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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그림을 읽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예술 

몸을 그리고, 다듬고, 빚어내다 

정여울 문학평론가
순간의 몸짓과 표정에 생명을 주어 불멸의 예술로 승화… 자신의 절망적 상황조차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예술혼
우리가 인체에서 찬미하는 것은 단순히 그 아름다운 물질적 형태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입니다. 내부로부터 빛을 뿜어내는 듯이 보이는, 내면의 불꽃입니다. -오귀스트 로댕, 중에서

#1. 인간의 몸, 끝없이 경이로운 오브제

멀리 여행갈 때마다 그 지역의 박물관을 꼭 방문하는 나는, 가끔은 틀에 박힌 풍경화나 초상화에 식상해질 때가 있었다. 성경의 익숙한 테마를 반복하는 종교화들도 워낙 모든 박물관에 빠짐없이 소장되어 있어 엄청난 새로움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인간의 몸’을 형상화한 그림이나 조각들은 아무리 많이 보아도 질리지가 않았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완벽한 균형미를 추구한 작품들은 오히려 조금씩 세월의 흔적에 따라 부서지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인해 신비로운 감동을 준다. ‘완벽하지 못한 현재’의 모습으로 오히려 ‘한때 완벽했을 그 몸의 실루엣’을 상상하게 만듦으로써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시간의 간극을 경험하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로댕이나 드가의 인체 조각상들은 인간의 움직임에 무한한 호기심을 느꼈던 작가들의 끝없는 열정을 환기시킨다. 때로는 일그러진 얼굴로 참혹한 고통을 표현하는 모습들, 때로는 찰나의 아름다운 춤사위로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잠시나마 붙잡으려는 듯한 여인의 모습들은 언제 봐도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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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호 (20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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