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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기증 시장을 바꾸러 나선 스타트업 

 

젊고, 건강하고, 빚을 진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은 체외수정을 하는 다른 여성에게 난자를 기증하는 대가로 1만 달러 이상의 보상을 제안받는다. 코퍼틸리티는 좀 더 성숙한 모델을 제시한다.

▎ 사진:ILLUSTRATION BY ALEX CASTRO FOR FORBES
“난자를 얼리기에 최적의 시기는 젊고 가장 돈이 없을 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타트업 코퍼틸리티의 로렌 매클러(36) 설립자 겸 CEO가 한 말이다. 코퍼틸리티는 연간 미국 출산의 약 2.5%(10만 건)를 책임지는 인공수정 사업의 취약점을 해소하는 새 모델을 제시한다. 주요 두 가지 문제는 매클러가 말했듯이 시기와 비용이다. 전통적으로 값비싼 인공수정 시술을 받는 여성은 출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나이가 서른을 넘긴 경우가 많다. 30세가 넘으면 난자 채취 시 인공수정에 적합한 건강한 난자가 적게 생산된다. 그래서 갈수록 많은 여성이 출산을 원하는 경우 미리 난자를 냉동해둔다. 그러나 난자 냉동에 필요한 채취 절차와 호르몬의 비용은 1만 달러가 넘으며, 얼린 난자를 보관하는 비용도 연간 500~1000달러가 소요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젊은 여성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게다가 여성이 난임을 겪기 전까지는 난자 냉동 비용을 처리해주는 고용주가 거의 없다.

코퍼틸리티의 새 모델, 난자 기증은 세 번째 문제를 해결한다. 암이나 기타 질환으로 인해 불임이 된 일부 여성은 난자를 기증 받으려고 한다. 보조생식기술에 대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40세 이상 여성이 기증받은 난자를 사용하면 인공수정 성공 확률이 크게 높아지며, 45세의 경우 3배가 된다. 코퍼틸리티는 젊은 여성이 채취한 난자 절반을 기증하는 데 동의하면 무료로 난자를 얼리고 최대 10년 동안 보관하도록 지원한다. 매클러는 “여성에게 난자 값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난자 절반을 나중에 본인이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DC의 집계에 따르면 2021년에 총 2만8252건의 시험관 수정(IVF)에서 기증된 난자 또는 배아가 사용됐다. 대다수의 유럽 국가는 난자 기증에 비용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며, 미국은 윤리적으로 비용 지급을 장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난자 기증 시 대체로 돈이 오간다. 지불 금액은 최소 1만 달러이며, 명문 대학교 학위 소지 등 선호하는 특징이 있는 기증자라면 그 값이 몇 배로 뛴다.

2024년 예일대에서 보건의약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노엘 록웰은 틱톡의 맞춤형 페이지에서 난자 기증 광고를 보게 됐다. “목가적인 풍경에서 그네를 타는 여성의 영상이었다. 록웰은 “자막에 ‘난자를 기증하고 1만 달러와 플로리다 무료 여행 혜택을 받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며 “영상은 마치 기증자가 직접 올린 것처럼 보였지만 클릭했더니 인공수정 관련 기관이 나왔다”고 말했다.

흥미가 생긴 록웰은 논문 주제로 난자 기증 광고를 선택하고 연구했다. 역사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예일 데일리 뉴스에 게재된 광고를 1992년부터 2015년(지면광고가 중단된 시기)까지 살펴봤다. 록웰의 결론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문대 학생과 대학원생의 난자에 대한 수요가 높고, 이를 위해 기꺼이 수만 달러를 지불할 가족이 많다는 것이었다. 록웰은 “나는 키가 크고 날씬한 백인 여성이다. 많은 이가 선호하는 특징이다. 눈은 파랗고, 예일대에 입학했고, 학점과 수능 점수도 높다”고 말했다. 연구를 위해 록웰은 자신의 난자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기관에 문의했다. “기관 측에서 ‘기본적으로 최소 2만5000달러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본 온라인 광고에서도 명문대를 다니면 1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했죠.”

앨라배마대 의료인류학과 조교수인 다이앤 토버는 700명 이상의 미국 난자 기증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중 36%는 교육 비용(학자금·학비)을 난자 기증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토버는 “사치를 위해 난자를 기증하고 돈을 받는 학생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은 학자금 상환 등 학교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돈을 쓴다”고 말했다. 토버의 책 『에그노믹스: 글로벌 인간 난자 시장과 기증자들』은 지난 10월 미국에서 출간됐다.

