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라이프스타일] 시원한 여름 나기! 남성패션 제안 

중년들이여, 더 과감해져라 

이헌 작가·남성패션 칼럼니스트
통기성 자랑하는 소재와 컬러매치, 액세서리 활용법까지

▎린넨 혼방 소재의 재킷과 셔츠를 매칭해 입은 필자. 푸른색이 청량감을 더했다. 양말을 신지 않는 룩을 연출하면 더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재킷: 가보 나폴리, 셔츠: 마리오 무스카리엘로, 바지: 피넬타 구르카(이헌 디자인).
땀과 더위. 그렇지 않아도 과중한 업무와 어르신의 재촉으로 심기가 불편한데 더위는 왜 그리 내 맘을 몰라주는지, 인파에 쏠려 출근하다 보면 셔츠는 어느새 땀 범벅, 지친 몸으로 도착하기가 무섭게 산더미 같이 쌓인 일들이 몰아세운다. 이 여름, 상쾌하고 산뜻하게 그리고 동시에 멋있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질문에 대한 답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이다.

학력고사 세대인 필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오르지 않는 성적과 하기 싫은 공부 앞에서 자신에게 늘 묻곤 했다. “성적을 쉽게 올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대답은 늘 “국·영·수를 중심으로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역시나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방법은 벗고 다니거나 아니면 아예 일을 미루고 유럽사람들처럼 휴양지에서 한두 달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현실성 없는 답변인가? 고개를 끄덕이기는커녕 그동안 하고 있던 공부도 때려치우고 싶게끔 하던 교과서적인 해법보다는 실용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차피 여름엔 뭘 입어도 덥다. 그러니 무더운 여름철 일터를 향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이다. 더위가 시작되는 이 계절 모두가 함께 할 신선한 여름을 위한 현실적인 멋내기를 소재와 컬러, 아이템과 스타일링으로 다양하게 제안한다. 우선 끝까지 읽어보고 옷장 안의 제품을 떠올리면서 몇 가지 아이템을 추가한다면 신나고 즐거운 여름철 스타일링이 완성될 것이다.

첫 번째: 소재로 접근하라, 린넨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전통적인 접근법은 역시나 소재다. 두툼하거나 몸에 착착 감기며 열 보존율을 높여주는 겨울용 소재와 달리 여름 소재의 으뜸가는 성질은 통기성이 틀림없다. 최고의 통기성을 자랑하는 소재를 고르라면 역시나 마(麻) 혹은 린넨이다. 하지만 마나 삼베를 떠올리면 평상에 앉아 연신 부채를 흔들어 대는 백발의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생각이 제일 앞선다. 그렇게 마 소재의 옷은 어르신들의 럭셔리한 놀이복 정도로 각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위한 옷으로는 도저히 떠올리기가 어렵다.

게다가 한나절 입고 나면 꼬깃꼬깃하니 아코디온 접히듯 주름투성이가 되는 린넨 소재는 아무래도 직장인에겐 무리일까? 근래에는 다행스럽게도 실크나 면을 적절히 혼합해서 각 소재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상쇄시킨 제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맞춤 전문매장에서도 이런 혼방 소재가 다양하게 나와 선택의 폭이 무척 넓어졌다. 면이 가진 흡수성, 실크가 가진 부드러움이 린넨의 장점과 어우러지면서 그저 뻣뻣하고 까실하다는 편견을 벗었다. 한층 부드럽고 흡수성도 좋으며 구김이 덜 가거나, 아예 더 큰 주름이 져서 주름 자체가 우아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재킷이나 수트뿐만 아니라, 저렴한 SPA브랜드에서 제안하는 셔츠류들은 여름을 한결 시원하면서도 멋지게 나는 좋은 대안이 된다. 게다가 이런 소재들로 핏감을 날씬하게 살린 옷들은 한결 몸에 잘 맞고 날렵한 실루엣을 만들어주니 머릿속에 각인된 린넨의 펑퍼짐한 이미지를 날려버리고 세련되게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린넨의 활용에 관해서는 유럽인들의 린넨 사랑에 관심을 가져보면 실마리가 풀린다. 사실 우리보다 훨씬 더 건조한 날씨를 가진 유럽의 여름은 4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더위가 찾아오더라도 그늘만 찾아 들어가면 서늘해, 오래 한자리를 지키다 보면 한기마저 느껴질지도 모른다. 바로 이런 기후의 특성 때문에 유럽인들은 린넨 제품을 사랑했다. 강력한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그늘의 한기에서 저체온증을 방지하는 용도로 다양하게 적용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강한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늦은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이 찾아오면 린넨 제품을 자연스럽게 레이어드하는 등 린넨 제품을 거의 3개월 동안 활용하며 오래오래 즐거운 멋내기를 즐기곤 한다.

