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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의 ‘생명예찬’⑫ <마지막 회>] 별을 찾아가는 후손을 위한 찬가 

“역마살 운명을 사랑하자!” 

글. 복거일(卜鉅一) / 그림. 조이스 진
미지의 공간을 향해 뻗지 못한다면, 삶의 기운은 위축되고 시들어… 팽창하는 우주 공간에 인류의 미래 깃든다

▎머물기 어려울 때는 나그네가 되어야 한다. 슬픔을 맛보는 것이 젊은이들만은 아니지만, 젊은이들은 훌쩍 떠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그저 마음속으로만 떠난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태양계를 떠나 다른 별로 이주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것이 지구 생태계에서 지배적 종으로 군림하는 인류에게 주어진 책무다. 나는 지금도 그 모험 선단의 선장이 되어 우주로 나아가는 꿈을 꾼다. 머물기 어려울 때는 나그네가 되어야 한다. 슬픔을 맛보는 것이 젊은이들만은 아니지만, 젊은이들은 훌쩍 떠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그저 마음속으로만 떠난다.

잎새들을 떨구어 성기어진 나무들 사이로 드러난 뒷산길이 나를 부르는 듯하다. 함께 떠나자고. 모르는 세상이 기다린다고. 젊었을 적에 호되게 앓았던 방랑벽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든다.

나는 나그네로 왔네,/ 나는 나그네로 떠나네./ 많은 꽃 목걸이를 오월은 내게 주었지./ 처녀는 사랑을 얘기했고,/ 그녀 어머니는 결혼까지-/ 이제 세상은 이리도 음울하고,/ 길은 눈을 수의처럼 입었네.

슈베르트의 <겨울 여행>의 첫 노래가 떠오른다. 머물기 어려울 때는 나그네가 되어야 한다. 슬픔을 맛보는 것이 젊은이들만은 아니지만, 젊은이들은 훌쩍 떠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그저 마음속으로만 떠난다.

요절한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가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와 <겨울 여행>을 썼던 19세기 초엽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집을 나서면 나그네가 되었다. 지금은 나그네가 되기 어려운 세상이다. 나그네는 오늘밤 어디서 묵을지 모르는 사람이다. 힘든 길을 가면서 추위와 굶주림을 겪는 사람이다. 지금은 길을 나서도, 그런 궁핍은 겪지 않는다. 잘 짜인 일정에 따라 모든 것이 시간 단위로 예약된다. 여행자는 있어도 나그네는 없는 세상이다. 하긴 지금은 작별도 없고 편지도 사라진 세상이다.

고대와 중세에 나그네들이 겪은 고생과 위험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어쩐지 무엇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든다. 촘촘히 짜인 일상에서 훌쩍 벗어나 낯선 땅을 떠돌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어찌 한둘이랴.

우리 넋은 늘 새로움을 찾는다. 미지의 대륙에서 만나는 모험과 낭만을 찾는다. 그것이 삶의 기운이다. 새로운 변경으로 뻗지 못한다면, 삶의 기운은 위축되고 시든다. 근대 유럽 사람들에겐 아메리카 대륙이, 특히 미국이, 새로운 변경이었다.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의 선단이 바하마에 닿았을 때 열린 그 변경은 1869년 5월 10일 미국의 대륙횡단 철도에 마지막 대못이 박히면서 닫혔다. 하나의 변경이 닫히면, 하나의 시대가 끝난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라진 변경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제 역마살이 낀 넋이 떠돌 곳은 없다. 먼 대륙의 오지도 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다. 히말라야에서 남극까지, 혹독한 기후에도 안락하게 여행할 수 있다. 안락한 것을 굳이 피해 일부러 고생하는 것엔 진정한 방랑과 모험의 후광이 어리지 않는다.

‘마지막 변경’이라 불리는 외계


▎우주인의 목숨 건 탐험정신이 경이롭다. 우리가 외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를 버리는 것이다. / 그림·조이스 진
우리나라에도 변경이 있었다. 두 세대 전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절실한 구호를 외치면서, 우리는 해외로 진출했다. 일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뜨거운 사막이든 유럽의 깊은 탄광이든 파도 거친 원양이든, 우리 젊은이의 변경이었다. 그렇게 변경을 개척하면서, 그들은 우리 경제를 발전시켰다. 우리 시민의 소득이 차츰 늘어나면서, 그 변경은 어느 사이엔가 사라졌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부진은 새로운 변경을 찾지 못한 데서 나온 현상일지도 모른다.

