) 부실채권에 투자한 4000만 달러가 어찌 될지 걱정되어서였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캘리포니아 모하비사막 위로 우뚝 솟은 산맥 속에 자리한 거대한 광산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마운틴 패스가 전기자동차와 MRI 장비, 컴퓨터 하드 드라이버, 전투기 등에 사용되는 ‘초강력자석’용 네오디뮴 등 특정 전략 금속을 생산하는 미국 내 유일한 광산이란 점도 놀라웠다. 그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수개월 뒤 몰리코프는 결국 파산 신청을 했고, 리틴스키는 광산과 투자자들의 돈을 모두 지키기 위해 위험한 베팅을 감행했다. 광산이나 희토류의 복잡한 화학작용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고, 희토류가 추출과 가공이 어려운 희귀 광물이란 점에서 ‘희’토류로 불린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채굴 작업이 오랜 기간 중단된 탓에 그가 인수를 결정한 2017년경에는 광산 자체가 600피트 구멍에 3000만 갤런의 물이 찬 물구덩이로 변해버린 상태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는 예일대 경제학 학사학위와 노스웨스턴대학 JD, MBA 학위가 있었고, 그는 치기 어린 자신감에 꽉 차 있었다. 그는 정량적 분석을 통해 광산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굳게 믿었다.

전 세계 희토류의 80%는 중국에서 생산·가공된다. 산업·군사적으로 중요도가 아주 높은 금속이 희토류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미국 정치인들은 이 높은 수치를 볼 때마다 식은땀을 흘린다. 그래서인지 희토류에 대한 연방 지원금은 상당하다. 리틴스키는 희토류 사업에 뛰어들 때 정부 보조금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영리한 계산을 했고, 실지로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 총 1억500만 달러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았다. 이보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중국에서도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중국 기업들은 마운틴 패스 광산부지 재건에 재정적 지원을 해주었고, 직접 재건을 돕기도 했다. 그리고 광산이 생산을 재개했을 때는 가장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어주었다.

순풍에 돛 단 듯이 매끄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도박은 성공했고 리틴스키(46)의 순재산가치는 4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는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운용해온 자신의 헤지펀드 JHL 캐피털 그룹(Capital Group)을 청산했다. 전성기에는 운용자산 규모가 20억 달러에 달했던 펀드였다. 이후 그는 MP 머트리얼즈(Materials)의 CEO로 취임했고, 지금은 활발히 생산 중인 마운틴 패스 광산의 운영을 총괄하는 동시에 희토류를 고성능 금속으로 정제하는 제련 시설을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완공하는 중이다.

2020년 스팩 계약을 통해 주당 10달러에 상장된 MP는 투자금 5억4500만 달러를 모았고, 주가는 56달러로 치솟았다. 마운틴 패스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중 가장 희귀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가루의 가격이 톤당 15만 달러로 치솟은 덕이다. 이후 중국산 희토류가 시장을 밀고 들어오면서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MP 주가도 15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아직도 회사의 시가총액은 24억 달러에 달하며, 리틴스키가 보유한 지분 11%의 가치는 2억6500만 달러이다. 여기에 그가 헤지펀드를 통해 거두어들인 수익도 있다.

2023년 리틴스키는 JHL 헤지펀드를 청산하면서 주로 MP 주식의 형태로 자본을 분배했다. 투자자에게 보내는 작별 서한에서 리틴스키는 2006년 이후 JHL 펀드의 연간 총복합수익률(GACR)이 S&P 500의 9.5% 대비 23.4%를 기록했다고 자랑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JHL은 세스 클라먼의 바우포스트 그룹(BauPost Group), 레온 쿠퍼맨의 오메가 어소시에이츠(Omega Associates), 배리 스턴리히트의 조스 캐피털(Jaws Capital)처럼 억만장자와 관계된 투자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

변동성이 심한 상품 가격이 MP에 주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리틴스키는 수직 통합을 진행 중이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최초의 초강력 자석 공장을 세우기 위해 2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공장 부지는 포트워스 북쪽에 있는 억만장자 로스 페로 주니어의 얼라이언스 텍사스(Alliance Texas) 산업단지다. 내년 말부터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에서 제조된 장비들을 이곳으로 가져와 희토류 산화물을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자석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생산량은 연간 1000톤이다. 제너럴모터스에 전기자동차용 자석을 판매하는 계약도 이미 체결한 상태다.