물론 습기가 많아 몸이 찐득거리는 우리 여름 날씨에 100% 적용하긴 어렵지만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어디에나 강한 에어컨 냉방이 존재하니 우리도 유럽 국가에서처럼 린넨 제품을 활용할 기회가 많아졌다. 30도를 웃도는 바깥날씨와 10도 이상의 기온 차를 보이는 실내를 오가다 보면 과중한 업무 뒤에 따르는 피로감으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런 상태라면 우리나라 날씨에도 어쩌면 이 주름진 우아함이 편안하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볍고 주름도 덜 가는 린넨 혼방의 재킷 한두 벌로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도 있겠다.

여름 소재로 이름난 또 한가지는 우리 어르신들도 즐겨 입는 시어써커(seersucker)다. 지짐이, 혹은 지지미라는 친근한 별명도 가지고 있는 이 소재는 워낙 시원하고 가벼워 오래전부터 서양에서도 활용됐다. 본래 페르시아어 ‘Sheer’와 ‘Shakar’의 합성어가 영어표현으로 전이되면서 굳어진 이름으로 그 본래 의미는 우유와 설탕이라고 한다. 지짐이 원단의 부드러운 조직과 설탕처럼 도톰한 조직이 겹쳐 있는 것에서 착안된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름이다. 이런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가져다 준 통기성 때문일까? 여름에도 재킷을 걸쳐야 마음이 편해지는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소재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이 아무렇게나 편하게 걸치는 소재의 대명사로 통용되면서 멋과 지짐이를 연관짓기는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시골 이장님들만을 위한 특별한 소재처럼 여겨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시어써커 역시 날씬한 재단과 날렵한 핏으로 활용하면 격식을 갖춰야 하는 행사를 위한 수트로부터 편안한 캐주얼이 어울리는 자리에서 입을 재킷이나 팬츠 같은 다양한 활용성을 갖는 옷들로 적용이 가능하다.

여름 소재로 개발되어 각광받아온 만큼 린넨과 시어써커는 밝은 색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하지만 여전히 이 여름소재들에 대한 편견으로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면 네이비 같이 짙은 색으로부터 접근해보는 방법이 있다. 네이비 컬러의 린넨과 시어써커로 만들어진 수트는 직장인들에게 낯선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면서 누구나 다 잘 어울리는 세계인의 베스트 컬러로서 활용성이 높다. 일단 짙은 색으로부터 출발해서 본인의 얼굴 색과 잘 어울리는 브라운 계열의 린넨 제품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시어써커의 경우라면 하늘색과 하얀색·베이지 스트라이프 같은 전형적인 컬러까지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먼저 소재에 대한 익숙하고 편안한 마음이 생기면 다양한 컬러를 향한 여유로운 마음도 생길 테니까.

두 번째: 밝은 컬러의 활용


▎린넨 소재의 7부 소매 여름셔츠는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도 신사의 품위를 잃지 않게 한다. 셔츠: 마리오 무스카리엘로, 바지: 피넬타 구르카.
한편 여름의 멋내기를 위해서 제안하는 방법은 컬러의 활용이다. 컬러풀한 옷들을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찾기에 여름만한 계절이 없다.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 중에 여름이 가장 컬러로부터 자유로운 계절이니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용기를 내봐야 한다. 오랫동안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다양한 소재와 여러 가지 아이템의 레이어드와 톡톡 튀는 컬러들을 활용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통적으로 추운 계절보다는 산이나 바다로 많이 가는 휴양의 계절이다. 그런 만큼 평소에 입어 보지 못했던 화려하고 다양한 컬러를 용기 내어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짙은 색 일색인 겨울철보다는 사람들이 다채로운 컬러와 패턴으로 된 옷들을 즐겨 입는 여름에는 아무래도 용기를 내기가 쉽다. 태양을 닮은 빨간색과 오렌지, 바다를 닮은 다양한 푸른색, 그리고 알록달록한 멀티 스트라이프나 화려한 프린트도 이 계절에는 용서가 된다.

