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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의 달인 

 

나사 엔지니어 출신인 조지 패터슨은 수조 달러 계산을 수행하여 클라이언트를 행복하게 한다.

▎위험 인식 패터슨이 프루덴셜의 뉴저지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패터슨은 시장이론 전문가들에게 모델을 과신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도 지켰던 신조다. / 사진:PHOTOGRAPH BY VICTOR LLORENTE FOR FORBES
뉴저지주 뉴어크에 있는 PGIM 퀀티테이티브 솔루션즈 사무실에서는 이론물리학의 아름다움과 주식 고르기 비즈니스의 지저분함이 뒤섞인다. 그곳에서는 투자업에 종사하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을 떠난 물리학 박사 조지 N. 패터슨(58)이 박사 13명으로 구성된 연구 팀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에 물리학자라니? 편미분방정식에 빠진 사람에게는 이 사실이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주가 변동을 설명하는 이 방정식은 열의 이동을 정의하는 방정식과 거의 똑같다. 다만 자연과학과 금융의 법칙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지구는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르지만 주식시장은 때로 걷잡을 수 없이 날뛴다. 패터슨은 이를 “중력에는 호황도 불황도 없다”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PGIM 퀀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패터슨은 대부분 기관투자자인 고객들을 위해 주식, 채권, 원자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금융 교과서의 추상적인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을 맡는다. 코퓰러(변수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통계 개념), 방향그래프, 은닉 마르코프 모델 같은 신비로운 도구로 61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하여 연간 40만 건에 이르는 거래를 수행한다.

패터슨은 “우리는 작은 새우를 걸러내는 수염고래와 같다”고 말했다. 큰 물에서 노는 고래다. PGIM 퀀트는 149년 역사를 지닌 보험업체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1조3000억 달러 규모 글로벌투자 관리 부문에서 약 1020억 달러를 관리한다.

패터슨은 어린 시절 원자재 트레이더였던 아버지를 따라 뉴욕상업거래소에 방문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니 경력 초반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연구실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리던 패터슨을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스가 꾀어낼 수 있었던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패터슨은 2017년 PGIM에 입사했다.

컴퓨터로 가득한 방으로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까? 쉽지는 않다. PGIM은 49년째 별도로 관리 중인 계좌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소규모 뮤추얼펀드 몇 개가 눈에 띄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PGIM 퀀트에서 운영하는 대기업, 중소기업, 국제 펀드의 실적은 지난 5년 동안 비용을 제외하면 관련 인덱스보다 나았지만 비용을 포함하면 더 떨어졌다. 낮은 수수료(연간 자산의 0.3~0.65%)를 지불하는 기관 고객의 실적이 더 나을 것이다.

PGIM의 컴퓨터 천재들은 벤치마크를 추적하기만 해도 생계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벌 수 있다. 저축성보험 고객과 연금 고객에게는 저마다 까다로운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화석연료 주식 없이 S&P 500을 따라잡고 싶을 수도 있고, 무기나 담배 관련 주식을 배제하는 사람도, 자사의 다른 계좌에서 과대표된 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목표는 예상 수익에 보상을 주고 리스크에는 불이익을 부여하여 점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리스크를 계산하지 않으면 엔비디아나 넷플릭스처럼 공격적인 성장주식으로만 채워진 포트폴리오를 얻게 된다. 이런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최근 아주 좋은 실적을 기록했겠지만,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초기에 과부와 고아들에게 친화적인 업체로 알려졌던 이 신중한 기관으로서는 고려할 수 없는 선택이다.

PGIM 퀀트에서는 리스크를 인식하는 컴퓨터가 소유할 수 있는 주식 수천 개로 가득한 공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향해 나아간다. 여기에 매일 속도가 빠른 각 고객에 대한 수익 극대화 작업이 수행된다. 각 고객의 솔루션은 3조 회의 계산을 거친다.

경제학자 해리 마코위츠는 72년 전에 리스크와 보상의 관계를 정립했다. 마코위츠는 두 주식 간의 공분산을 통해 이 주식들이 같이 움직이는지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며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핵심은 공분산이 낮은 주식들을 사는 것이었으며, 공분산이 음수라면 더 좋았다.

패터슨은 “금융 교과서에서는 아주 우아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위험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의 주가를 보고 공분산을 계산한다. 이 정보에는 패터슨이 전기공학에서 가져와 사용하는 표현인 ‘잡음’이 아주 많이 들어 있다. 컴퓨터로 지난 가격을 분석하면 우연히 어떤 자동차 회사와 물고기 사료 회사 간에 낮은 공분산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컴퓨터는 테슬라와 물고기 사료 회사 주식이 같이 포함된 포트폴리오가 안전하다고 추천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기존 포트폴리오 이론의 또 다른 문제는 공분산이 고정된 하나의 수라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두 자산 간의 상호 종속성이 잔잔한 시장에서는 낮다가 시장이 요동칠 때 급증할 수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럴 때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퀀트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간의 관계를 코퓰러로 계산한다. 코퓰러는 하락장일 때 증가하는 상호 종속성을 고려한다. PGIM은 코퓰러와 다른 몇 가지 추가 사항을 포함하여 분석한다.

패터슨의 팀은 기업 간의 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공시 자료로 그래프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 문 제조업체 젤드웬은 매출의 15%가 홈디포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이 팀은 러시아 수학자의 이름을 딴 마르코프 모델을 활용한다. 이 분석은 어두운 방에 숨어 항아리에서 무작위로 공을 꺼내는 요정을 가정한다. 한 항아리에는 상승장을 일으키는 공, 다른 항아리에는 하락장을 일으키는 공이 들어 있다. 항아리 밖으로 나온 공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요정이 항아리를 고르는 규칙을 짐작해서 맞혀야 한다.

패터슨은 팀의 수학자들이 이런 이론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란다. 패터슨은 “퀀트 연구는 장전된 무기”라고 말했다. 컴퓨터가 “잘 통하는 것 같지만 그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는 통계적 이상치”를 제시하면 패터슨은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패터슨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했다고 전해지는 명언을 빌려 자신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실을 모델링하기에 충분한 복잡성을 사용하되, 그 이상을 넘보지 말라.”

※ 수익 계산하기 - 2015년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대형 헤지펀드”는 투 시그마 인베스트먼츠였다. ‘수학 천재’ 존 오버덱과 ‘컴퓨터광’ 데이비드 시겔이 설립해 극단적 퀀트로 전환하면서 관리 자산 기준 280억 달러 규모로 키운 펀드다.


올해 초 시겔은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인간의 정신은 100년 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으며, 기존 방법으로 글로벌경제의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 시그마의 데이터과학자와 시스템은 CPU 7만5000개와 750테라바이트 메모리를 활용하여 1만 개가 넘는 데이터소스를 분석한다. “결국 그 어떤 인간 투자자도 컴퓨터를 이길 수 없는 날이 올 것입니다.” – 포브스, 2015년 10월 19일 투 시그마는 오늘날 6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겔과 오버덱(둘 다 억만장자다)은 사업 운영 방식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어 인간적 요소가 여전히 크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 William Baldwi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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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호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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