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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풍요로운 시대에 굶주리는 사람들…
끝까지 놓지 않은 희망의 끈 

강혜원 월간중앙 수습기자 [one@joongang.co.kr]
왜 세상의 많은 사람이 굶주릴까? 현재 8억 명 가량의 인류가 필요한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땅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무분별한 개발에 밀려 자신의 땅에서 영양이 풍부한 문화적으로 적합한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고 먹을지 결정할 수 있는 힘, 즉 ‘식량민주주의(food democracy)’가 없다. 생태학자 게리폴 나브한은 20세기 초반에 재배식물의 기원을 찾아 세계를 누볐던 식량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의 발자취를 따라 종자에 얽힌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나간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파미르고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빌로프가 감탄해 마지않았던 풍요로운 작물의 요람 이탈리아 포 강이 왜 고통의 강이 되었는지, 유전자 작물의 유입으로 옥수수부족들이 얼마나 고통에 처해 있는지, 다국적기업의 물 남용과 기후 변화로 사막의 호피족이 어떻게 변했는지 등 자유무역과 기후 변화 등이 얼마나 생물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땅을 일구고 지키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는다. 기아를 겪은 국제단체가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종자를 거부하고 가뭄에 강한 전통 종자를 심는 에티오피아의 농부를 본다. 거대 종자회사가 씨을 지배하려는 상황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종자를 교환하며 저항하는 파미르고원의 농부에서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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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호 (20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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