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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스피드 잔치 ‘불런 랠리’ 

Racing in an Evening Gown 

Michele Shapiro 기자
불런 자동차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몇 가지 있다. 자동차 수리용 공구, 구급약 상자는 물론 고급 정장도 필요하다. 불런 경주에서는 시속 225Km로 달리며 어떤 색의 장갑을 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올해 영국 런던의 마블 아치(Marble Arch)에서 시작된 불런(Bullrun) 자동차 경주 참가자들 모두 정장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올해 불런 랠리는 지난 9월 23일 오후 시작돼 사흘 뒤 스페인 이비사(Ibiza) 섬에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자동차 시동을 건 채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 초조하게 기다리던 참가자들 가운데 옥스퍼드 셔츠에 회색 세로 줄무늬 블레이저 코트 차림의 남자, 턱시도 차림의 남자, 그리고 붉은 가운 차림의 나도 있었다. 내가 입고 출전한 가운은 유명 디자이너 매튜 어니스트(Matthew Earnest)의 작품이다.



불런이 여느 자동차 경주와 다른 것은 우직하게 형식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다른 경주 참가자들은 연료공급 및 수리 지점에서 종이봉투에 싼 샌드위치를 급하게 꺼내 먹고 휴대 용기에 담긴 수프를 마시지만 불런 경기는 다르다. 24일 시속 225km로 프랑스의 시골길을 달린 뒤 언덕 위의 한 성에 도착해보니 점심이 준비돼 있었다. 전채요리, 아보카도, 새우 샐러드, 갓 구운 프랑스식 롤빵, 닭 가슴살 등이 고급 자기 그릇에 담긴 뷔페였다. 참가자들이 머문 곳은 모두 특급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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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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