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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인플루언서의 등장 

 

인공수정과 난자 냉동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의료 경험을 SNS에 공유하며 팔로워를 끌어들이는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대가로 돈을 번다. 감당할 수 없었던 시술 비용을 대고 가족을 만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건 다 그 돈 덕분이다.

▎ 사진:ILLUSTRATION BY ALEX CASTRO FOR FORBES: ICONS BY THE NOUN PROJECT
캐이틀린 오닐이 첫 유산을 겪은 시기는 2020년 2월이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오닐은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유산과 불임, 난임처럼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던 주제를 다루는 콘텐트가 생각보다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콘텐트를 볼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오닐은 2020년 3월, 유산에 관한 콘텐트를 틱톡에 처음 올렸다. 9월 산부인과 검진에서 (첫아이 때 같은) 자연임신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과지를 받아든 그녀는 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수정해 여성의 자궁에 착상하는 체외수정(IVF)을 시도하겠다고 결심했다. 팔로워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10월에 그녀는 5000달러어치 IVF 약물 상자를 개봉하는 영상을 올렸고, 처음으로 질 초음파 검사를 받는 날 검진실에서의 경험도 함께 올렸다. 영상에서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라는 IVF 사이클이 시작됩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녀에게는 IVF를 딱 한 번만 시도할 수 있는 돈이 있었다. 그녀가 살고 있는 미시간에서 IVF 사이클 1회 비용은 2만 달러다.)

11월에 오닐은 집에서 매일 과배란 유도 호르몬을 주사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다. 그사이 틱톡 팔로워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난자를 채취하는 날, 마취가 깬 오닐이 병원 가운을 입고 헤어네트를 쓴 채 한 팔에 링거를 맞으면서 크래커를 한 주먹 먹는 모습을 올리자 팔로워 수는 크게 늘어났다. 채취된 난자 13개 중 4개가 성공적으로 수정되어 배아가 됐다. 오닐은 자신의 자궁 어디에 배아를 착상할지를 초음파 화면으로 보여주며 IVF의 마지막 단계를 담은 동영상도 올렸다.

“착상 후 하루가 지나서 이제 명백히 PUPO(Pregnant Until Proven Otherwise: 실패했다고 판명되기 전까지는 임신 상태)가 됐습니다!” 11월 28일에 그녀가 올린 콘텐트는 2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12월 혈액검사에서도 임신 상태임이 확인됐고, 오닐은 이 소식도 틱톡에 올려 공유했다.

그러나 12월 말에 오닐은 유산을 겪었다.

“심장박동이 들리지 않고 성장도 멈춘 걸로 보입니다.” 그녀가 15만 명으로 불어난 틱톡 구독자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저희에게 힘든 날이네요. 절망적입니다. 슬픈 날이에요. 유산이 됐고, 임신 상태가 끝났습니다. 그래도 다시 시도할 겁니다. 저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듬해 그녀는 남은 배아 2개로 다시 착상을 시도하는 과정을 담아 올렸지만, 이번에는 임신 자체가 되지 않았다. IVF를 한 번 더 시도할 돈이 없었던 그녀는 IVF를 이어갈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 중이라고 팔로워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오닐이 틱톡 계정 정보에 올린 벤모, 페이팔, 고펀드미 계좌로 1~5달러의 소액 기부가 쏟아졌다. 그녀와 직접 만난 적도 없는 틱톡 구독자들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IVF 사이클을 한 번 더 시도할 수 있는 2만 달러를 모아준 것이다.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오닐이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SNS에 우리 이야기를 공유한 덕분에 두 번째 IVF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두 번째 IVF 경험을 공유하면서 틱톡 구독자는 2배가 늘어났다. 그리고 그해 가을부터 오닐은 “진공청소기부터 임신 전 영양제에 이르는” 다양한 브랜드 광고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시도한 IVF도 실패로 돌아가자 부부는 4만 달러를 받고 물병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광고 계약을 체결해 세 번째와 네 번째 IVF를 진행할 돈을 마련했다.

총 2년 반 동안 난자 채취 4번, 착상을 7번 시도한 끝에 부부는 아들을 갖는 데 성공했다. 오닐 부부는 이 아들을 “10만 달러짜리 아기”라고 농담 삼아 부른다.

