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모래언덕에 부조를 새겼다. 잔물결이 파도처럼 겹겹이 이어진다. 바람이 바다의 오랜 역사를 기억하는 걸까? 비탈진 모래밭에는 물고기 비늘도 그려놓았다. 모래평원 곳곳의 키 작은 갯버들과 마른 풀들은 산호와 해초가 넘실거리는 바닷속의 풍경을 닮았다. 1만5천 년의 긴 시간 동안 바람과 물과 땅이 서로를 몸을 비비고 부딪히면서 만들어낸 거대한 발자국이다. 충남 태안 ‘바람의 땅’ 신두리 해안사구 (천연기념물 431호)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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