“난자 기증은 인공수정의 마지막 금기”라고 말하는 코퍼틸리티의 매클러는 유료 난자 기증의 세계에서 불쾌한 경험을 한 뒤 회사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2017년 우버의 임원이었던 매클러는 우버 헬스(환자를 병원으로 가는 운송 수단과 연결해주는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던 중 난소를 잃을 수도 있는 질병을 진단받았다. 매클러는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나는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라며 “난자를 기증받는 방법을 살펴봤는데 정말 당황스러웠다. 나와 배경이 같은 사람으로부터 난자를 제공받으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매클러는 여동생의 제안에 따라 동생의 난자를 얼리기로 했지만, 결국 난소를 유지하면서 여동생의 난자는 사용하지 않았다. 매클러는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출산휴가 중에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줌으로 포브스와 인터뷰했다. 2021년 첫아이를 낳은 매클러는 공동설립자 두 명을 구하고 2022년에 코퍼틸리티의 첫 시드 라운드에서 5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는 더 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투자자는 이니셜라이즈드 캐피털, 오프라인 벤처스, 인기 테니스선수 마리아 샤라포바 등이다.

코퍼틸리티에 필요한 자본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기본적으로는 우버와 같은 매칭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인공수정 클리닉을 소유하지는 않지만 클리닉과 함께 일한다. 마케팅 캠페인은 소셜미디어 광고와 코퍼틸리티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지하철 광고판, 대면 이벤트, 입소문에 의존한다. 매클러는 자사 서비스가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서 150~200명의 기증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증자가 선택되면 해당 여성의 신상은 다른 가족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가격은 난자의 냉동 여부나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기증자의 특징은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55%는 대학원 학위 소지자다. 예를 들어 냉동 난자를 사용하는 예비 부모는 기증자에게서 채취한 난자의 절반을 구매해야 하며, 나머지 절반은 기증자를 위해 보존된다. 난자 6개는 2만1000달러, 12개는 3만7200달러다. 여기에는 법률 계약, 코퍼틸리티의 수수료, 채취 절차, 기증자에게 약속된 10년 보관에 들어가는 비용 일체가 포함되며, 첫 번째 기증자의 난자로 출산이 안 될 경우 두 번째 기증자의 난자를 무료로 제공한다.

로리(27)는 자신이 30대 초중반이 되기 전에는 아이를 낳을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 자신의 생식 능력 감소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3년이 걸리는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아직 연애 상대는 없었다. 거주 도시와 성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로리는 자신의 난자를 냉동하고 싶었지만 “그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로리는 2023년 3월 코퍼틸리티 광고를 보고 8월에 한 커플과 매칭되어 난자를 채취했다. 현재 로리는 이메일로 해당 커플의 건강한 아기에 대한 소식과 사진을 받아 본다. 코퍼틸리티에서는 기증자가 예비 부모에게 신상을 알릴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로리는 “처음 등록할 때 ‘익명으로 하면 부담이 없겠다’고 생각했고, 기증이 성공했는지 여부도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그 가족을 도왔다는 사실에 아주 뿌듯하다”고 말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독신 게이 은행업자 메이코(47)는 대리모를 통해 코퍼틸리티 기증자의 난자와 자신의 정자로 곧 두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1월에는 아들, 2월에는 딸이다. 메이코도 공개 기증을 선택했지만, 기존 난자은행에서 익명 기증자를 선택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성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메이코는 “기증자가 뉴욕에서 난자를 채취할 때 그를 직접 만났다. 기증자와 기증자의 어머니를 만나 포옹했고, 그 뒤로 계속 연락하고 있다”며 “내가 아이라면 누가 기증자인지 알고 언젠가 직접 만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자 기증자는 체외수정 절차의 절반 정도를 진행한다. 10~12일의 호르몬 주사부터 시작하는데, 자연 주기보다 더 많은 난자를 생산하도록 난소를 자극하는 이 주사는 집에서 여성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의사가 주사하는 사람융모성생식샘자극호르몬(hCG)을 맞는다. 하루 뒤 기증자가 진정한 상태에서 의사가 바늘을 사용해 난자를 제거하는데, 이때 약간의 위험이 따른다.