“그런 방식으로 수입을 올리지 못했다면 재정적으로 감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닐이 말했다. 현재 그녀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구독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 그러나 그녀가 구독자 후원금을 IVF 대신 개인 여행 경비로 썼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그녀의 윤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틱톡커가 있는 등 모두가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아니다. 이들은 오닐과 같은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벌기 위해 여성의 고통스럽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착취·미화한다고 주장한다.

“제가 돈을 벌었다고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트라우마와 이야기를 공유했을 뿐이에요. 제 이야기를 공개해서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불쾌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33세가 된 오닐이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책을 쓰는 사람은 많잖아요. 자기 이야기로 책을 쓰고 그 책으로 인세를 받지도 말아야 하나요? 이중 잣대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매체가 SNS다 보니 그 부분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에요. 평범한 주, 평범한 도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엄마죠. 정말 그래요.” 그녀가 덧붙였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에요. 돈을 벌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SNS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저한테 이런 기회가 찾아올 거란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어요.”

임신 사업


▎데미 슈비어스는 SNS 활동을 시작한 2021년에만 해도 구독자 수가 많지 않았다. 그녀는 “IVF 시술 과정을 공개하면서 팔로워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사진:DEMI SCHWEERS
캐이틀린 오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난임과 임신 여정 #ttc(trying to conceive) 등 가장 내밀한 사연을 공유하며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수많은 여성 중 한 명에 불과하다. SNS에서는 IVF, 난자 냉동, 가족을 만들고 싶은 동성 커플이 선택하는 대리모 등 은밀한 이야기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들이 패션 득템이나 뷰티 팁, 여행 로그를 올린다면, IVF 인플루언서들은 난자 채취와 동결, 배아 이식, 의료 진단, 임신 시도 기간, 그동안 겪어야 하는 재정적·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콘텐트를 올린다. 앨라배마 대법원이 올해 초 주법에 따라 IVF 냉동 배아를 인간으로 간주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지난달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전국적으로 IVF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의 통과를 막는 등, 낙태 권리(로 vs 웨이드)를 뒤집는 대법원 판결 이후 정치 이데올로기가 격돌하는 상황 속에서도 IVF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에는 거침이 없다. 물론 이런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사용하지 않은 난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밝히라며 공격 대상이 된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이들 여성 중 다수는 난임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난임 시술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동시에,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치는 경험을 온전히 홀로 겪어내는 동안 서로 지지해줄 수 있는 공동체를 찾고 또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파트너십이나 홍보 수수료, 할인, 기부 등 다양한 형태로 돈도 같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들은 이 돈을 이용해 일부 주에서 사이클당 비용이 3만 달러가 넘는 IVF와 기타 선택적인 비보험 난임 시술을 시도한다. 크리에이터 대부분은 자영업자라서 회사에서 직원 복지로 제공하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임신 콘텐트 수익화는 아이를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임신 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생식 건강과 생물학적 니즈에 집중한 기술 분야, 소위 ‘펨테크(femtech)’ 분야로 23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투입된 상황이다. 피치북(PitchBook)은 2030년까지 (배란 추적부터 IVF 시술 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AI 등) 펨테크 산업에서 30억 달러 매출을 예상한다. 기업들도 느리게나마 임신·출산과 관련된 직원 복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플루언서든 단순히 IVF에 임하는 ‘전사’든 여성들도 한때 금기로 여겨졌던 이 주제를 SNS에서 더욱 자유롭게 논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에게 인생에서 큰 의미가 있는 보건 시술을 홍보해달라고 돈을 주는 행위가 윤리나 이미지 면에서 반발을 사고 있기는 하지만, 스타트업이나 헬스케어 기업은 굳이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아도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스타트업들도 성장 견인을 위해 틈새시장으로 볼 수 있는 산업에서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다. 난임 시술과 관련된 콘텐트는 구독자의 개입률이 이례적으로 높다. 스토리가 가진 내러티브의 힘이 리얼리티 TV를 보는 것만큼 강해서라고 설명하는 크리에이터도 있다. “구독자 입장에서는 마치 스토리가 이어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기분인 거죠.” 30세 틱톡커 데미 슈비어스가 말했다. 슈비어스는 버펄로에 있는 CNY 난임센터에서 IVF를 시작했다. 그녀는 한 번 유산을 겪은 후 자궁외임신으로 자궁관을 제거하기까지 했다. 힘든 일을 겪고 좌절했던 순간부터 이를 극복하고 출산에 성공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한 그녀는 “매일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일을 겪는 여정을 구독자와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구독자 200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된 슈비어스는 초보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트를 만들면서 프리다 베이비 등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틱톡엄마들 같은 해시태그를 올리고 있다.