리틴스키가 과감한 베팅을 시도한 것은 광산 인수가 처음은 아니다. 금융 전문가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던 2006년에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JHL 캐피털 그룹을 설립하고 시카고 부동산 투자자이자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저드 몰킨(Judd Malkin)에게 1100만 달러 자금을 받아 헤지펀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 도전해서 이길 수 있다는 순진한 확신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10대 때 주식거래(와 함께 포브스 읽기)를 시작했던 리틴스키가 말했다.

JHL은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에 18%, 2009년에 30%라는 훌륭한 투자 성적을 거두었다. 리츠 펀드와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지역은행 일부”에서 쇼트포지션을 잡으면서 거둔 성과였다. “덕분에 시장 하락의 물결에 같이 침몰하지 않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습니다. 시장에 남아 성장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셈이지요.”

그는 “시장 흐름 때문에 같이 헐값으로 떨어진 가치 자산”을 찾기 시작했다. 2014년 공업용 금속 제조업체 몰리코프를 알게 된 그는 이런 자산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희토류 가격이 하락하고 마운틴 패스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몰리코프의 돈줄은 그야말로 하루하루 말라가고 있었다. 몰리코프가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이자율 12%에 긴급자금 4억 달러를 대출받은 걸 알게 된 리틴스키는 오크트리 캐피털에 묻어서 마운틴 패스 광산을 담보로 이전에 발행된 몰리코프 회사채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입해 수익을 거두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몰리코프가 파산 신청을 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오크트리와 JHL의 이해관계가 명확히 갈리기 시작했다. 자산 규모 1700억 달러의 오크트리는 수익성 높은 몰리코프의 고급 금속가공 사업에만 관심이 있었고, 마운틴 패스는 미 정부에 넘겨 환경보호청이 지정한 유해폐기물 오염 정화 지역(Superfund site)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럼 광산 운영권은 취소되고 JHL이 보유한 마운틴 패스 담보 채권은 휴지 조각이 되고 만다.


▎사막 광산 MP 머트리얼즈는 2018년 마운틴 패스 광산을 재가동했고, 지금까지 암석 4200만 톤에서 20만7000톤에 달하는 희토류 산화물을 정제해냈다. / 사진:MP MATERIALS; GETTY IMAGES
그러나 결정적인 법 조항이 리틴스키의 편이었다. 파산법에 따르면 담보 채권자는 보유 채권의 액면가치를 통화처럼 사용해 신용 입찰에서 담보로 제공된 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JHL이 보유한 몰리코프 채권의 액면가는 3억 달러였다. 리틴스키는 이를 활용해 마운틴 패스의 광산권을 인수할 수 있는 신용 입찰에 나섰다. 광산을 지키기 위한 첫 조치였지만, 광산을 온전히 인수하고 재가동에 들어가기까지 추가로 현금이 필요했다.

이때 중국 기업이 등장한다. 청두에 본사를 둔 거대 희토류 기업 셩허 리소스(Shenghe Resources)를 만난 리틴스키는 2017년 6월 파산 경매에 참여해서 단돈 2050만 달러에 따낸 마운틴 패스 운영권의 나머지를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달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셩허 리소스에 마운틴 패스 광물 5000만 달러어치를 선매도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받는 계약이었다. 광산 운영을 재개하기에 충분한 돈이었다. 물론 이런 행보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중국 정부가 셩허 리소스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독점으로부터 희토류 광물을 지켜내는 것이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던가? 리틴스키는 이런 비난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조국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사안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죠. 그런데 지금은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경제 시대 아닌가요?” 리틴스키는 지금도 광산 광물 중 일부를 셩허에 판매하며, 셩허는 MP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 확보는 마운틴 패스를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광산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광산 안에 물이 가득 차서 폭 0.5m의 거대한 진흙탕으로 보일 정도였다. JHL의 투자자 중 한 명인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의 전임 CEO 빌 클레세는 동료 엔지니어들과 광산을 방문해 시찰하고 나서 리틴스키에게 “아주 힘들겠다”는 경고를 남기고 돌아갔다.

