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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중국인물& 인문지리지(마지막회) 윈난(雲南) - 중국이라 하기엔 너무 먼, 구름 남쪽의 땅 

‘칠종칠금’ 고사 속 맹획의 땅이자 이상향 ‘샹그릴라’의 무대… 중원과는 다른 문화적 토대, 명나라 이후에야 중국에 복속돼 

칠종칠금(七縱七擒)이라는 성어가 있다. 를 탐독했던 독자들은 대개 다 아는 내용이다. 우선 제갈량(諸葛亮)이라는 희대의 군사(軍師) 천재가 등장한다. 그 맞은편에 있는 사람은 맹획(孟獲)이라는 이름의 ‘오랑캐’ 장수다.

사납고 용맹하다는 캐릭터를 부여하지만, 맹획은 문명의 세례와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인물이다. 제갈량은 어떤가. 비를 부르고, 바람을 일으킨다. 이른바 호풍환우(呼風喚雨)의 신과 같은 경지에 올라선 사람이다. 그런 제갈량이 적의 장수를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준다는 얘기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자는 얘길까.

일곱 번 잡혔다가 일곱 번 풀어주자 사납고 용맹한 이 야만의 장수는 급기야 심복(心服)한다. 그 ‘심복’이 무언가. 마음으로 복종하는 일이다. 덤벼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대상을 두고 몸을 모두 낮춰 오체투지(五體投地) 식으로 항복하며 마음으로 그를 추앙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신의 경지에 올라선 제갈량의 휘황찬란한 아우라(aura)를 목격한다. 제갈량 앞에 무릎을 꿇은 채로 “마음으로 그대를 따르렵니다”라고 심복을 마다하지 않는 맹획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야만성에 대한 경멸, 제대로 배우고 거두지 못한 자에 대한 냉소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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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호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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