등성이를 돌아간 산길을 아쉬운 마음으로 내다보는 사이에 어스름이 짙어졌다. 저무는 하늘에 별이 하나 보이는 듯하다. 그렇지, 별이 있지. 고개를 끄덕인다. 침침해진 눈에 들어왔다 사라졌다 하는 별이 손짓하는 외계―거기 아득한 변경이 있다. 아무리 애써도 결코 정복할 수 없는 세상, 그래서 ‘마지막 변경’이라 불리는 외계가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여서 찾아가도, 광막한 외계에선 나그네일 수밖에 없다.

답답하던 마음이 좀 풀린다. ‘인류가 결코 정복할 수 없는 변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니…’ 가벼운 탄식이 나온다. 젊었을 적엔 우주의 광막함이 늘 내 마음을 압도했었다. 나이가 들면, 바뀌는 것이 많다.

인류는 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20세기 초엽에 분사 우주선을 이용해서 외계로 진출하는 방안을 처음 생각해낸 러시아 과학자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ksy)의 말대로,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다. 그러나 사람이 요람에 머물 수는 없다.” 어떤 장애가 가로막아도, 어떤 실패를 겪어도, 인류는 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숙명이다. 언젠가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대담하고 강인한 사람들은 외계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가 외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를 버리는 것이다. 지구 생태계는 태양 덕분에 생겨났고 생존한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원자력, 지열 및 달의 조석력을 빼놓으면 궁극적으로 태양에서 온다. 태양은 아주 오래되고 늘 그대로 있지만, 실은 태양도 유한한 존재다. 태양은 이미 나이가 든 별이다. 그래서 내부의 핵융합으로 생성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점점 속이 빌 것이다. 마침내 자체 중력이 임계치 아래로 줄어들면, 태양은 팽창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른바 적색 거성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는 타서 없어질 것이고 태양계는 생물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될 것이다. 그런 일은 아득한 세월 뒤에 나오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태양계를 떠나 다른 별로 이주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것이 지구 생태계에서 지배적 종으로 군림하는 인류에게 주어진 책무다.

물론 외계로 나아가는 일은 힘들다. 너무 힘들어서, 20세기 초엽까지만 해도 과학소설 속에서만 다루어졌다. 20세기 중엽에 인공위성들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우주여행은 현실적 사업이 되었다. 아직도 외계의 탐험엔 과학자와 과학소설가만이 관심을 보이지만, 외계로 나아가는 사업은 작은 이정표를 하나씩 세우고 있다. 멋지지만 현실성이 없었던 아이디어들이 점점 현실적으로 되어가고 더러 실현된다.

지구의 자전을 동력으로 쓰는 우주 승강기

대표적인 것은 우주 승강기(space elevator)다. 치올코프스키가 처음 제안한 이 방안은, 모든 혁명적 아이디어가 그러하듯, 어려운 문제를 간단한 방식으로 풀어서 근본적 향상을 약속한다. 지금 우주선들은 모두 로켓이다. 연료를 싣고 분사해서 이륙한다. 지구의 중력이 워낙 강하므로, 지구 ‘중력의 우물’에서 벗어나는 데 연료의 대부분이 쓰인다. 자연히 엄청난 비용이 든다. 우주선이 자주 폭발한다는 사실이 가리키는 것처럼, 무척 위험하기도 하다. 연료가 폭발하는 힘으로 추진력을 얻으니, 우주인들은 폭탄 위에 앉은 셈이다. 지구 중력에서 벗어나는 일에서 로켓에 의지하는 한, 우주 탐사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사업이 되어 발전할 수 없다. 우주 승강기는 이런 근본적 제약요인을 간단한 방식으로 우회한다.

