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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제1부 광복) 

제3장 - [1] 선전포고 

복거일(卜鉅一) / 조이스 진
포성이 울렸다. 일본군의 발톱이 진주를 움켜쥐었다. 전쟁은 시작됐다. 늘 그랬듯 일본의 전략은 은밀하고 야비했다. ‘공격 후 전쟁선포’는 이미 여러 차례 일본에 승리를 안겨준 필승전략이었다. 이승만이 [일본내막기]와 [청일전기]에서 예상한 그대로였다. 워싱턴은 루스벨트 행정부를 중심으로 본격 전시체제로 접어들었다. 짙은 포연이 태평양을 뒤덮는 건 시간문제였다.
워싱턴 시간 1941년 12월 7일 1300시. 녹스 해군장관은 국무부에서 자기 사무실로 돌아왔다. 국방 관련 장관들인 국무장관, 전쟁장관 및 해군장관의 협의는 진지했지만 새로운 얘기들은 드물었다. 일본 외상이 주미 일본대사에게 보낸 전문의 “7일 1300시에 일본 정부의 답변을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하라”는 대목이 세 장관 모두 마음에 걸렸지만, 아직 일본군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녹스 장관이 돌아오자, 해군 작전사령관 스타크 대장과 전쟁계획부장 리치먼드 켈리 터너 소장이 그의 사무실로 왔다. 바로 일본 해군의 움직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구체적 자료들을 살피기 위해 그들은 녹스의 보좌관 존 딜런 해병 소령의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들이 딜런의 책상에 놓인 서류를 검토하는데, 해군 중령 하나가 급히 들어와서 전문을 전달했다.

그들은 함께 그 전문을 들여다보았다. 전문은 간단했다: “적 공습, 펄 하버. 이것은 훈련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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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호 (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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