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소매업으로 큰 돈을 벌면 으레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부터 받아야 한다.보슬비 내리는 영국 런던의 어느 화요일, 시계 바늘이 정오를 가리키고 있을 때 필립 그린(Philip Green ·52)은 한창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 빳빳하게 다림질한 깃 없는 상의와 말끔히 개어 놓은 파스텔 색조의 스웨터를 노려보는 그에게 매장 매니저가 혼쭐나고 있었다. “이게 뭔가, 엉망이군. 형편없어.”
화사한 색상의 여성 의류들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가 열을 내는 것은 세일 품목이 신상품과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눈에 거슬리는 핑크색 스커트와 하얀 재킷을 가리키며 또 한 마디 내질렀다. “도대체 정리가 안 돼 있어. 나아지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지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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