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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중국, 한복 야욕의 오랜 흑역사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 中 올림픽 개막식 한복 등장, ‘한푸 기원설’ 더해져 일파만파
■ 문화평론가 “한복 공정 봐온 우리 국민, 민감할 수밖에 없어”


▎2월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대표 가운데 한명으로 등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분홍색 치마, 흰색 저고리를 입은 이 공연자는 2월 4일 열린 개회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 퍼포먼스를 펼쳤다. 함께 오성홍기를 전달한 공연자들이 모두 중국 소수민족이라는 점에서 한복을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조선족의 대표 복식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중국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한복을) 등장시켰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지금까지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치이에서 제작한 드라마 ‘소주차만행’에서 중국 시녀가 한복으로 추정되는 의상을 입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도 비슷한 논란

한복 공정은 중국 ‘문화공정’의 갈래 중 하나로 우리 고유의 한복이 중국의 것, 내지는 중국 의복으로부터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복(韓服)의 ‘한푸(漢服) 기원설’이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에는 “한복은 한푸에서 기원했다”고 나오며, 2020년 2월 방영한 중국 사극 드라마 [소주차만행(少主且慢行)]에서는 시녀 역할 배우들이 한복과 유사한 차림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공개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도 한복과 상모돌리기가 등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의 한복 공정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08년 중국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해 지금과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또 적지 않은 수의 중국 네티즌이 SNS에서 “한국이 한복을 훔쳐 갔다”는 식의 왜곡을 일삼고 있다. 최근 국내 여론은 중국의 이러한 행태에 더욱 분노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중국의 문화공정 시도가 없었다면 (올림픽에서 한복이 등장한 사건이) 이만큼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화공정은 중국의 일부 네티즌이 주장하는 수준을 넘어 중국 정부 등 다양한 조직에서 체계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불안감과 반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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