연예인이 아니라면 이런 강한 컬러로 옷 전체를 도배한 디자인을 즐길 수 없으니 작은 액세서리 하나부터 적용하면서 컬러에 대해 익숙함을 높여가는 것이 좋겠다. 가장 먼저 추천하는 아이템은 포켓 스퀘어. 재킷의 가슴 주머니에 꽂아 두는 작은 장식품을 포켓 스퀘어라고 부르는데, 가장 기본적인 하얀색 린넨 제품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다른 소재나 컬러로 옷 입기에 재미를 부여할 수 있어서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필자도 한참 멋내기에 열을 올리던 시절 알록달록한 여러장의 포켓 스퀘어를 이용해서 같은 옷에 다른 느낌을 부여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면서 컬러에 많이 익숙해졌다. 이렇게 컬러를 활용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를 하나씩 찾아가는 묘미도 있으니 먼저 시도해보자. 그리고 나서 손수건이나 넥타이, 양말이나 신발 같은 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제품부터 용기를 내어 활용해보고 점차 셔츠같이 큰 아이템으로 발전해나가면 좋다. 스스로 익숙해지는 사이에 주변에서는 멋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해줄 것이고 그런 만큼 새로운 멋내기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되려 주변의 격려와 찬사에 신날지도 모른다. 그렇게 용기를 얻으면 점진적으로 좀 더 과감한 스타일링을 시도해 보게 될 것이다.

컬러가 익숙해졌다면 마침내 재킷처럼 스타일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큰 아이템에 컬러를 적용시키면 우리의 여행은 거의 완성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다만 과감한 컬러의 아이템을 적용할 때에 잊지 말아야 할 큰 원칙만 지키자! 강력한 패턴이나 컬러를 활용할 때는 한두 개의 아이템 외에 다른 아이템들은 차분한 컬러와 민무늬의 아이템을 적용해야 화려한 아이템이 잘 도드라지고 전체적으로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세 번째: 팔찌·신발·넥타이 등 여름 아이템 활용


▎(왼쪽) 강렬한 컬러의 린넨 셔츠들(위). 은제품 팔찌는 팔목이 잘 드러나는 여름에 하기 좋은 액세서리다. / (오른쪽) 스페인 민속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슬립온 슈즈. 여름용으로 한두 개 마련해놓으면 유용하다.
소재와 컬러에 이어 시도해볼 여름 멋내기 비법은? 계절의 특징을 충분히 살려 오랜 의복 문화와 함께 개발된 여름만을 위한 특별한 아이템들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오직 여름을 위한 여름이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고귀한 아이템들은 무엇일까? 우선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멋내기 아이템은 팔찌다. 팔찌를 다른 계절에 착용해서 안될 이유야 없지만 자연스레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인 만큼 눈에 띄는 팔찌는 여름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레이슬렛(bracelet)이라는 영어식 이름이 더 우아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재료가 금속이든 아니면 그냥 평범한 실을 꼬아 만들었든 심지어 보석이 박혀 있다 하더라도 그 이름은 그냥 팔찌가 맞다.

아마도 멋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화려한 팔찌 여러개를 시계와 함께 주렁주렁 레이어드하는 서양의 멋쟁이들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화려한 옷차림에 팔찌와 구릿빛 피부 그리고 몸에 난 털과 수염까지 조화를 이룬 멋내기에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거기까진 언감생심. 이 어려운 멋 내기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면 그저 한두 개 실을 꼬아 만든 간단하고 저렴한 제품부터 시작해보자.

요즘 인기를 끄는 제품들은 묶었다 푸르기도 쉬워서 세안이나 샤워를 할 때도 거추장스럽지 않다. 자신감이 생겼다면 다양한 컬러로 몇 가지 마련해 다른 아이템과 매칭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다른 아이템에 들어간 컬러 요소를 맞춰서 같은 색의 작은 아이템을 온 몸에 고르게 분산시켜 멋을 내는 일명 ‘깔맞춤’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이를 테면 빨간색의 포켓스퀘어와 빨간색의 팔찌, 파란색 넥타이와 파란색 팔찌 같은 식으로 색이 연속되는 느낌을 부여해보는 것이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금속 팔찌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여름엔 시원한 느낌의 은제품이 좋다. 취향에 따라 무광이나 유광의 실버 제품을 한두 개만 팔에 감아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날 뿐 아니라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실제로 팔에 감기는 기분도 청량감을 준다.