여성들이 채취 난자 중 절반을 다른 난임 가족에게 제공하면 무료로 난자 동결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타트업 코퍼틸리티(Cofertility)는 “(우리 회원들이) 어디에 있든 우리 또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틱톡과 인스타그램, 팟캐스트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선언하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로렌 마클러 CEO가 말했다.

값비싼 IVF 시술비를 먼저 지급해주고 이용자들이 임신에 성공한 후 그 비용을 갚아나가도록 해서 예비 엄마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는 가이아(Gaia)는 지난 6월 미국에서의 서비스 개시를 홍보하기 위해 난임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들을 모집했다. ‘IVF 케어 키트’와 함께 여성들이 호르몬주사를 처방받을 때 실시간으로 간호사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댄디 퍼틸리티(Dandi Fertility)는 브랜드 구축을 위해 난임을 겪고 있는 일반인 홍보대사를 임명했다. 제이크 켄트 CEO는 회사가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들 홍보대사의 활동으로 얻은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홍보대사들은 콘텐트 게시 건수가 아닌 실제 창출한 매출 금액의 10~20%를 수수료로 받는다.)

“여성 팔로워들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인플루언서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고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죠. 이들이 느끼는 심리적 연결은 대단히 강하고, 새로 산 청바지와 관련된 콘텐트를 올리는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와는 관계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켄트가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난임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난임 시술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가족을 만드는 일 자체를 미루는 사람이 많다 보니 난자 동결을 선택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어요. 이들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나설 겁니다.” 켄트가 덧붙였다.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난임 클리닉과 크리에이터의 컬래버레이션


▎틱톡커 레아 마리는 2023년에 난임 치료를 시작했다. IVF에 실패하는 등 좌절을 겪으면 마리는 1개월가량 콘텐트 게시를 중단하고 스스로에게 실패를 받아들일 시간을 준다. / 사진:LEAH MARIE ROYAL
새로운 세대의 환자들과 만나야 하는 난임 클리닉들도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파트너로 선택하기 시작했다.

뉴욕에 있는 RMA는 마운트 시나이 헬스 시스템(Mount Sinai Health System)의 제휴 클리닉으로, 최근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에게 IVF와 난자 냉동 시술을 제공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시술을 받는 과정에서 담당의와 클리닉을 태그해서 정기적으로 콘텐트를 올렸다. RMA 대변인은 인플루언서들에게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포브스에 말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국에 지점을 둔 스프링 퍼틸리티(Spring Fertility)는 인플루언서에게 무료로 난자동결 시술을 제공했고, 이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중 한 명이 IVF 1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기부했다. 스프링 퍼틸리티에서는 첫 상담 시 150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크리에이터들에게 지원해 이들의 구독자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프링 퍼틸리티에 여러 번 설명을 요청했지만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켁 메디슨의 제휴 클리닉 HRC 퍼틸리티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지점을 두고 캘리포니아 인플루언서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레이첼 맨델바움 산부인과·생식 내분비학·난임 치료 전문의는 HRC의 로스앤젤레스 지점을 담당한다. 맨델바움 박사는 잠재적 환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교육하는 한편, 클리닉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치료 서비스를 직접 보여주려면 인플루언서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업 조건은 사례별로 다르지만, 환자 누구에게도 무료 시술을 제공하지 않았고 자신의 경험 중 어느 부분을 공유할지는 전적으로 인플루언서의 자발적 선택에 달렸다고 맨델바움 박사는 말한다.

