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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제언] 미군의 전술핵무기 한·미 공동 운영하자 

‘재래식 정밀타격→ 전술핵무기 사용→ 핵우산 가동’ 방식의 3단계 전략으로 개선해야… 적 지휘부 벙커 초토화하는 B61-mod 1을 -F15K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도 필요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kimseok@joongang.co.kr

▎지난해 11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 (SCM) 참석차 방한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의장대 사열 차량에 탑승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이 머지않은 시기에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을 두고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를 지냈던 정몽준 전 의원은 “핵은 핵으로 상호 억지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핵을 포기시키지 못한다면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 보수론자들의 핵무장론과 핵주권론은 일부 국민 사이에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주한미군 철수와 한국의 핵무장 허용 등을 언급해 대북 핵정책 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되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무역과 해외 에너지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서 자동적으로 탈퇴하게 된다. 그럴 경우 원자력발전소에 필요한 핵연료 수입이 차단된다. 당연히 원자력발전에 결정적인 어려움이 생긴다. 국내 전기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중단되면 경제는 거의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핵 대 핵’이란 공식으로 대북 핵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남북한이 ‘핵 대 핵’ 대결로 치닫기에 앞서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한·미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북핵 위협을 재점검해보고 가능한 대응방안을 찾아본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함경북도 풍계리 만탑산의 동쪽 갱도에서 1차 핵실험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6일 풍계리 핵시설에서 3㎞ 떨어진 만탑산 정상 아래에 구축된 갱도에서 4차 핵실험까지 실시했다. 북한은 지난 5월9일 종료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로 5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중국 등 국제적인 압력 등으로 5차 핵실험을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실시한 4차례의 핵 실험은 폭발 규모가 기상청 평가기준으로 3.9∼4.9 킬로톤(㏏=다이너마이트 1000t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폭발 규모) 정도로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4차 핵실험 직후 북한은 수소탄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핵은 곧 다가올 위협


▎북한 노동신문은 올 3월,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살펴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핵폭발 장치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첨가해 핵 폭발력을 증가시킨 증폭핵분열탄으로 보고 있다. 폭발 규모 4.8㏏은 증폭핵분열탄의 폭발력으로 보기에도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핵폭발장치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폭발 장치를 이용한 핵실험은 일부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는 탄도 미사일의 탄두에 장착해서 발사할 수 있는 소형화 단계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북한은 몇 번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및 비행시험을 거쳐 수년 안에 핵탄두 소형화를 달성할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는 예상한다. 북한도 이번 노동당 대회에서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재선포해 핵 보유를 북한의 근본 시책으로 삼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운영하는 군사안보전문 사이트인 ‘38 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까지 저·중·고 등 세 가지의 시나리오에 따라 핵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중·고 수준은 핵탄두 20발, 50발, 100발 등으로 시나리오를 분류한 것이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북한이 중·고 수준인 50발 또는 100발 규모의 핵무기를 갖게 되면 통제불능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여러 곳에 숨겨두기 때문에 아군이 동시에 제거하기가 곤란하다. 또 북한이 먼저 핵으로 공격한 뒤 한미연합군 등으로부터 반격을 받더라도 다시 2차, 3차 핵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중·고 시나리오의 핵전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국제적 압력과 제재를 불사하고 더 많은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면 당장 대한민국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마치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할 듯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압적으로 협박해올 가능성이 크다. 핵무기를 갖고 있으면 절대로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기 때문에 북한의 행동은 더욱 제어하기가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때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하고 있다. 핵우산은 북한이 핵무기 또는 화학·생물학 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할 때 핵무기로 북한을 응징하는 것이다.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한 북한이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란 게 지금까지의 판단이다.

양국은 또 북한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지전략과 맞춤형 억제전략을 정립해 현재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확장 억지전략은 핵우산 외에 재래식 정밀타격무기와 지휘통제체계로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나아가 맞춤형 억제전략은 확장억지전략을 북한의 위협 수준과 방법, 한반도 상황을 등을 감안해 맞춤형으로 북한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한·미는 확장억지전략과 맞춤형 억지전략을 통해 북한의 핵 도발을 억지할 계획이다.

한국은 또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대응에 킬체인(Ki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킬체인은 북한 지역에서 핵 등 대량살상무기를 대한민국을 향해 발사하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미리 파괴하는 작전이다. KAMD는 킬체인에 의해 미처 제거되지 않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뒤 우리 상공에서 요격해 파괴하는 계획이다. 사실상 유사시에 작동되는 킬체인에는 국산 탄도미사일 현무Ⅱ와 순항미사일 현무Ⅲ는 물론 2019년부터 도입될 F-35 전투기 등이 투입된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유사시 북한의 상공으로 몰래 침투해 발사를 위해 지상에서 배치 중인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견 즉시 파괴할 수 있다.

