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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들의 해변 

 

트럼프 2.0 시대가 밝으면서 팜비치는 다시 한번 미국 정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합중국 45·47대 대통령이 된 트럼프와 이웃인 록스타, 정치인, 거물급 기업인들은 누구일까.

미국 대선 날, 마라라고 리조트는 어느 때보다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금박으로 도장한 리조트 볼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터커 칼슨과 일론 머스크,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옆에 두고 개표 중계방송을 지켜봤다. 그의 옆에는 다른 이웃도 함께하고 있었다. 순재산 300억 달러로 호주 부호 1위에 오른 광산 재벌 지나 라인하트와 순재산 37억 달러를 가진 카지노 재벌 스티브 윈이었다. 라인하트는 2022년 6600만 달러를 주고 길 위쪽에 자리한 대저택을 매입했고, 윈은 12월 레이크 워스 라군 맞은편에 있는 약 2025㎡ 부지를 13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는 스탠더드 오일로 거부가 된 헨리 플래글러가 1890년대 플로리다 이스트 코스트 철도를 건설하고 아이콘이 된 브레이커스 호텔을 세운 이후 미국 최고 부자들의 안식처였다. 상주 인구가 9200명밖에 되지 않는 곳, 태양과 모래, 낮은 세율을 갖춘 이곳엔 아무나 들어올 수 없고, 밴더빌트 가문과 케네디 가문, 실베스터 스탤론 등 다양한 유명인이 모여 살고 있다. 마을 전체를 다 합쳐도 2500가구가 넘지 않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오션뷰를 누리는 집은 이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플로리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25㎞ 땅 안에는 전직 주영 대사이자 뉴욕 제츠 공동 구단주 우디 존슨, 전직 상무장관 윌버 로스뿐 아니라 막강한 정치자금을 기부하며 새롭게 트럼프 측근으로 떠오른 다수의 후원자가 몰려 살고 있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총괄하는 자리에 후보로 지명된 메흐메트 오즈 박사도 이 근방에 저택을 갖고 있다. 해군성 장관 후보로 지명된 존 펠란, 토드 블랑셰 법무부 차관도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이자 중동 특사로 지명된 스티브 위트코프는 구소련 출신의 억만장자 투자자 렌 블라바트니크와 함께 라군 건너편에 있는 웨스트 팜비치에서 리조트를 개발 중이다. 폭스 뉴스 진행자 브렛 바이어는 2023년 622㎡ 면적의 팜비치 맨션을 3700만 달러에 구입했고, 숀 해니티는 11월 500만 달러짜리 타운하우스를 매각하고 근방 마나라판에 있는 2350만 달러짜리 단독주택을 매수해 들어왔다.

현재 근방에 매물로 나온 저택은 많지 않다. 이전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주말이면 트럼프가 제트기를 타고 ‘겨울 백악관’이라 불리는 이곳으로 올 것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서 임무를 맡길 기대하는 사람이나 비밀경호국 요원들, 정치에 관심 없었던 부자들까지 모두 팜비치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38%나 상승했다고 부동산 중개법인 코코란그룹이 밝혔다. “대선 다음 날부터 활짝 열린 수도꼭지처럼 문의가 콸콸 쏟아졌어요.” 부동산 중개업자 다나 코크가 말했다.

“대통령 주위로 몰려드는 겁니다.” 마라라고 회원 중 한 명인 힐러리 머서가 말했다. 머서는 최근 자신의 맨션을 매물로 내놓았다. 2층에 수영장이 있고 옷장은 페라리 시그니처 가죽으로 제작된 929㎡ 면적의 호화 저택이다.

포브스 조사 결과 트럼프 동네에 저택이나 제2의 별장을 두고 있는 억만장자나 유명 인사는 50명이 넘었다. 이들의 재산을 합치면 총 5000억 달러에 달한다. 50여 명 중에서도 이름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들을 조사해 기사에 담았다.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 감정평가 금액: 6600만 달러

록스타 로드 스튜어트는 1995년부터 사우스 오션 불러바드에 태양빛을 연상케 하는 옐로 컬러의 맨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트럼프 주최 행사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건 수년 전부터다. “트럼프가 주최한 크리스마스 파티나 공식 무도회에 참석하곤 했는데 아내는 계속 거절하더군요.” 2023년 스코티시 필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튜어트가 한 말이다.

