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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이 죽었을 때 프랑스 예술가들이 통곡했다 

이주헌의 ‘아트스토리’ | 퐁파두르 부인
루이15세를 울린 우아한 情婦…기품은 섹스보다 강했다 

의자에 앉은 여인이 악보를 읽다가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본다. 화려한 의상과 값비싼 가구, 멋진 실내장식이 아니더라도 그 생김새만으로 기품이 있고 우아한 여성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우윳빛 피부와 단정한 이목구비, 그윽한 눈길, 지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모리스 캉탱 드라투르의 그림 속 여인은 저 유명한 퐁파두르 부인이다. 프랑스 왕 루이15세의 정부로 아름답고 교양이 풍부했으며 국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 명성답게 책과 악보, 악기, 그림에 둘러싸여 지적인 후광을 드러내는 퐁파두르 부인은 지금 자신을 찾아온 누군가를 반가이 맞이할 태세다. 이 여성을 찾아온 사람은 십중팔구 루이15세일 것이다.



국사에 바쁜 와중에 틈을 내 루이15세가 그녀를 찾은 것은 그녀의 성적 매력에 취해 그녀를 한번 더 안아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왕비의 측근조차 “퐁파두르 부인은 내가 본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중 하나”라고 토로할 만큼 외모가 뛰어났지만 그보다 그녀의 사려 깊은 마음씨와 예술적 교양, 지성이 왕의 발걸음이 잦아지도록 한 중요한 원인이었다. 왕과 사이에서 두 명의 아이를 유산한 퐁파두르 부인은 1750년경부터는 왕과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정부의 실질적인 역할을 포기한 셈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죽는 날까지 왕의 총애를 받았다. 그녀의 적들이 보기에 왕은 그녀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것 같았다. 비록 관능으로 왕을 사로잡을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평생 왕의 최측근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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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호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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