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골프를 칠 때도 단순히 즐기지 않는다. 한 타 한 타를 완성해 승부를 결정 내는 것을 즐긴다. 박문덕 회장은 국내에서 만년 2위였던 하이트맥주를 1996년에 정상에 끌어올리는 역전극을 연출했다. 올해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진로 인수에 성공했다. 포브스코리아 선정 15위 부자에 오른 박 회장의 다음 승부처는 세계시장이다. 9월 6일 오전 서울 청담동 하이트 본사 회의실. 본사 임원 9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박문덕(55) 하이트 회장이 예정에 없이 불쑥 회의실에 들어왔다. 박 회장은 “요즘 회사 돌아가는 데 대해 한마디 하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진로에 누가 가고 누가 승진한다는 둥 설왕설래하며 젯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게 말이 되느냐”며 참석자들을 질책했다. 그는 이어 “요즘이야말로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할 때”라고 당부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이날 말한 것처럼 박 회장은 평소에도 “지금 잘 나간다고 자만하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퇴보할 수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가 특히 경계하는 일은 ‘목에 힘을 주는 것’이다. 하이트맥주의 이재호 마케팅 담당 상무는 “박 회장의 지론 중 하나가 ‘고개 한 번 더 숙이면 하루 더 간다’는 것”이라고 전한다. 박 회장은 “우리 제품을 팔아주는 사람이 최고”라며 “이들에게 항상 겸손해야 경쟁자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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