“난임 시술의 신성함을 존중하고 또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공유할지는 각 개인이 온전히 결정하도록 합니다.” 맨델바움 전문의가 말했다. “이건 소비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난임 치료 콘텐트를 볼 때는 모든 것이 크리에이터의 시각으로 편집된 경험이고 어떤 부분을 공유할지도 크리에이터가 결정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하죠. SNS에 올라오는 콘텐트를 볼 때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건강이 주제라는 점도 존중해야 한다”고 맨델바움 박사가 덧붙였다. “인플루언서가 광고를 해주면 신발이나 가방을 주는 시장과 헬스케어 시장은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의도가 좋고 인식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난임 클리닉이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주며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게다가 미 연방거래위원회에서는 이런 재정적 관계를 분명히 공개하고 표시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레딧에서는 “확실한 디스토피아”, “[블랙 미러] 에피소드 보는 줄”, “너무나 비윤리적”,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스레드가 익명으로 계속 올라온다.

레딧에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무료 서비스나 환자 영업 수수료 등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단순히 ‘정보가 힘’이라는 말로 정당화하기 힘들어진다”는 글도 올라왔다.

특히 난자 냉동의 경우 (부부가 최후 수단으로 선택하는 IVF와 달리) 여성들이 선제적으로 추진하도록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시술이란 점에서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홍보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더 많다. “19살 소녀들이 다이슨 에어랩 최신 모델을 사는 것처럼 난자 냉동을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 레딧 이용자는 열광적인 유행이 된 600달러짜리 헤어드라이어를 언급한 글을 적기도 했다. “여성 대다수가 난자 냉동을 고려할 돈 자체가 없다는 사실 또한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는다”는 글도 있다. “계급 간 격차를 부각해 분열을 조장한다.”

그러나 맨델바움 박사는 인플루언서들이 난자 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엄청나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사람들의 인식을 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포브스 인터뷰에서 그녀는 말했다. “인생을 충실히 살면서 내게 맞는 파트너를 만날 때까지 기다리고 난자 냉동은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미루게 되는데 젊은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육아는 나중에 하기 위해서 난자 냉동을 하는 걸 보면 ‘이게 파트너를 찾은 후에야 생각할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맨델바움 박사가 말했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 선택이에요.”

흐릿한 윤리적 경계


▎데스틴 서더스는 수년간 IVF를 시도한 끝에 다음 달 첫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 사진:DESTENE SUDDUTH
누가 혜택을 받고 누구 주머니로 돈이 들어가는지 등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것, 의사 - 환자 관계에서 윤리적 경계가 흐려지는 것도 문제지만, 기본적 신뢰 문제와 함께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여성들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레아 마리는 필라델피아 근방에 거주하는 37세 크리에이터다. 그녀는 남성 원인의 난임(정자의 문제)을 극복해나가는 여정을 틱톡에서 공유하며 구독자 2만7000명을 얻었다. 마리는 자신의 거주지에 있는 난임 클리닉에서 한 번도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그곳에서 IVF 홍보 요청을 받았다며 이용해본 적이 없는 곳의 홍보는 거절한다고 밝혔다. “제가 정말 브랜드와 그 가치를 믿고, 홍보하는 대상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죠.” 자신이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원칙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들어가본 적도 없는 클리닉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낼 생각은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팔로워 400만 명을 확보한 신유 트레이시 창은 캘리포니아의 한 난임 클리닉을 고소했다. 그곳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클리닉 홍보물에 창을 넣어서 마치 그녀가 해당 클리닉을 이용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창이 런던에 있는 한 난임 센터에서 치료를 받으며 찍어서 올린 SNS 콘텐트를 편집해서 자기네 클리닉을 이용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창은 이후 고소를 취하했고, 이에 대한 포브스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크리에이터 케이드 메이슨은 대리모 경험과 난자 기증과 관련된 콘텐트를 올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13만4000명을 얻었다. 그녀는 난임 커플과 대리모 여성을 연결해주는 유명 대리모 에이전시에서 15초 홍보 동영상에 출연하는 대가로 1600달러를 제안한 적이 있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단순 추천으로 보너스를 받아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콘텐트 크리에이터이자 대리모 경험자로서, 또 이쪽 세계에서 제법 신뢰를 쌓은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홍보에 나선다면 제 영상을 보고 지원자들이 대리모 에이전시에 등록을 하는 건데, 알지도 못하는 에이전시를 권하다니 말도 안 되는 거죠. 분명히 말하지만 이런 제안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녀는 2022년에 올린 동영상에서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비타민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광고해주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저도 SNS를 애용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해보지 않은 상품을 홍보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메이슨도 설명을 요청하는 포브스 문의에 답을 보내지 않았다.)

