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해안지대에는 관광객보다 캥거루가 더 많다. 그곳 비경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에 5,300만 평의 황량한 피너클스 사막이 있다. 사막 곳곳에 석회암 기둥 수천 개가 파수꾼처럼 서 있다. 대부분 사람 키만하지만 6m를 웃도는 것도 있다. 모두 자연의 침식작용이 빚어낸 작품이다. 날지 못하는 새 에뮤 한 쌍이 돌기둥들 사이로 성큼성큼 내달린다. 우리 부부는 1m80cm 정도의 타조처럼 생긴 에뮤들을 추적하고 있다. 원주민 가이드는 바람을 안고 가끔 에뮤 울음소리를 흉내내 보라고 했다.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어른이 딸꾹질을 참으려고 할 때 내는 소리와 같다.
반응이 있었다. 에뮤들이 달리다 멈추고는 우리 쪽으로 목을 돌렸다. 그러나 우리가 사진을 찍기도 전 녀석들은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시속 48km로 모래언덕을 가로질러 달아난 것이다. 여기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 퍼스에서 북쪽으로 240km 떨어진 곳이다. 인구밀도가 낮고 광활한 아웃백코스트의 남단이다. 관광 안내 책자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곳으로 시드니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더 가깝다. 아웃백코스트는 북쪽으로 1,200km 뻗어 닝갈루리프의 끝자락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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