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 갈 때 그는 동남아시아를 공략했다. ‘왜 하필 그곳인가’라는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 그의 답은 간단했다. “왜 굳이 선진국으로 가요? 누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는, 자기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가야지요.” 김은미 CEO SUITE 대표는 199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권거래소 빌딩에 1호점을 세웠다. CEO SUITE는 연 매출 300억원의 서비스 오피스 회사다. 기업 최고경영자나 임원을 위해 사무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들은 대체로 해외시장 진출 때 담당자를 파견해 사업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 그러나 낯선 땅에서 혼자 이 일을 짧은 시간에 하는 것은 쉽지 않다. CEO SUITE는 이런 기업에 사무실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낯선 업종이지만 해외에서는 크게 성장한 분야다. 그에 따르면 시장 규모가 약 30억 달러라고 한다. 호주의 서브코프(Servecorp)와 영국 레거스(Regus) 등이 대표적이다. CEO SUITE도 업계에서는 꽤 알려져 있다. 상하이·마닐라·쿠알라룸푸르 등 아시아 7개 도시에 11개 지점을 두고 있다. 3월에는 한국 지사가 오픈한다. 인텔·델·워너브러더스·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CEO SUITE는 단순한 사무실 임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다. 화상회의실·라운지·사이버카페 등 최신 통신설비를 갖춘 사무실과 함께 전문 비서·법률·행정·회계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 한 통으로 세계 각국에서 원하는 정보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시아의 각 지점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에선 10여 년 전 IT벤처 붐과 함께 사무실 서비스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거의 모든 업체가 문을 닫았다. 현재는 몇몇 군소 업체만 남았다. 그나마 사무가구와 집기를 준비해주는 1차원적인 사무실 임대업 수준에 그치고 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