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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연구 | 신인 웹툰작가로 산다는 것 - 길은 많아졌지만 여전히 좁고 험난하다 

도제식 문하생 과정보다 네이버·다음이 신인작가 등용문으로 각광받는 세태… 800대 1 경쟁률 정식연재 따내도 한 달 소득 100만원 남짓한 ‘가시밭길’ 

송락규 월간중앙 인턴기자

▎30대에 만화가의 꿈을 이룬 <노네임드>의 문지현 작가. 그의 하루는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스토리 구성, 스케치 및 채색 작업으로 가득 차 있다. 쉬는 날은 토요일이 유일하다. / 사진제공·문지현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바뀐다. 한때는 대세였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것들에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다. 만화계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동네마다 호황을 누리던 만화방은 외환위기 이후 점점 사양길에 들어 섰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때 묻혀가며 돌려보던 만화책의 인기도 어느새 시들해졌다.

그렇게 추억 저편으로 밀려난 만화책의 빈자리는 웹툰이 차지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태동하기 시작한 웹툰(webtoon)은 스마트폰이 주도한 모바일 혁명을 거치며 완전히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웹툰시장 규모는 29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생>처럼 웹툰을 원작으로 한 2차 창작물까지 감안한다면 웹툰이 문화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말 그대로 웹툰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시대가 달라지니 구성원도 바뀌었다. 새로 등장한 웹툰작가는 기존의 만화가와 작업방식, 소득수준, 인지도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데뷔하기 까지의 과정도 판이하다. 과거에는 유명 만화가 스승 밑에서 도제식 수업을 거치는 것이 만화가가 되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네이버 ‘베스트도전’과 다음 ‘웹툰리그’ 등을 통해 웹툰 운영자와 독자들의 인정을 받으면 누구나 웹툰작가가 될 수 있다. 가끔씩 열리는 온라인 만화 공모전을 통해 입선하는 길도 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있다. 한 사람의 만화가·웹툰작가로 인정받기까지의 길이 험난하고, 설사 데뷔하더라도 그것이 물질적 풍요를 담보 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스타 작가는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웹툰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도전’에서 활동한 작가는 14만 명에 이르고, 이 중 175명이 네이버 웹툰 작가로 등단했다.(2014년 6월 기준) / 자료제공·네이버
문지현(36) 씨는 현재 네이버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웹툰 <노네임드>를 연재하고 있다. 문씨는 순천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98학번으로 고교 시절부터 만화가를 꿈꿨다. 2004년 대학 졸업 후 문씨의 첫 직장은 출판만화 회사였다. 그는 교과서나 학습지에 필요한 만화를 그리는 일을 했다. 그러나 출판시장의 하락세로 학습지 만화의 인기는 곧 시들해졌고 문씨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씨가 새로 선택한 직장은 광주광역시에 있는 3D 애니메이션 회사였다. 2007년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만든 TV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응은 미지근했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경영난에 처한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다. 문씨는 “사람일이 이렇게도 안 풀릴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두 차례의 회사생활을 거치고 나니 문씨의 나이도 벌써 30대 초반에 들어섰다. 계속 만화를 그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들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결국 그는 안산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여동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후 문씨는 여동생의 집에 얹혀 살며 본격적으로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과거 일했던 출판만화 회사에서 학습지 만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 생활비에도 턱없이 모자란 15만~60만원에 불과했다.

“힘들어도 일부러 다른 아르바이트는 쳐다보지도 않았죠. 다른 일을 하게 되면 만화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서요. 하지만 동생이 매일 힘들게 일하는 걸보니 생활비를 더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눈치 빠른 동생이 대뜸 그러지 말라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만화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나무라는 것 같았죠. 하루에 평균 (웹툰) 작업 시간이 14시간 정도였는데 아마 다른 일을 했더라면 만화 그리는 일에 집중할 수 없었을 거예요. 동생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쯤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문씨는 2011년 네이버 ‘베스트도전’을 통해 정식연재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만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지 8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정식연재를 통보받았던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추석 연휴 때 우울한 마음으로 고향 집에 내려가는 길에 연락을 받았어요. 가족들에게 연재 소식을 알렸는데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좋아요. 그제야 진짜 만화가가 됐다는 걸 실감했어요.”