핵우산의 작동 가능성+확장억제 전략


▎최대 사거리 1만2000㎞로 추정되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KAMD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어체계다. 우리 군은 현재 Pac-2급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탄도미사일을 직접 부딪혀 파괴하는 ‘Hit-To-Kill’ 방식의 Pac-3 미사일이 도입된다. 그러나 패트리어트는 요격 고도가 15∼20㎞ 이내여서 스커드C 정도까지만 요격이 가능하다. 스커드ER급이나 노동 미사일은 속도가 빨라 요격에 한계가 있다. 사거리도 짧아 지역적으로 제한이 있다. 이와 함께 한국군 자체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M-SAM과 L-SAM을 개발 중이다. M-SAM은 패트리어트 수준이다. 개발에 착수하지는 않았지만 L-SAM은 40㎞ 이상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으며, 1단계 개발이 끝나면 곧바로 고도 70∼100㎞까지도 요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주한미군은 현재 주요 기지에 배치돼 있는 Pac-3 미사일을 보강하기 위해 종말단계 고층방어용인 사드(THAAD) 미사일 배치를 한국 정부와 검토 중이다.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북한 탄도미사일을 상층단계와 하층단계에서 두 번 요격할 수 있고 요격 범위도 매우 넓어진다. 사드의 요격범위는 사방 150㎞ 이상이어서 강원도 원주에 배치할 경우 동해안에서 서해안까지 전체를 요격 범위에 넣을 수 있다. 한·미가 이처럼 북한의 핵탄두가 결합된 탄도미사일을 제거 또는 요격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확보해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방어를 효과적으로 하더라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 또는 제거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미 당국이 마련한 것이 핵우산이다. 미국은 냉전시대 때부터 한반도 방어를 위해 대한민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선언을 계속해왔다. 다른 나라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로 한국에 공격하면 미국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핵우산을 가동해 핵무기로 도발한 적을 응징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들어서부터 핵무기에 재래식 정밀타격무기까지 포함한 것을 핵우산이라고 재정의하고 있다.

순수한 핵우산은 냉전 이후 그 실효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핵우산을 구성하는 3대 지주,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B-52 등 전략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핵탄두 장착 공대지 미사일(ALCM) 등은 폭발 규모가 너무나 크다는 게 부담이다. ICBM이나 SLBM의 핵탄두는 과거 냉전 때는 메가톤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00∼150㏏ 폭발 규모의 수소폭탄으로 제작됐다. B-52에 발사되는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AGM-86)에도 최대 150㏏까지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이 장착돼 있다. 2차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가 13㏏이고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맨이 20㏏이었던 데 비하면 폭발력이 5∼7배 수준이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 상황을 돌이켜볼 때 미국이 핵우산을 작동하면 웬만한 도시 하나는 없어진다는 얘기다. 태평양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두 발의 원자폭탄에 의해 24만 명이 사망했다.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인류 최초로 핵무기를 사용한 것과 관련,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그는 71년 전에 발생한 일이지만 원폭 희생자들에게 사과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는 실제 핵우산의 사용에 대해선 누구든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로 공격했을 때 미국 정부가 과연 핵우산을 가동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과거 개념의)핵우산은 실제도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재래식 정밀타격무기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핵우산 작동을 두고 망설일 때 북한이 ICBM 개발까지 성공했을 경우는 더 심각하다. 북한이 미국과 일본을 핵으로 공격하겠다면서 양국의 국민을 협박할 경우, 미·일 조야에서 한반도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생길 수도 있다. 그 결과 미·일 내부의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력이 갈팡질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한국의 운명에 대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핵우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의 핵우산이, 과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는 전략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우산의 실효성을 심리적, 전략적으로 역이용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전술핵무기에 대한 공동 운영권


