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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유 있었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철근 빼먹은 업체에 상 주고 추가 설계권 제공한 LH
김정재 의원 “국가 발주 설계 공모 제대로 관리해야”


▎5월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국토교통부 사고조사관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연합뉴스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거에도 보강 철근을 누락 설계한 업체들에게 상까지 줘가며 추가로 설계권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주관하고 LH가 주최한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 공모대전’에서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에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 설계한 업체들도 상을 받고 설계권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 중 ‘공공주택 혁신을 통한 이미지 개선’ 정책을 위한 후속 조치로 시행됐다.

대상 지구는 2018년 7곳, 2019년 11곳, 2020년 16곳, 2021년 19곳, 지난해 11곳으로 최근 5년간 총 64개 지구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59개 건축사무소가 당선되면서 해당 지구의 설계권을 획득했다. 이 중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 전단 보강 철근을 빼먹은 설계 업체 8곳이 총 14번이나 수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는 2019년 수원과 2021년 서울에서 공모전에 당선돼 설계권을 획득했다. 이 업체는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 전단 보강 철근이 누락된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 ‘RH11단지’와 양주 회천 ‘A15단지’를 설계한 곳이다.

B업체는 2020년 성남과 2021년 인천에서 당선돼 설계권을 획득한 곳으로, 전단 보강 철근이 빠진 수원 당수 ‘A3단지’를 설계했다.

2018년 고양, 2019년 남양주, 2021년 시흥에서 공모전에 당선된 C업체는 전단 보강 철근이 없는 음성 금석 ‘A2단지’를 설계했다.

D업체는 2018년 울산, 2019년 양산, 2020년 시흥에서 3년 연속 공모전에 당선된 곳으로, 아산 탕정과 고양 장항 ‘A4단지’ 설계를 진행하면서 전단 보강근을 누락한 업체다.

E업체는 2022년 남양주에서 당선됐고, 파주 운정 ‘3A23단지’ 설계 단계에서 전단 보강근을 빠뜨렸다.

2019년 남양주에서 당선된 F업체는 전단 보강근이 없는 남양 뉴타운 ‘B10단지’ 설계를 맡았다.

G업체와 H업체는 2018년 수서 역세권 ‘A-3BL단지’를 설계했는데, 이 단지는 345개 무량판 기둥 중 5개의 전단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재 의원은 “LH 아파트 무량판 지하주차장에 전단 보강 철근을 누락한 몇몇 설계 업체들은 심지어 시민단체들에 의해 LH 전관업체로 지목됐다”며 “국가가 발주한 설계 공모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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