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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INVESTMENT GUIDE - 미 영주·시민권자 FATCA(해외계좌납세순응법) 비상 

TAX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
2014년 7월부터 시행하는 FATCA에 미국 영주·시민권자들의 관심이 높다. FATCA는 미 정부가 해외 탈세를 막기 위해 해외계좌 신고제도를 더욱 강화한 법안이다. 단 각 은행별 금융자산이 5만 달러 미만인 경우에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요즘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갖고 있는 교포들의 문의 전화가 많다. 미국에서 시행 예정인 해외계좌 신고제도 때문이다. 상담을 위해 1시간 넘게 국제전화를 하거나 아예 한국에 들어온 사람도 있다. 고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앞으로 미국에서 시행하는 제도에 맞춰 신고하겠다는 사람과 어떻게든 신고는 피하겠다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시민·영주권자인 비거주자(이하 미국인)가 국내에서 금융거래를 할 경우 어떻게 세금을 낼까? 먼저 한국 세법상 거주자의 금융거래를 통한 세금문제를 알아보자. 국내에서는 거주자에게 이자소득이 발생할 경우 일단 15.4% (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원천징수 후 차액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하는 금융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기본세율 (6.6%~41.8%)을 적용해 소득세를 계산한다.

반면 비거주자인 미국인은 한국과 미국이 조세협약으로 약정한 13.2%의 세율로 원천징수한다. 그게 전부다. 한국 내 금융소득에 대한 소득세는 원천징수로 종결된다. 대신 미국에서 소득세 신고를 할 때는 국내 금융소득을 합산하고, 국내에서 납부한 13.2%의 원천징수 세금은 공제한다. 결국 국내에서 원천징수한 13.2%보다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될 경우 미국에서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해야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금융회사와 거래하는 미국인 중에서 이런 절차로 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의 금융소득을 미국에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아서다. 이런 미국인이 많은 이유는 신고만 하지 않는다면 미국 국세청에서 한국 내 금융소득 내역을 알아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조세협약에 따르면 원천징수와 관련한 인적 정보는 서로 교환해야 한다.

실제 우리나라 국세청은 해당 자료를 매년 미국 국세청(IRS: Internal Revenue Service)에 전산으로 넘겨준다. 하지만 미국 국세청에서 과세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하다. 한국에서 파악한 이름·주소·납세자식별번호로 정확하게 미국인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국 국세청은 서울 마포구에 사는 홍길동씨가 제임스(James)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미국인임을 확인할 수 없다.

해외 탈세 막는 FATCA법 7월 1일 시행

그래서 미국정부는 오래 전부터 해외계좌를 신고하지 않고 보유한 미국인을 찾는 제도를 고민했다. 2009년에 발생한 스위스 UBS 프라이빗뱅킹 계좌를 이용한 미국 부유층의 탈세 사건을 계기로 해외탈세를 방지하는 내용의 해외계좌납세순응법(FATCA: 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이 제정됐다. FATCA에 따르면 해외금융기관(FFI:Foreign Financial Institution)은 미국 국세청과 2014년 6월 30일까지 해외금융기관 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에 따라 미국인이 보유한 계좌를 식별하고 관련자료를 정기적으로 미국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FATCA의 기본 목표는 해외계좌(Off-shore accounts)에 직접투자하거나, 간접투자의 방식으로 해외법인을 소유하면서 미국 세금을 회피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스위스 UBS은행을 통해 거둔 세금추징의 실적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했다고 해석하면 된다.

사실 FATCA가 있기 전부터 미국에는 이와 유사한 해외계좌신고제도(FBAR: Foreign Bank Account Reporting)가 있었다. 이 제도는 미국 세법상의 거주자가 단 하루라도 만 달러(약 1000만원)를 초과한 해외 금융계좌를 보유할 경우 미 재무부에 신고하는 제도다. 위반하면 민·형사상 제재가 있다. 20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융계좌는 최대 잔액의 50%에 상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 외에 가산세를 포함한 세금은 별도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FBAR의 벌칙이 FATCA보다 훨씬 무겁다.

그럼에도 FATCA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 FATCA는 FBAR과 달리 해외 금융기관에 미국인의 계좌정보 같은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FBAR에서는 계좌소유주의 자발적인 보고에 의존한다. FATCA에서는 계좌 소유주의 자발적인 보고뿐아니라 금융기관에도 미국인 정보를 넘기라고 요구한다. 결국 FATCA가 시행될 경우 계좌소유주의 자발적인 보고가 없어도 그동안 FBAR 보고를 하지 않은 것까지 미국 정부에서 알게 된다.

FATCA가 시행되는 2014년 7월 1일 이후 해외(예 한국)에서 신규로 계좌를 만들 때, 미국인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서류를 작성해서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은행은 매년 소유주가 미국인인지 여부를 실사해야 한다. FATCA가 시행되기 전부터 보유한 기존계좌는 최장 2년 동안 전산실사와 수작업실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미국인이 확인되면 FATCA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매년 미국 국세청에 보고한다.

미국 국세청에 보고해야 하는 자료는 다음과 같다. ①고객의 이름, 주소, 미국납세자등록번호(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 ②계좌번호 ③해외금융기관의 이름과 식별번호 ④해당연도의 12월 말일 또는 계좌가 해당연도 중에 해지된 경우 해지직전의 예금 등의 잔액

⑤이자 및 배당소득(2016년 실행) ⑥금융자산 매각에 따른 총 지급액(2017년 실행)이다. 만약 계좌소유주가 미국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부할 경우에는 비협조고객(Recalcitrant)으로 구분해 원천징수 등의 불이익을 준다. 단 은행 별 기준으로 5만 달러(매년 연말기준, 기존계좌는 2014년 7월 1일 기준) 이하의 고객은 실사와 보고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납세 자진신고하면 벌금 절반으로 줄어

미국 정부는 FATCA 이행을 위해 해외금융기관 협약과 국가간 협의(IGA: Intergovernmental Agreements)를 동시에 진행한다. 결국 2014년 7월 1일부터 FATCA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2014년 6월 30일 이전에 은행 별로 5만 달러(현금성보험자산은 25만 달러) 이하로 낮춰야 한다. 또한 2014년 6월 30일 이전에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하게 FATCA 규제를 피하긴 어렵다.

금융재산 외 다른 유형의 자산으로 변경되더라도 언젠가는 보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가간 협의가 적극적인 협력관계로 협약이 진행될 경우 향후 보고 대상이 다른 자산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적을 포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미국에서는 국적을 포기한 경우에 국적포기세(Expatriation Tax)가 과세될 수 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재산을 숨기는 과정이 어려워질 것이다. 세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세금을 내는 것이 결국 내 재산을 보호방법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 국세청은 과거에 신고하지 못한 내역을 자수할 수 있는 해외자진신고프로그램(OVDP:Offshore Voluntary Disclosur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1월 9일부터 미국 납세자에 대한 제3차 해외자진신고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3차 프로그램에서는 그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해외자진신고프로그램 기간 중 과거에 보고하지 못한 부분을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대상에서 제외되고 50% 수준의 벌칙금을 27.5%까지 낮춰진다.

201401호 (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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