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량한 울음 소리 빗대 나라 잃은 슬픔 노래몸 빛깔은 흰색이면서 약간 분홍빛이 돌고 눈 주위와 턱밑에는 붉은색 피부가 드러나 있다. 가슴·배·옆구리는 흰색이고 다리는 짧은 편이며 적갈색이다.따오기는 습지와 탁 트인 낮은 평지의 물가에 서식한다. 낮에는 습지와 논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밤에는 부근의 대나무나 소나무 숲으로 이동해 잠을 잔다. 번식기에는 암수한 쌍이 함께 행동하지만 보통 때는 10여 마리가 작은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논이나 늪 혹은 갯가나 물가에서 작은 민물고기·개구리·게·우렁이·올챙이·조개·수서곤충 등을 먹으며 때로는 식물도 섭취한다. 경계심이 강해 사람이 나타나면 잽싸게 날아가 버린다. 날 때는 목과 다리를 앞뒤로 쭉 뻗으며 백로나 왜가리보다 날개를 덜 펄럭이면서 직선적으로 날고 활강하거나 원을 그리며 날기도 한다.산란기는 4월 상순에서 5월 중순이며 5~6m 높이의 밤나무나 참나무 등 활엽수의 큰 가지에 마른 덩굴이나 자잘한 나뭇가지로 접시 모양의 둥지를 튼다. 알을 낳을 자리에는 이끼와 낙엽을 깐다. 따오기는 한 번에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연한 청록색 바탕에 갈색의 작은 반점이 있으며 군데군데 암갈색의 구름 모양의 무늬가 있다. 포란 기간은 약 1개월이며 육추(育雛:알에서 깐 새끼를 기름) 기간도 1개 월이다. 부화한 새끼는 회색 솜털로 덮여 있으며 어미는 동물성 먹이를 삼켜두었다가 토해서 새끼에게 먹여준다.따오기는 1979년에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남획, 환경오염과 먹이 부족, 습지와 산림의 급격한 감소 등이 멸종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일본에서도 모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1981년 중국 산시성에서 7마리가 발견됐다. 이후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먼저 중국에서 따오기 인공 번식에 성공해 약 1000마리로 개체 수를 증가시켰으며 일본도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따오기는 일본과 연관이 깊다. 머리의 붉은 색과 하얀색 깃털이 마치 일본 국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따오기의 학명(Nipponia nippon )과 보편적으로 쓰는 영어명칭 ‘Japanese crested(도가머리를 가진) ibis(따오기)’에 일본이 들어간 것은 일본산 따오기가 처음으로 세계 학계에 알려졌기 때문이다.우리 정부는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에 복원센터를 세우고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2마리를 도입해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4마리였던 따오기는 복원·증식 연구를 통해 현재는 120마리를 방사해 그중 90마리가 생존해있다고 한다. 따오기 만세!복원센터는 따오기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자연 방사 전에 비행 훈련, 대인·대물 적응 훈련, 먹이 섭취 훈련, 울음소리 적응 훈련 등을 진행한 다음 자연으로 내보낸다. 또한 ‘연방사(軟放飼, soft release)’ 방식으로 야생 적응 훈련장의 출입문을 개방해 놓아 따오기가 야생과 훈련장을 오가다가 스스로 자연으로 나가도록 유도한다.
※ 권오길 - 1940년 경남 산청 출생. 진주고, 서울대 생물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수도여중고·경기고·서울사대부고 교사를 거쳐 강원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5년 정년 퇴임했다. 현재 강원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 간행물윤리상 저작상,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등을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꿈꾸는 달팽이] [인체기행] [달과 팽이] [흙에도 뭇 생명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