잠재적인 부작용은 대단히 많지만 대부분은 사소하고 일시적이다. 두통, 복통, 기분 변화, 체중증가부터 드물게 혈전, 내부 출혈, 난소 염전, 뇌졸중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체외수정 자체는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난자 1회 또는 반복 기증이 젊은 여성 기증자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개인 진술에 의한 보고는 여성마다, 기증 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한 가지 잠재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난자를 기증하는 젊은 여성의 기본 생식 능력이 체외수정을 거치는 나이든 여성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은 호르몬이 더 강력하기 때문에 변화 양상이 체외수정을 하는 여성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기증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이유는 대부분 병원이 아닌 민간 인공수정 클리닉에서 기증자의 의료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대 그로스먼 의학전문대학의 생식력 전공 조교수 린다 칸이 말했다. 다른 분야에서 흔히 하듯이 환자 기록을 검토하여 대규모 후향적 종적 연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칸은 “난자기증 업계는 필요한 원재료를 손에 넣는 데만 집중한다”며 “이들 입장에서 환자는 기증자가 아니라 생식 능력이 낮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증자를 연구할 유인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칸과 토버 모두 전체 체외수정 주기를 거친 여성에 대한 연구를 난자 기증자에게 완전히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체외수정을 하는 여성은 대체로 나이가 더 많고, 호르몬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지고, 이미 자연 생식능력이 떨어지며 난자 채취와 착상을 모두 거치기 때문이다. 기증자는 젊고, 생식 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 높은 생식 능력 때문에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토버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난임 부문에 문의하여 난자 기증자의 합병증에 대한 연구 후원을 문의했지만, 프로그램 담당자로부터 “난자 기증자가 난임을 겪는 것도 아닌데 난임과 무슨 상관이냐’는 답을 들었다”고 돌이켰다.

루비(27)는 2018년 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난자를 기증했다. 학자금만 이미 4만2000달러가 넘었고 한 학기를 스페인에서 보내느라 파산한 그는 난자 기증 1회에 1만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인공수정 클리닉 광고를 온라인으로 보고 지원했다. 자신의 성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루비는 “학자금을 갚고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좋은 수단이라고 광고했다”고 말했다. 첫 기증이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2020년에 한 번 더 기증했는데, 그때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응급실에 가야 했다.

심리학 석사학위자인 펜실베이니아주 남서부 주민 브리 웰치는 19살에 광고를 본 이후로 계속 난자 기증을 생각해왔지만, 2023년 2월 27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이를 실행에 옮겼다. 주 교도소에서 하던 일을 그만둔 웰치는 돈이 필요했다. 14개월 뒤 웰치는 한 번 더 난자를 기증했다. 첫 기증 이후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두 번째 기증 후에는 통증이 더 심해졌다. “내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 남편이 나를 들고 화장실로 옮겨야 했다”며 “끔찍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현재 웰치는 남편과 함께 임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잘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웰치의 높아진 에스트로겐 수치가 착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난자 기증 이후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웰치는 기증 이력이 자신의 난임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클리닉은 약간의 난소과잉자극증후군 위험이 있음을 고지한다. 난자 배출을 자극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이 난소를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합병증이다. 그러나 기존 위험 통계는 젊은 기증자가 아니라 체외수정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토버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집단(응답에 편향이 있을 수 있음)에서는 기증자의 12%가 기증 후 심각하거나 아주 심각한 난소과잉자극증후군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심각한 난소과잉자극증후군은 비정상적으로 많은 난자(50개 이상)를 생성하는 기증자에게서 더 자주 보고됐다.

뉴욕대의 칸은 기증자 난자 냉동이 더 일반화됨에 따라 클리닉에서 여성이 난자를 더 많이 생성하도록 자극할 금전적 유인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1회 기증 주기에서 나온 난자를 여러 배지로 분할하여 다수의 가족에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은 “1만 달러를 지불하고 기증자가 난자 50개를 생산하도록 자극하면 10개 배지, 70개를 생산하게 하면 14개 배지를 판매할 수 있다”며 “더 많이 뽑아낼수록 더 많은 돈을 버는데 기증자에게 들어가는 투자 금액은 늘지 않고 남는 돈은 모두 수익이 된다”고 말했다.

알려지지 않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보상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라고 루비는 인정했다. 루비는 다시 기증할 계획은 없지만 보상 금액이 충분히 많다면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커플이 루비에게 직접 연락해 5만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말했지만 루비는 결국 거절했다. “눈앞에 있는 다른 사람을 돕고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될 기회, 어쩌면 새 사업을 시작하거나 빚을 갚을 수도 있는 기회가 있다”며 “그리고 그 이면에는 내가 돈 때문에 미래의 내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무시무시한 질문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 Emma Whitford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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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호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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