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증권회사에서 직원 524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리더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42%인 225명이 ‘안성기형’을 선택했다. ‘부드럽고 책임감 있는 타입이어서’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거지 ·비리경찰 ·대통령에 이르는 다양한 배역에서 보여준 그만의 독특한 연기 폭과 깊이, 그리고 성실함이라는 영화 속 모습 때문일까?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그가 2001년 라는 영화로 청룡영화상 조연상을 받으면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던 것을 보면 영화 속 모습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인간적 매력과 영화 철학을 듣고 싶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와 자리를 함께 했다. 배우안성기는 1952년 1월 1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57년 김기영 감독의 로 아역배우를 시작한 후 웬만한 영화의 아역을 도맡아 했으며, 59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골든 특별상(아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영화와 학업을 병행할 수 없어 학업으로 돌아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가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80년 이장호 감독의 로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천부적 재능과 끊임없는 자기변신 노력으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80년대에는 한국영화가 ‘안성기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로 구분된다고 말할 정도로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대종상 남우주연상(82 ·83 ·85년), 백상예술대상(81 ·82 ·83 ·85 ·88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90년) 등 주요 영화제를 휩쓸다시피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91년부터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한미투자협정(BIT)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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