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들의 한결같은 표정도 내겐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결코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카메라를 내밀면 곧장 환하게 웃는다.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는 이들도 있다. 처음 이 꽃시장에 들렀을 때 나는 이 꽃들의 소비처가 궁금했다. 콜카타가 자리한 웨스트벵골 지역은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주의 하나인데 도대체 사람들은 이 많은 꽃을 어디에 쓰는가?
콜카타에 비가 온다. 몬순의 빗방울이 거리와 사람들, 가로수의 축 늘어진 어깨를 적신다. 47도를 오르내리던 온도탑(콜카타에는 시계탑이 아닌 온도탑이 있다)의 기온이 29도를 가리킨다. 거리 모퉁이의 상점 추녀 끝에 서서 비를 피하다 가게 안을 들여다 본다. 두 평쯤 되는 공간에서 한 사내가 작은 모루 위에서 연신 망치질을 하고 있다. 손난로만한 화덕 안에 석탄 불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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