지구 상공으로 높이 올라가서 3만5800㎞에 이르면, 물체가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지구를 선회하는 지구동기 궤도(geosynchronous orbit)가 나온다. 이런 궤도 가운데 적도에서 지구와 같은 방향으로 도는 것은 지구정지 궤도(geostationary orbit)라 불린다. 이 궤도에 뜬 물체는 지상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겐 늘 같은 지점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통신 위성은 바로 지구정지 궤도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만일 지구정지 궤도에 큰 인공위성을 띄우고 거기서 튼튼한 줄을 지상으로 내려 고정시키면, 물체들이 그 줄을 타고 오르내릴 수 있다. 우주로 올라가는 승강기가 되는 것이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 인공위성에서 바깥쪽으로 줄을 길게 뻗는다. 이 방안의 장점은 이내 눈에 들어온다. 먼저, 로켓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그리고 안전하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연속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 연료를 태워서 분사하지 않으므로, 환경 오염도 크게 줄어든다.

우주 승강기가 지닌 매력은 지구의 자전을 우주선의 동력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지구정지 궤도에서 풀린 물체는 지구 둘레를 돌게 된다. 지구정지 궤도 너머로 뻗은 줄을 따라 올라가면, 풀린 물체는 점점 멀리 갈 수 있다. 따라서 우주 승강기의 적절한 높이에서 발사되면, 우주선은 따로 연료를 쓰지 않더라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10만㎞에서 풀린 물체는 자신의 힘으로 소행성대까지 갈 수 있다.

우주 승강기는 지구 중력을 쉽게 벗어나도록 하고 추진력도 제공한다. 그래도 광막한 공간을 항해하는 우주선은 엄청난 양의 추진력을 갖추어야 한다. 화학 연료를 싣고서 분사하는 로켓은 실질적 방안이 되지 못한다. 연료를 얻기도 힘들지만, 연료를 실으면, 그것을 나르는 데 연료가 들어가서, 비효율적이다. 달이나 화성처럼 가까운 곳에 갈 때는 그 점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거리가 훨씬 길어지면, 로켓 우주선은 실용적일 수 없다.

그런 문제점을 지닌 로켓의 대안이 햇살돛(solar sail)이다. 돛에 햇살을 받아 항해하는 우주선이다. 햇살이 끊임없이 뒤에서 밀어주므로, 햇살돛은 끊임없이 가속된다. 그래서 먼 거리를 가는 데는 다른 우주선보다 훨씬 빠르다. 물론 햇살은 돈이 들지 않는다. 화학 연료를 만들어서 쓰는 방안에 따르는 환경 오염도 피할 수 있다.

햇살돛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케플러였다. 그는 혜성의 꼬리가 늘 태양의 반대쪽을 향한다는 사실에서 햇살이 바람과 같다고 생각했다. 1610년에 갈릴레오에게 쓴 편지에서, 그는 “하늘의 미풍에 맞는 배들이나 돛들을 마련하면, 그 허공까지도 용감하게 항해할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19세기 중엽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 전자기파에 관한 선구적 이론을 발표하자, 빛이 운동량을 지녀서 물체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맥스웰의 논문이 나오자, 위대한 과학소설가 베른(Jules Verne)은 빛이나 전기를 이용한 우주선이 나오리라고 예언했다. 마침내 1976년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는 핼리 혜성과의 만남을 위해서 햇살돛을 설계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엔 일본의 ‘JAXA’가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IKAROS’를 발사했다. 이 햇살돛은 금성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태양을 향해 항해하고 있다.

우리는 박테리아와 함께 외계로 간다

외계의 탐험은 1957년 10월 4일에 소련이 첫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이어 1961년 소련은 첫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쏘아 올렸다. 마침내 1969년 7월 20일 미국 NASA는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의 보고를 들었다. “휴스턴, 여기는 정적의 바다 기지. 독수리 호 착륙 (Huston, Tranquility Base here. The Eagle has landed.)” 암스트롱이 월면에 발을 디디며 한 말대로, 그것은 ‘인류의 거대한 발걸음(one giant step for mankind)’이었다.

