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은행부문은 여전히 취약하며, 한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이 힘들 정도로 경쟁력이 낮다.” 지난 3월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경제 관련 포럼에서 토머스 번 무디스 국가신용평가담당 국장이 던진 말이다. 정부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비난하려는 뜻도 담았지만 국내 은행의 실력을 신랄하게 진단한 표현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지렛대 삼아 한국 금융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외환위기 ·대기업 부도 ·카드 사태 등 산전수전 다 겪었던 국내 은행들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뉴브리지나 칼라일 등이 자본 이득을 노리고 들어온 단기 투자자라면 씨티는 오랜 금융 경험과 노하우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탁월한 상품개발 능력 등을 갖춘 진정한 고수이기 때문이다. 같은 해외 자본이라도 질적으로 다르다는 얘기다. 한국 금융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란 긍정론도 이런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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