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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이어령 프로젝트’] (9번째 골목) 이어령의 탈권위적 세미오시스 

‘잡학’, ‘잡초’, ‘잡문’에 미래가 있다! 

김정운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사이’와 ‘여백’은 포용하는 사회의 기본조건… 창조적 다양성 싹 틔우려면 ‘권위’로부터 해방돼야
#76. 부부가 ‘일심동체(一心同體)’면 큰일 난다

“사랑한다는 뜻의 ‘애(愛)’를 자세히 들여다봐. 사람의 뒤통수를 형상화한 거야. 애매하다는 뜻의 ‘희미할 애(曖)’도 거기서 나오는 거야. 상대방이 사라질 때 느끼는 것이 사랑이라는 거야. 떠난 다음에야 비로소 ‘아, 내가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구나’ 하는 거야. 사랑은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니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터페이스가 막 생기거나 없어질 때 아니면 못 느끼는 거야.”

이어령은 부부가 ‘일심동체’인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고 했다. 부부가 한 몸이면 ‘사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이’가 사라지면 ‘사이 좋게’ 지낼 수가 없다. 막 결혼하는 부부에게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면서, 동시에 ‘서로 사이 좋게 지내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도 했다. ‘아, 이건 또 무슨 이야기지?’ 하는 내 표정을 보고 그는 설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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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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