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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경쟁 사라지고 공감이 경쟁력 되는 디지털 세상 

 

유길용 기자

산업화 시대와 디지털 혁명 시대를 가르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익을 좇을 것이냐, 가치를 추구할 것이냐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달리는 자동차가 차로를 변경할 때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옆에서 달리는 차량의 앞으로 끼어들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남들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에겐 이익이 될지 모르나, 이는 교통체증의 원인이 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방해한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인공지능이 차를 모는 디지털 혁명 시대라면 어떨까? 인공지능이 통제하는 교통 체계의 최대 목표는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옆에서 달리는 차의 뒤를 좇아 차로를 변경해야 한다. 그래야 체증을 유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이 유지될 테니 말이다. 이것은 도로 생태계 전체의 가치를 창출해낸다.

경쟁을 통해 승자 위주로 이익이 분배되는 산업화 시대와 달리 디지털 혁명 시대는 ‘공감’이 절대적 필요조건일 수밖에 없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디지털 혁명 시대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디지털 혁명 사용설명서]는 어떻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생각의 전환이 몰고 올 변화상을 현재 진행 중인 현상들을 예로 들며 독자들을 디지털 혁명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KBS 교양 PD로 30년 넘게 방송 현장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를 체험했다. KBS 혁신추진단장으로 방송의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 저자는 “산업화 시대에는 주종관계에 입각한 ‘파트너십’이 중요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연결에 의한 대등한 관계인 ‘피어십’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혁명의 본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듯하다.

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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