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조금이라도 손볼 게 있으면 기존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고치면 된다. 그러나 조직 전체를 대대적으로, 그것도 신속하게 뜯어고치려면 기존 멤버로는 어렵다. 아무래도 관성과 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과감히 외부에서 톱을 영입해 개혁의 칼자루를 맡겨버리는 것이 효율적이다. 최근 발표된 소니의 경영진 교체도 바로 이런 형태의 인사개혁이다.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회장이 물러나고 미국법인 사장 하워드 스트링어(Howard Stringer)가 회장 겸 CEO가 되는 게 골자다. 자신에게 주어진 개혁과제를 의식한 듯 스트링어는 “소니를 재정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잔가지 몇 개 치는 수준이 아니라 뿌리를 통째로 흔드는 개혁을 예고한 것이다.
위기 돌파를 위해 외국인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한 일본 기업은 소니가 처음은 아니다. 프랑스 르노에서 파견된 카를로스 곤(Carlos Gohn) 닛산자동차 사장이 이미 성공신화를 구축해놓았다. 그는 닛산(日産)에 이질적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가 종횡으로 꽉 짜인 일본 기업의 틀을 깨고 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기존 경영진에 비해 훨씬 유능했기 때문일까. 물론 그가 탁월한 경영자였기에 닛산이 부활에 성공한 건 사실이다. 그는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무자비한 구조조정의 명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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