물구덩이든 아니든, 리틴스키는 광산을 저렴하게 매입했다는 사실에 신이 났다. 마운틴 패스는 몰리코프가 2008년 인수 후에 무려 20억 달러를 투자한 광산이었다. 리틴스키는 “세계 정상급의 광산을 경제위기의 절정에서 복구 비용 정도로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 겁니다. 그야말로 행운의 사나이가 된 거죠”라고 말했다.

광산을 재가동하고 희토류 제분과 농축, 정제 과정을 정비하기까지 무려 18개월이 걸렸고 중국 기업의 도움도 받아야 했지만, MP팀은 결국 해냈다. 이전에는 희토류 화학반응을 사람이 직접 모니터링했지만, 지금은 카메라를 설치해 AI 시스템으로 거품의 크기를 측정해 화학 공정을 최적화했다. 2018년 광산 재가동 이후 MP의 생산량은 3배로 늘어났다. 리틴스키가 인수할 때만 해도 8명뿐이었던 광산 직원은 현재 740명으로 늘었다. 2022년 희귀 금속의 가격이 상승했을 때는 순수입이 2억9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가격이 내려간 2023년에는 순수입이 2400만 달러로 감소했다.

리틴스키는 향후 4년간 생산량을 50% 늘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광산 매장량을 기반으로 향후 30년은 더 생산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채굴권을 가진 근방 1만5000에이커 부지에서 희토류 매립지를 추가로 발견하기만 한다면 생산 기간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마그마의 움직임을 통해 위로 올라온 희토류는 보통 지표면의 수십 마일에 걸쳐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그가 희망을 담아 말했다.

게다가 MP에는 경제성이 낮은 6200만 톤의 채굴 암석 더미가 남아 있다. 마운틴 패스에서 채굴되는 암석의 광석 함유량이 평균 6% 정도인데, 이들 암석 더미의 광석 함유량은 2.5% 정도로 낮아서 지금은 그렇게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추후 가격이 적당한 수준으로 맞춰지고 기술 발전 덕분에 비용이 낮아진다면 이 암석 더미에서도 광석을 뽑아낼 수 있게 된다고 리틴스키는 말한다. 그 시기는 언제 올까? 수요곡선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체 조립 AI 로봇이 나온다면 초강력 자석에 대한 수요가 크게 치솟을지도 모를 일이다.

※ How To Play It - 암석에서 희토류 광물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희귀한 광물을 추출, 운송, 가공하는 장비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만 한다. 세계 최대 광산 장비 제조업체는 바로 중장비 대기업 캐터필러(Caterpillar)다. 텍사스주 어빙에 본사를 둔 캐터필러는 2024년 총매출 670억 달러 중 20%를 광산과 채석장용 중장비를 제조하는 리소스 사업부에서 얻었다. 증권가에서는 캐터필러의 수입이 2024년 2.3% 증가해서 주당 21.69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PER 15에 거래되는 캐터필러 주식(CAT)은 S&P 500 지수의 PER 21.5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 게다가 자본 투자수익도 아주 훌륭하다. 주식 수익률은 59.8%이고, 자산수익률은 13.2%다. 지난 10년간 배당금 성장률은 연평균 7.3%이고, 현재 배당수익률은 1.7%다.

- 존 도보시는 포브스 디비던드 인베스터, 포브스 빌리어네어 인베스터, 포브스 프리미엄 인컴 리포트의 편집자다.


※ 너의 가격은? - 인생에 공짜는 없다. 좋은 물건일수록 더욱 그렇다. MP 머트리얼즈 고객사들은 제임스 리틴스키의 희토류를 얻기 위해 파운드당 23달러 이상을 지불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손쉽게 또는 어렵게 얻을 수 있는 같은 양(16온스 파인트 1잔)의 액체를 손에 넣으려면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 가격을 비교해보자.

- 뉴욕시 수돗물: 0.0008달러 고성능 친환경 연료: 3.25달러 혈장: 70달러 샤넬 No.5 향수: 1만 달러 맥칼란 1926 발레리오 아다미 스카치: 170만 달러 방울뱀 해독제: 3만2000달러 헴제닉스 혈우병 치료제: 1000만 달러-

- Chris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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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호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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