네이버 ‘베스트도전’에 올라오는 수많은 웹툰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작가는 800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 문씨가 무려 800대 1의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장르의 특이성을 꼽았다. 일상의 이야기나 로맨스 혹은 학원물이 대세인 웹툰 시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미스터리 스릴러물이었기 때문에 연재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아마도 제 작품의 ‘다름’에 주목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기존 작품들과는 뭔가 다른 작품, 달리 말하면 개성이 뚜렷했기 때문에 정식연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과거에 비해 웹툰작가로 가는 길이 다양해졌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많은 지망생이 유명 만화가의 문하생 생활을 거친다. 이들은 문하생 경험이 웹툰작가로 데뷔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청 옆 만화창작스튜디오에서 만난 설이(필명)와 윤성원 씨의 경우도 그랬다. 두 사람은 2월 <뷰티풀 군바리>로 데뷔해, 정식 웹툰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동기였던 두 사람은 졸업한 후 1년여 동안 문하생 생활을 거쳤다. 설이는 “만화라는 장르 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 스토리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터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윤씨는 “끈기를 기를 수 있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당장 데뷔하는 것 보다 내공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그림체를 완성하고 작가 정신을 가져야만 만화를 오랫동안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사람은 2013년 8월부터 짝을 이뤄 공동작업을 해왔다. 작품의 아이디어는 스토리작가인 설이가 처음 생각해냈다. 모든 여자가 의무적으로 군대에 간다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각각의 에피소드에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그는 기가 센 여자들을 일부러 찾아서 만나러 다녔다. 일종의 취재 과정이었던 셈이다. 여군, 체대생, 간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어투나 행동 등을 세세히 기록해뒀다. 취재를 통해 기록한 것들이 하나 둘 모여 스토리를 짤 때 디테일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두 사람이 심혈의 노력을 기울여 완성한 <뷰티풀 군바리>는 22회 만에 네이버 정식연재라는 결실을 보았다. 지난해 12월 31일의 일이었다. 이 대목에서 설이와 윤씨의 목소리가 커졌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죠. 사실 22주 동안 작품을 연재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사실인데, 그 소식을 듣고는 신기하게도 피로가 눈 녹듯 풀리더라고요.”

이들의 화실에서 함께 만난 김양수(29)·현태민(28) 씨도 문하생 생활을 거쳤다. 각각 허영만·김영오 작가 아래서 수업을 받았다는 두 사람은 자신들의 문하생 생활을 들려주었다.

“대학에서는 배우고 싶은 과목만 골라 들을 수 있지만 문하생은 그런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주어진 작업을 군말 없이 기한 안에 끝내야만 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역설적으로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가리지 않고 한다는 점이 문하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웹툰작가, 꼭 대학 가야 가능하나요?”


▎화실에서 작업 중인 신인 만화가들. 이들은 만화가가 되려면 꼭 문하생부터 시작할 것을 추천했다. 왼쪽부터 설이, 윤성원, 김양수, 현태민.
전국 대학 중 만화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은 전문대를 포함해 80여 개가 넘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웹툰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올해 각 대학 만화학과의 경쟁률이 치솟았다. 상명대 만화학과는 2014학년도 입시에서 69명 모집에 365명이 지원한 데 이어 2015학년도에는 67명 모집에 86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두 배 이상 올랐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한 경험이 있어야만 만화가의 길을 걷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김양수 씨는 “졸업을 앞둔 만화학과 학생들이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문하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기성 만화가들은 인력이 필요할 경우 구인 공고를 내는데, 이런 경우 만화와 관련한 별다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문하생이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만화책에서 웹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생긴 현상이다.

실제로 만화창작의 경험이 없어서 오히려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감성으로 승부하는 작가들이 호평을 받는 경우도 있다. 레진코믹스에서 <죽어도 숨은 쉰다>를 연재 중인 이준표(24) 씨가 그런 경우다.

이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만화와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다. 그저 웹툰 보는 것을 즐기던 평범한 대학생 이씨에게 창작 욕구가 생긴 것은 군 전역 이후였다. 처음엔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이내 한계에 부딪쳤다. 머릿속에서 표현하고 싶은 개념을 글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평소 즐겨보던 웹툰이었다. 웹툰 보기를 좋아했지 그리기 경험은 전무했던 그는 평소 즐겨 보았던 하일권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큰 기대 없이 보낸 이메일이었는데 예상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일단 한 번 와보실래요.”

처음 작업실에 방문하던 날, 이씨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만화를 그릴 줄 모르는 문하생을 설마 받아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스승은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제자를 단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다. 하 작가는 이씨에게 “그리고 싶은 만화가 있으면 네 마음대로 그려보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 완성된 만화는 당연하게도 엉망진창이었다. 그럼에도 하 작가는 이씨의 서투른 그림체를 지적하지 않고 잘한 점을 칭찬해주었다. 이씨는 간간이 스승의 작업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만화를 배워나갔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그는 정식작가로 데뷔할 기회를 얻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사례라 생각해요. 대부분의 웹툰작가는 만화과 출신이잖아요. 4년 동안 학교에서 만화를 배우고, 2년 동안 추가로 준비해서 데뷔하기도 빠듯하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1년 만에 꿈을 이뤄냈으니 믿기지가 않죠.”