▎올해 6월 미국 해군의 핵잠수함 ‘미시시피함’(7800t급·SSN-782)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해 있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동의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에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사용이 임박할 경우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재래식 정밀타격 수단에 더하여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북대서양기구(NATO)에서 나토군과 미군이 함께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수준으로 한미연합군도 대북 핵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 폭발력이 너무 큰 핵우산의 핵무기를 곧바로 사용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재래식 정밀타격→전술핵무기 사용→ 핵우산 가동’ 방식의 3단계 전략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나토군 가운데 벨기에·네덜란드·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에, 독일·이탈리아 공군의 토네이도 전투기에 전술핵폭탄 B61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현재 나토 공군은 B61-mod 3, 4, 10, 11 등이 장착하도록 돼 있다. 평시에는 전술핵무기를 미군이 관리한다. 미 국방부는 B61 수명연장계획(LEP: Life Extension Program)에 따라 B61 고형 모델을 단계적으로 최신형인 B61-mod 12로 교체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B61-mod 12를 나토군 전투기에 장착해서 작전할 수 있도록 2015년 예산에 1억5400만 달러를 반영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B61-mod 12를 미 공군의 F-15E, F-16, B-2A 스텔스 폭격기를 비롯, F-35A 스텔스 전투기에도 장착해서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한국군에도 나토군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유럽에 실전 배치돼 있는 B61-mod 11 벙커버스터형 전술핵무기를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B61-mod 12가 개발되면 우리 공군 전투기에 장착해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B61-mod 11은 전투기에서 투하하면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폭발한다. 마하 2의 속도로 지상 15m 고도에서도 투하할 수 있다. B61-mod 11의 개량형인 B61-mod 12는 공군에서 사용하는 합동직격탄(JDAM)의 유도기술을 활용해 정확도 30m 이내로 표적을 맞힐 수 있고 mod 11보다 더 깊이 땅속을 파고 들어가 폭발한다. 폭발 규모는 표적 대상에 따라 0.3㏏, 5㏏, 10㏏, 50㏏ 등으로 조정할 수 있다. 낙진이 많지 않아 지상 오염이 매우 적어서 전술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북한군의 지휘 벙커가 민간인이 드문 깊은 산속에 있을 경우에는 낙진에 의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유사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라는 것이다.


▎미군이 2013년 9월 하와이 인근 섬에서 실시한 사드의 요격용 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B61-mod 12는 땅속으로 침투해서 터질 경우 충격효과는 더 커진다. mod 12의 50㏏급 핵폭탄으로 북한의 벙커가 있는 곳을 공격하면 지하에서 벙커에 미치는 충격은 대기 중에서 1.25Mt(메가톤=TNT 백만 톤 폭발량)과 같은 효과여서 북한군의 지휘부 벙커는 반드시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과 B61 계열 전술핵무기를 우리 군과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강력한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미 국방부는 B61-mod 12를 400발 생산할 계획이며 2017년까지 F-35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B61 계획에 맞춰 우선 공군 전투기 가운데 F-15K와 2018년 말부터 도입될 F-35A에 B61 계열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부터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시엔 갑자기 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 B61-mod 11을 우선 F-15K 등 공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전투기에 탑재할 필요가 있다. 2차적으로 F-35A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소프트웨어 예산을 추가로 반영해 B61-mod 12를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 공군이 도입할 스텔스 전투기인 F-35A에 B61-mod 12를 장착하면 유사시 북한군이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게 북한 상공에 침투해 언제든지 북한군 지휘부가 있는 지하 벙커를 공격해 파괴할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 B61 계열 전술핵무기를 한국 공군 전투기에 장착해 실전에 운영하는 문제는 한·미가 공동으로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해서 뒷짐을 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B61 계열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반입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한국은 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했기 때문에 평시에는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두지 않는 게 명분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평시에 한국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만 준비만 해두고 전술핵무기는 해외에서 미군이 관리하는 방식이다. 유사시에만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른 결정에 의해 한반도에 반입해도 문제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북한 핵위협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알려야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은 2013년, 육군 제50보병사단 칠곡대대와 미군 캠프캐럴 3개 대대 장병 250여 명이 경북 칠곡군에서 행군 훈련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B61 계열 전술핵무기를 한·미 공군이 공동으로 운영키로 합의하면 대외 공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B61 계열 전술핵무기에 의해 반드시 제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함부로 사용하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갖지 못하게 해야 한·미의 대북 맞춤형억지전략에 힘이 실린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위협을 우리 국민에게 분명하게 알릴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 북한의 핵위협이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북한 핵을 인정하지 않지만 유사시에는 대피하는 행동요령은 평소 알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우리 국민에게 직접 사용하는 상황은 막아야겠지만 혹시라도 사용하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하는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폭발 시 직접 노출되지 않고 지하에 대피만 해도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대형 아파트들이 즐비하고 지하 주차장은 생각보다 견고하다는 점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머지않아 다가올 북한의 핵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부담보다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조치가 우선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 필자는 중앙일보 군사전문기자 출신으로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년 11월~2016년 1월, 5년 3개월)을 지냈다. 남북관계, 무기체계, 세계 안보 이슈 등을 주로 다룬다.

201607호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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