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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인터뷰]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세요” 

작가 신경숙의 이 세상의 ‘반쪽’을 위한 헌사…
상처받은 현대인을 사회가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안아줘야  

신버들 기자 willow@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한 남자가 돌아서려다가 입장권을 받으려고 손을 내민 여자에게, “돈이 없는데 그냥 들어가면 안 되겠소?”라고 물었다. 남자를 잠시 응시하던 여자는 곧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했다. 남자는 다시 여자에게 “내가 배도 몹시 고픈데 나중에 밥 좀 사주겠소?”라고 물었다. 여자는 “그러지요”라고 답했다. 자택에서 할머니와 어머니, 형을 살인한 혐의를 받고 2년 동안 떠돈 남자는 여자의 선선한 대답에 놀라면서도 그녀를 따랐다. 한 식당으로 남자를 안내한 여자는 직접 쟁반에 가득 밑반찬을 담아와 남자가 앉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어떤 설명을 하지 않고도 타인에게서 후한 대접을 받은 남자는 다음 날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집으로 향했다.



2011년 11월 출간된 신경숙(48)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 에 수록된 ‘어두워진 후에’의 한 대목이다.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상처받고 떠도는 남자나 매표소 여직원처럼 이 세상의 주변부를 떠도는 잘나지도 독특하지도 않은 이들이다. 잘난 사람들만 기억하는 요즘 세상에서 신 작가는 누구도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이 세상의 ‘반쪽’에 눈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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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호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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