처음 네이버 ‘베스트도전’에 작품을 올릴 때에도 이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죽은 이들을 재판을 통해 잠시나마 이승으로 돌려보낸다는 독특한 스토리에 독자들이 열광했다. 이씨의 작품은 8회 만에 상위권에 올랐고 하루 평균 10만 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 출판사로부터 단행본 출간 제의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씨는 이 출판사의 지원에 힘입어 레진코믹스와 정식연재 계약을 맺었다. 용기 있게 첫걸음을 내딛지 않았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결과다.

만화 작가의 월 평균소득은 130만원


▎부천시 만화창작 스튜디오에 입주한 만화가들의 공동 작업실. 웹툰작가들은 이곳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생활하며 만화를 그린다. / 사진제공·설이
7800만원. 지난해 네이버가 밝힌 최고 인기 작가의 월 수입이다. 사람들이 좁고 험한 웹툰작가의 길을 선택하는 동기가 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그러나 웹툰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기는 극소수의 인기 작가에게 해당되는 일일 뿐, 거개는 일반 직장인에 못 미치는 열악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스타 작가들의 성공신화는 그들에게는 ‘신화’에 가깝다는 얘기다.

국내 3대 만화포털사이트 네이버·다음·레진코믹스의 경우 신인작가에게 지급되는 원고료는 한 달에 150만원 안팎이다. 물론 원고료가 고정된 것은 아니다. 3개월마다 별점, 조회 수, 독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고료를 새로 책정한다. 여기에 웹툰작가들은 캐릭터 상품, 2차 창작물 등을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차정윤 네이버 웹툰 홍보담당과장은 “웹툰작가의 수익 확대를 위해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PPS 프로그램은 웹툰 페이지 내에 광고는 물론 웹툰 관련 캐릭터 상품이나 유료 콘텐트를 사용자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창작자는 원고료 외의 부수적인 수익을 제공받을 수 있다. 황혜정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파트 매니저는 “다음 웹툰은 업계 최초로 2011년부터 완결 작품에 대한 부분 유료 모델을 도입하고 지난해부터는 웹툰 캐릭터 투자 사업을 시작해 웹툰작가들의 수익 확대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만화가는 생활고에 허덕인다. 한국콘텐츠미디어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만화가 및 만화영화 작가의 월 평균소득은 130만원이다. 그마저도 연재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때 가능한 이야기다. 지난해 2월 세간에 슬픔을 안겨준 송파 세 모녀 사건. 생활고를 겪은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 뒤엔 두 딸이 그린 만화가 있었다. 딸들은 만화가를 지망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렵게 데뷔한 작은 딸이 1년 동안 만화를 그려 출판사로부터 받은 원고료는 고작 10만원에 불과했다.

“도전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진입장벽이 높아 정식연재를 따내기까지 한없이 기다려야만 해요. ‘베스트도전’에서 상위권을 유지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예요. 정식연재의 당락을 가르는 명확한 기준을 알 도리가 없잖아요.” 30대 나이에 웹툰작가의 대열에 합류한 문지현 씨의 설명이다. 문 씨는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28회까지 작품을 연재한 끝에 정식연재 제의를 받을 수 있었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작가로 정식 데뷔하더라도 웹툰시장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웹툰작가는 정식연재를 하더라도 늘 차기작에 대한 고민에 빠져 산다. 성공적으로 데뷔한 웹툰작가라 하더라도 독자들의 기대치 때문에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한 작가는 “정식연재 소식을 듣고 기뻐하기도 잠시, 다음 작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게 웹툰작가의 운명이다”라고 말했다.

환갑 넘은 만화가 장태산 씨의 웹툰 도전

1982년에 데뷔해 <야수라 불리운 사나이> <스카이 레슬러> 등의 만화를 그렸던 장태산(62) 씨는 지난 1월부터 네이버에 <몽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국내 최고령 웹툰작가라는수식어를 얻게 됐다. 만화가에서 웹툰작가로 변신하기 위해 장씨는 40년 만화경험을 내려놓고 생소한 디지털 작업 방식을 배워야 했다. 만화라는 열정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처럼 만화가는 일평생 만화를 연구하고 그려내는 예술가다.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참신한 발상이나 그림 실력이 아닌 끈기일 것이다.

취재에 응한 만화가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좁은 문을 통과한 뒤에도 열악한 환경에 마주할 것이라고. 그런데도 만화를 그리는 이유를 묻자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만화보다 재미있는 건 없으니까요.”

- 송락규 월간중앙 인턴기자 [srg2000@naver.com]




201503호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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