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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보낸 생명의 씨앗이 인간이 됐다?

‘인간의 기원은 우주’라고 하면 웬 뚱딴지 같은 소린가 할 거다. 외계인이 유전자실험으로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 종교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종교일 뿐 과학이 아니다. 하지만 과학이론 중에도 생명의 기원이 외계로부터 왔다는 주장이 있다. 범종설(汎種說·panspernia)이라는 학설인데, 생명의 기원 물질이 혜성의 꼬리 속에서 우주를 떠돌다가 지구에 도착해 진화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우리 은하계에는 태양과 비슷한 별이 1천억 개쯤 있고, 우주에는 은하가 적어도 100억 개 이상 있다고 하니 생명의 최소 단위가 지구 외에도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한데 한 발 더 나아가 이렇게 미생물이 지구로 도착한 게 우연이 아니라 고도 문명의 의도된 계획이라는 주장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더구나 그 미생물이 타고 온 게 혜성의 꼬리가 아니라 우주선이라니! 이런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을 한 이가 뜻밖에도 저명한 생물학자인 프랜시스 크릭(1916~2004)이다. 크릭은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생명과학 분야의 개척자다. 이렇게 과학자가 외계인 신봉자라도 되는 것일까? 그의 저서를 끝까지 읽고 나면 갸웃했던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가 제시하는 근거들은 생물학과 물리학, 천문학을 넘나든다. 고도로 전문적인 분야를 자연과학에 문외한이 보기에도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쉽게 풀어낸 글 솜씨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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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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