이런 팔찌와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는 여름 셔츠를 빼놓을 수 없겠다. 아무래도 더위 때문에 재킷을 벗고 셔츠만 입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이럴 때 사계절 겸용의 셔츠보다는 여름만을 위한 여름용 셔츠를 즐기는 것도 여름 멋내기의 묘미다. 과연 여름 셔츠란 어떻게 생긴 물건인고? 정직하게 목젖 부분까지 단추를 다 채우는 셔츠가 아니라 목 아래 단추가 아예 없거나 개방식 여밈을 가져 한층 시원한 느낌을 주는 셔츠를 말한다. 목 주변의 탭에 칼라를 이어 붙여 만든 일반적인 셔츠와는 달리 탭과 칼라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더 많이 개방할 수 있는 일명 ‘원피스 칼라’ 셔츠도 여름셔츠에 해당한다. 특히 여름철 셔츠를 입을 때는 지나치게 캐주얼한 인상을 주는 반팔 셔츠를 입기보다는 긴 팔 셔츠를 여유롭게 접어 올려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신사는 맨 살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일부 여름셔츠는 소매를 조금 짧게 디자인한 7부 소매로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팔목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한다. 여름 셔츠는 이미 서두에서 언급한 린넨이나 시어써커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은데 이는 역시 여름 셔츠들이 여름 만을 위한 아이템임을 깨닫게 해준다.

멋내기도 스타일 따라 느낌 따라


▎패턴이 들어간 재킷은 활용성이 높다. 청량감이 돋보이는 색깔로 선택한다면 주변 체감온도까지 내려준다. 린넨 소재의 스카프도 활용 아이템이다. 재킷: 가보 나폴리, 셔츠: 마리오 무스카리엘로, 스카프: 마리오 무스카리엘로, 팬츠: 피넬타 아메리카노.
마지막 여름 아이템은 여름 신발을 제안한다. 에스빠드류(espadrille)라는 종류의 신발을 신어본 일이 있으신가? 스페인 어딘가의 민속 신발에서 유래되어 이젠 세계인이 즐겨 찾는 여름용 신발로 각광받는 에스빠드류는 본래 우리의 짚신처럼 지푸라기를 엮어 만든 밑창에 헝겊이나 가죽을 덧씌워 만든 신발을 총칭한다. 그러나 너무 빨리 닳아버리는 탓에 모던한 디자인들은 밑창은 고무 같은 내구성과 방수성을 확보한 소재를 사용하고 형태적으로는 에스빠드류의 원형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변형돼 브랜드가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스타일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이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용인된 상황이거나 혹은 주말이나 가벼운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다면 늘 신던 오리발 같은 칙칙한 신발에서 벗어나 가볍고 활동성도 좋고 시원하기까지 한 에스빠드류를 활용해 새로운 멋쟁이로 거듭나보길 바란다.

공부를 잘하려면 국·영·수를 중심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으니까 물론 타고난 공부 머리로 남들보다 적은 노력으로 좋은 점수를 따는 얄미운(?) 친구들은 어디에나 있다. 멋내기도 마찬가지다. 멋있어지려면 많이 보고, 많이 입고, 많이 사면 된다. 물론 타고난 감각이나 타고난 신체적 조건으로 뭘 걸치든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하겠다. 어떤 특정한 옷이나 특정한 컬러, 특정한 아이템만이 아니라 삶에서 녹아나는 그 사람만의 느낌이 바로 멋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올 때 진정한 멋쟁이다. 국·영·수가 아니더라도 암기 과목만으로도 좋은 대학에 입학한 친구가 있었다. 결국 박사학위까지 따는 걸 보면 소소한 것들로 시작해 대기만성을 이루는 멋쟁이도 있으리라.

어차피 멋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그 무엇이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문화적 깊이, 삶의 철학 같은 것을 반영한다는 면에선 상당히 중요하다. 이 여름 작은 변화를 통해서 멋에 대해 고민해보자. 세상을 움직이는 문화 대국 한류의 신사들이라면 마땅히 관심 가질 만한 분야다.

- 이헌 작가·남성패션 칼럼니스트

이헌 - 작가이자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홍익대를 졸업하고 미국뉴욕주립대(SUNY),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컨설팅을 수행 하면서 네이버 블로그 에서 ‘한국신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사용품>이 있다.

201507호 (2015.06.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