이제 화성에선 탐사 로봇들이 부지런히 화성의 조건을 탐지해서 지구에 송신한다. 지구와 가깝고 모든 조건이 지구와 아주 비슷한 화성에 인류가 정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우리가 혼자 외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구 생태계와 함께 가는 것이다. 우리가 굳이 혼자 가려 해도, 우리는 혼자 갈 수 없다. 우리가 더불어 사는 박테리아들을 떼놓고 갈 수는 없다. 그리고 외계의 박테리아는 우리 도움 없이도 번창할 것이다. 화성처럼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한번 닿으면, 지구 생태계의 기본인 박테리아는 화성에서 번창하기 시작할 것이고 아주 짧은 시간에 화성을 덮을 것이다. 물론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생태계의 모든 종과 함께 나가려 애쓸 것이다. 우리 혼자 나간다면, 외계로의 진출은 그 뜻이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 빠르든 늦든, 태양계의 행성마다 지구 생태계가 재현될 것이다. 구체적 모습이야 서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구석마다 박테리아와 원생생물이 번창하고 햇살 바른 곳마다 푸른 식물이 하늘로 뻗고 곰팡이와 동물이 어우러져 자족한 체계를 이룰 것이다. 그것보다 벅찬 미래의 모습을 우리는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별로 향할 것이다. 인류가 이끄는 지구 생태계가 태양계에만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하긴 우리가 속한 은하계(Milky Way galaxy)에만 머물러야 할 이유도 없다. 과학소설 작품들이 그린 거대한 은하 제국(galactic empire)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77년에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계 밖으로의 여행에 올랐다. 이 작은 우주선들은 1979년에 목성 가까이 가서 탐사한 뒤 바깥쪽 행성들을 차례로 관찰하고 마침내 2013년에 태양계를 벗어나서 컴컴한 성간 공간으로 들어섰다.

물론 별들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서, 다른 별들로의 여행은 쉽지 않다. 아무리 빠른 우주선이 나오더라도 사람이 아득한 성간 공간을 건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엄청나게 큰 우주선에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면서 후손들이 목적지에 닿는 방안도 나왔다. 그런 세대 우주선(Generation Starship)은 멋진 생각이지만, 그렇게 큰 우주선을 움직일 동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늘을 바라보고 변경을 발견하라!

설령 많은 별에 인류가 정착하더라도 은하 제국이 나올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별들 사이의 거리가 워낙 멀어서, 정보 전달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얘기다. 정보 전달이 늦으면 사회의 응집력은 줄어든다. 태양계에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터우리는 4.3 광년 밖에 있고 바너즈 스타는 6.0 광년 밖에 있다. 10 광년 안쪽에 있는 별은 모두 7개뿐이다. 제국 한쪽에서 보내온 새로운 정보에 반응하는 데 여러해 걸리면, 제국의 응집력이 클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도,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 가능한 일로 될 수 있다. 생명의 끈질긴 힘에 대한 믿음이 큰 나로선 인류가 다른 별에 지구 생태계를 재현하리라는 데 선뜻 걸겠다. 은하 제국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지구에서 나온 생명이 외계로 뻗는 것을 막을 만한 요인은 아니다.

광막하고 영속적인 우주를 생각하기엔 우리 목숨이 너무 짧고 우리 마음이 너무 작다. 일상의 작은 일이 우리 마음을 붙잡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때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거기 진정한 변경이 있음을 자신에게 일깨워야 한다.

늦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들을 찾아가는 우리 후손들을 그려본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진화했을 그들에게 성원을 보낸다.

아, 은하제국!/ 하면/ 어느 땅 어느 가슴이 뻐근해지는가./ 은하들을 갈라놓은/ 아득한 공간/ 그 아득함을 생각하면/ 공간이 점점 늘어나/ 내 가슴 가득 채워 마침내/ 내 가슴이 터져/ 팽창하는 우주 공간에/ 내 아픈 살을 뿌릴 것 같아라./ 그래도 나는 꿈꾼다/ 외로운 우주선을 몰고서/ 석탄 부대 성운을 넘는 용감한 선장을/ 고고하게 무심한 외계 은하를 찾아가는/ 인류를 대변인을.

복거일(卜鉅一) - 1946년 충남 아산 출생. 1967년 서울대 상과대학 졸업. 1987년 소설 <비명을 찾아서> 발표. 이후 50여 권의 저술을 펴냄. 최근에는 소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와 6·25 전쟁사 <굳세어라 금순아를 모르는 이들을 위하여> 및 전기 <리지웨이, 대한민국을 구한 지휘관>이 있다.

조이스 진 - 연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4년 봄에 첫 전시회를 가졌고 4월부터 <동아일보>에 <세상의 발견>이란 제목으로 그림과 글을 연재 중이다. <그라운드 제로> <서정적 풍경 1,2>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들> 등의 책에 삽화를 그렸고 연극 <아, 나의 조국> 의 미술을 담당했다.

201512호 (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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