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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특집] 지구촌 가족 돕는 행복한 나들이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더 나은 세상 향한 지구촌 가족의 큰 한 걸음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위러브유 회원과 시민 등 7000여 명 참여, 24개국 지진·산불·전쟁 피해민과 취약계층 지원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 “서로 돕고 관심을 기울이면 지구촌은 평화로운 세계 될 것”


▎4월 23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공원에서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주최로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산책로를 따라 지구촌 가족을 돕기 위한 경쾌한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사물인터넷(IoT), 챗GPT 등 정보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우리 삶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봉사의 패러다임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베풀기만 하는 것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토대로 한 실천과 참여, 연대와 협력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댓글 달기, 공익상품 구매, 친환경 실천 등 사회참여형 활동의 확산도 같은 맥락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힘이다. 동일한 목표와 가치 실현을 위해 모인 개개인의 힘이야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동력이다. 이런 ‘함께’의 힘을 30년 전부터 본보여 온 단체가 있다. 국제연합(UN) 공보국(DGC) 협력단체로, 전 세계 15만5000여 회원이 활동하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이하 위러브유)’다.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상에’라는 슬로건으로 세계인을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며 묵묵히 봉사해온 위러브유가 가정의 달을 맞아 이웃 사랑 실천 의지를 다졌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로 희망과 용기 전해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서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가운데)과 내빈들이 7억400만 원의 지원금액이 적힌 기증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걷기대회를 통해 모은 성금은 국내 산불 이재민과 취약·소외계층, 해외 재난·전쟁 피해민 등 총 24개국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4월 23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일대에서 위러브유가 주최한 제24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이하 걷기대회)’가 열렸다. 위러브유 회원은 물론 엘살바도르·라오스·앙골라·필리핀·이라크·튀르키예 등 각국 외교관과 시민 7000여 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다가 3년여 만에 재개된 이번 행사에 샛노란 티셔츠를 입고 참여한 위러브유 회원들의 얼굴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오전 10시 새생명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세계인의 화합을 노래하는 동요에 맞춘 깜찍한 율동이 참가자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1부 기념식이 열렸다. 장길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메시지가 지구촌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며 “서로 돕고 응원하면 지구촌은 평화의 세계, 행복의 세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구촌 가족들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각국 외교관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송칸 루앙무닌톤 주한 라오스 대사는 “걷기대회와 같은 인류를 향한 사랑의 연대가 계속돼 지구촌의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하이메 호세 로페즈바디아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는 자국을 지원한 위러브유에 감사를 표한 뒤 “어느 때보다 평등, 존중, 이해, 협력 등 인도적 가치가 필요한 때”라며 이번 행사가 더 큰 협력을 위한 촉매제가 되기를 바랐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구호와 함께 시작된 2부 걷기대회는 참가자들이 평화의공원 산책로 1.3㎞를 걷는 코스로 짜였다. 코스 곳곳에 고래와 나무로 분장한 청년들의 환경보호 퍼포먼스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마련돼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위러브유는 이번 걷기대회를 통해 국내외 재난 피해민과 취약계층을 위해 7억여 원을 지원한다. 국내 산불 이재민을 위한 구호 성금 1억 원 기탁을 포함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민 등 총 24개국을 돕는다. 앞서 튀르키예 지진 피해민을 돕기 위해 위러브유 회원들이 마련한 구호품 3870상자도 함께 전달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러브유의 걷기대회는 2002년에 시작해 이번까지 24차례 열렸다. 누적 참여 인원만 23만9000여 명, 그동안 걸어온 거리는 지구 14바퀴가 넘는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 페루 리마, 필리핀 케손시티에서도 릴레이로 펼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참여자들은 걷기를 통해 세계 난민과 이재민 구호, 복지 취약계층의 생계와 의료 지원 등 다각적인 봉사를 전개했다. 이런 지속적인 봉사의 비결은 무엇일까?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는 권구재(55) 씨는 “마음은 있어도 개인적으로 봉사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위러브유 행사는 참여만 해도 타인을 도울 수 있다”며 웃었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한 임정은(43) 씨는 “모처럼 소풍 나온 기분으로 가족과 함께 걸으며 얘기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봉사 비결 “쉽다, 즐겁다, 함께한다”

이들의 말에 비결이 숨어 있다. 봉사란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편견을 위러브유는 ‘쉽고 즐거운 일’로 바꿔냈다. 봉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문턱을 낮춤으로써 위러브유가 지향하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연대와 협력이 지구촌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가족 단위 참여자가 많다는 것도 세대를 이어 지속해 온 위러브유 봉사의 저력 중 하나다. 부대행사 안내 봉사자인 박찬주(22) 씨는 “어릴 때 왔던 행사에 어른이 되어서도 참여하니 새롭다”며 웃었다. 아빠와 함께 왔다는 배수빈(20) 씨도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게 참여하다 보니 (어른이 돼서도 봉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좋은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 말미의 지지 서명에 참여한 안드레이 체르네츠키 주한 벨라루스 대사는 “사회가 가족으로 구성되기에 가족이 행복하면 사회도 행복해진다”며 “모든 가족이 이런 행사에 참여하고 함께하면 좋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심 모하메드 라프타 알 자나비 주한 이라크대사관 일등서기관은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자국을 위해 “위러브유에게서 물펌프 설치 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로뮬로 빅터 이즈라엘 주한 필리핀 공사는 “한 곳에서 활동이 열려도 전 세계에 영향이 미친다”며 위러브유의 활동이 행복한 지구촌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칭찬했다. 단순한 나눔과 베풂을 넘어 시민사회의 응집한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러브유의 행보가 세계 각국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스기사] 지구촌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걸어서 세계로’


▎걷기대회를 마친 장길자 회장과 내빈들이 부대행사장을 돌아보며 다양한 문화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위러브유의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참가자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아이들뿐 아니라 청년, 장년층도 보고 듣고 먹고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즐겨 찾는 페이스 페인팅, 사랑하는 이와의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주는 포토존 등 부대행사 부스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 세계 각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걸어서 세계로’ 코너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사관과 함께 부스를 운영한 라오스와 에콰도르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앙골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가 다채로운 자국 문화를 선보였다. 각국 부스의 봉사자로 참여한 위러브유 청년 회원들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현지에 정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부스 봉사자는 “우크라이나 국기의 파란색은 하늘, 노란색은 그 나라의 황금빛 밀밭을 의미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하루속히 평화로워졌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원두 시음과 함께 커피박 화분 만들기 체험기회를 제공한 온두라스 부스의 봉사자는 “온두라스 부스에 도움 되는 일이 무엇일까 자료를 찾다가 커피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많은 사람에게 온두라스 커피를 알리기 위해 시음 코너를 마련했다”고 했다.

엘살바도르 부스 봉사자는 벽화로 유명한 라팔마 마을을 소개하며 “한 유명 화가가 마을 주민들에게 그림 그리기를 알려줘 경제가 살아났다고 한다”며 “오늘 위러브유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도 각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진정한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밖에도 송칸 대사와 유학생들이 자국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전통무용을 직접 선보인 라오스, 환경 파괴로 서식지를 잃어가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의식을 일깨운 앙골라 부스도 참가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들이 온두라스 부스에서 커피박 화분을 예쁘게 꾸미며 체험 활동을 즐기고 있다. / 사진: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306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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