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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 경력?, 유효기간 한참 지났다”아울러 ‘민주 대 반민주’의 낡은 프레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민주화운동 경력, 민주주의에 대한 적극성을 보수정치권을 상대하는 경쟁력으로 삼고 있었으나,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인 상식이 된 지 오래라서 정치적 경쟁력이나 차별성은 이미 상실돼 버렸다. 유효기간이 지난 지 한참 됐는데도 관성에 빠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태, 몰염치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민주당의 국가 운영능력 부족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충분히 보여줬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고 해놓고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해서 결국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최하층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반면 고용이 안정된 공공분야나 대기업 노동자의 이익은 너무 잘 지켜졌다. 민주당 대선 패배의 주요인이었던 부동산정책 실패도 거의 미스터리 수준이다. 당시 유동성 증가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세계적 현상이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유포해 불신과 오명을 자초했다.민주당은 여전히 도덕적이고 민주적이라는 몽상에서 깨어나 자신의 실제 모습을 직시하고 겉과 속이 다른 낡은 경쟁력이 아닌 새로운 정치적 경쟁 요소와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중경제론’에 있는 “경제정책에 대한 나의 대안은 ‘시장기능에의 의존’을 기본원칙으로 한다”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유럽만 하더라도 오래전에 시장경제를 적극 수용한 중도 내지 실용 좌파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한편 나는 최근 민주당의 극단적 반일 폭주를 매우 우려하고 있는데, 일본문화 개방과 한·일 협력을 중시한 DJ의 노선을 들여다보기 바란다.정당은 뜻을 같이하는 집단이라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선당후사’는 말로만 있을 뿐 아무리 당이 위기에 처해도 자기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한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절망하고 떠나게 하여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 된 조국이 총선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대통령이 있는 여당과 달리 특히 야당은 원심력이 클 수가 있는데, 결국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의 리더십으로 개별적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당의 혁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시장기능 강조했던 DJ에서 길 찾아야그런데 민주당은 과연 대표부터 당 전체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변화를 추구할 리더십을 발휘할지 의심스럽다. 이재명 대표가 이중삼중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서 역대 가장 취약한 리더십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 후 무리를 해가며 국회의원으로 나서고 대표까지 된 일련의 과정을 과연 당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역시 대표의 도덕적 권위 취약으로 인해 당내 부패 스캔들에 대해서 제때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리더십 교체가 선결돼야 한다.민주당은 이른바 개딸 같은 열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서 정치인들이 이들에게 아부해야만 정치적 생존이 가능하게 돼 버렸다. 그런데 이 극성 지지층은 정치적 유불리의 판단이나 유연성 발휘와는 거리가 멀고 오로지 반대 정파에 대한 적대감 같은 흑백논리의 세상에 살고 있다. 내년 총선거 등 공직 선거에서 현재 50%가 보장된 당원 참여 비중을 대폭 낮춰 극렬 지지층의 영향력을 줄이지 않으면 정치적 기반은 협소화될 것이고, 정치적 유연성 발휘는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들이 이들의 빗나간 열정에 편승해 생존하는 끔찍한 불의가 펼쳐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김대중의 길, 즉 시장기능에의 의존, 한·미 동맹에 기반한 외교 노선, 일본과 협력관계 증진이라는 김대중의 길을 다시 찾아가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다.- 함운경 네모선장 대표 nemo88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