댈러스에 사는 크리에이터 데스틴 서더스(33)는 수년간 IVF를 시도한 자신의 이야기를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려 구독자 총 450만 명을 얻었다. 서더스는 SNS에 올라오는 난임 관련 스토리들이 착취라고 보지는 않지만, 무엇 때문에 비판을 받는지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무엇에나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너희 부자잖아, SNS 크리에이터니까 돈 받잖아’라고 말하는데, 어느 정도는 사실이죠. 그런 말에 기분이 상해서는 안 되죠.” 그녀가 말했다. “일반 근로자들과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기 때문에 크리에이터에게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마련입니다.”

그녀는 난임을 겪고 있는 유색인종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임신에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크리에이터가 됐기에 때로는 수만 달러에 달하는 브랜드 계약을 따내고 그 돈으로 임신 시도를 계속할 수 있었죠. 크리에이터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겁니다.” 그녀가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크리에이터가 됐기에 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 정말 대단한 축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더스는 현재 임신 9개월이 되어간다. 그녀의 첫아기인 딸은 8월 중순에 태어날 예정이다.

IVF 경험을 공유했다고 모두가 큰돈을 번 건 아니다. 또 다른 틱톡 크리에이터 브리트니 저클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 것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이 힘든 과정을 혼자서 감내


▎이후 네 번의 IVF 사이클을 거치며 3개 주(루이지애나, 앨러배마, 플로리다)에서 세 번에 걸친 난자 채취를 마친 틱톡커 브리트니 저클은 첫아이(딸) 임신에 성공했고, 현재 임신 22주 차다. / 사진:BRITTNEY ZIRKLE
저클은 퇴역 군인이다. 이라크에서 복무한 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출산 전문 간호사가 됐는데 원인불명의 난임을 진단받았다. 자궁내수정으로 세쌍둥이 임신에 성공했지만, 워낙 위험이 높았던 임신이어서 결국 7주 차에 유산하고 그녀 자신도 죽다 살아난 적이 있다. 신생아실 간호사가 꿈이었지만, “다른 아기들을 보는 것조차 너무 마음이 아파서” 결국 꿈을 포기했다고 말한 저클은 인터뷰 중 울음을 터뜨렸다. “제 꿈을 이뤘는데, 엄마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멈추고 말았죠.”

더는 영상을 올리지 않았고 트라우마와 함께 찾아온 각종 건강 문제를 치료하던 저클은 30세가 되었을 때 혼자서라도 아이를 갖기 위해 IVF 사이클을 시작했고, 그 과정을 틱톡에 올렸다. 팔로워 12만7000명이 생겼지만, 그녀는 무엇 때문인지 그 사실이 정말 싫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네 번의 IVF 사이클을 거치며 3개 주(루이지애나, 앨러배마, 플로리다)에서 세 번에 걸친 난자 채취를 마친 그녀는 32세가 된 지금 결혼도 했고, 건강한 몸으로 임신 22주 차에 접어든 상태다.

“하루 걸러 한 번꼴로 초음파검사를 받고 난임 클리닉에서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고, 바늘로 내 몸을 수천 번 찌르고 나서 틱톡에 들어가봤습니다. 오랫동안 틱톡에 어떤 영상도 올리지 않았는데 이게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서요.” 그녀는 정말 많은 여성이 힘든 과정을 혼자서 감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그 과정을 견뎌야 하죠? 암 투병을 하는 사람들, 당뇨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하잖아요. 그들만의 단체나 커뮤니티도 있고요. 그런데 왜 난임 환자들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무시를 받아야 하죠?”

저클은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날에 아기를 출산할 예정이다.

- Alexandra S. Levine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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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호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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