토머스 페터피(Thomas Peterffy) | 감정평가 금액: 9600만 달러

디지털 금융상품 중개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Interactive Broker)를 설립한 억만장자 페터피는 마지못해 트럼프를 밀어주고 있는 후원자다. 2011년 2300만 달러를 지불하고 2만4281㎡ 부지를 매입해 1021㎡ 규모 저택을 세웠다. 2024년 공화당이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지만, 트럼프가 후보로 자리를 굳히자 재빨리 태세를 전환해 8월 콜로라도주 아스펜 자금모집 행사에 참석해 공화당 선거캠프에 1500만 달러가량을 기부했다.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 | 감정평가 금액: 9600만 달러

패션 디자니어 힐피거는 해변가에 있는 코랄 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1950㎡ 면적의 코랄 하우스는 그림책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오션뷰를 자랑한다. 보도에 따르면 힐피거는 플로랄 무늬와 야자수 조각, 워홀과 피카소 작품으로 꾸민 자신의 공간과 저택을 올해 힐피거 홈즈(Hilfiger Hom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존 폴슨(John Paulson) | 감정평가 금액: 1억1200만 달러

2007년 대폭락이 오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모두 매도하면서 유명해진 억만장자 존 폴슨은 트럼프에게 제대로 베팅한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바다에서 호수까지 이어진 자신의 대저택에서 트럼프를 위한 모금 행사를 개최해 후원금 5050만 달러를 모집하기도 했다. 폴슨은 이 저택을 2021년 1억1000만 달러를 주고 매입했다. 재무부 장관 후보로 이름이 거론됐지만, “복잡하게 얽힌 재정적 의무”를 언급하며 고사했다.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zman) | 감정평가 금액: 7800만 달러

단명하고 사라진 트럼프 사업자문협의회에서 2017년 의장을 맡은 적이 있다. 2024년 대선 운동 초기만 하더라도 오랜 친구인 트럼프를 지원해주지 않겠다고 발언했지만, 5월에 입장을 바꿨다. 월스트리트 거물이자 억만장자인 그는 (시가총액) 2180억 달러 규모의 블랙스톤 공동 창업자이며, 대서양과 레이크 워스 라군을 뷰로 갖춘 1393㎡ 면적의 대저택을 보유하고 있다. 팜비치 시민협회 이사회에도 소속되어 있다.

제프 그린(Jeff Greene) | 감정평가 금액: 1억 달러

부동산과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그린은 과거 마라라고 회원이었다.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 후에는 “전 세계 사람들의 TV 화면에 웨스트 팜비치가 계속 중계되어 나가면 우리 브랜드나 도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나마 좋은 점을 찾아 정신 수양 중이다.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 감정평가 금액: 4800만 달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 합류한 A급 유명 인사다. 트럼프는 1월에 스탤론을 ‘할리우드 특사’로 부르기도 했다. 스탤론은 2020년 1021㎡ 면적의 저택을 3500만 달러에 매수했다. 이후 미역이나 해양 쓰레기가 유입되는 걸 막고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저택 앞 해변에 부유식 담장을 설치하려 했다가 이웃과 마찰을 겪었다. 스탤론은 지난해 12월 결국 해변 담장 계획을 취소했다.

켄 그리핀(Ken Griffin) | 감정평가 금액: 7억6800만 달러

헤지펀드 거물로 금융 억만장자인 그리핀은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지만, 팜비치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팜비치에 있는 11만3311㎡ 부지를 5억 달러에 매입해 그 위에 있던 저택을 부수고 올해 77세가 된 어머니를 위해 새로운 저택 공사를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 추산 금액: 3억7500만 달러(부채 포함)

시리얼 회사 상속녀 마저리 메리웨더 포스트가 1920년대 건설한 마라라고를 1985년 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현재 약 30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 마라라고 회원 중에는 뉴욕 닉스 구단주 제임스 돌란, 작가 제임스 패터슨, 전설의 풋볼 감독 빌 벨리칙 등 거물급 유명인이 많다. 부채를 제외한 순가치를 3억4200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마라라고 리조트는 트럼프가 보유한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치가 가장 높다. 트럼프는 근방에 다른 주택 3채를 더 보유하고 있다.

넬슨 펠츠(Nelson Peltz) | 감정평가 금액: 3억7200만 달러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는 현대미술가 조지아 오키페의 여동생이 건축한 2322㎡ 면적의 오션뷰 저택을 보유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를 지닌 이 저택에서는 2022년 세기의 결혼식이 열린 적이 있다. 슈퍼스타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들 브루클린 베컴과 펠츠의 딸 니콜라의 결혼식이었다. 그가 흐뭇해하는 또 다른 결합이 있었으니, 바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의기투합이다. 펠츠는 자신이 트럼프와 머스크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주장한다.

- Chase Peterson-Withor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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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호 (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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