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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DO - “송도 아시아캠퍼스에서 유타대 학위 따보시죠” 

 

조득진 포브스 차장 사진 지미연 기자
세계적인 대학들이 송도의 글로벌 입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타대학도 송도에 아시아캠퍼스를 개교하고 오는 9월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한인석 총장은 “아시아 최고 명문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는 송도에 입성한 4번째 글로벌 대학이다. 커뮤니케이션, 심리학, 사회복지 학사과정과 공중보건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학생 모집을 끝내고 오리엔테이션 기획, 기숙사 점검 등 개교 준비에 한창인 한인석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총장을 지난 7월 만났다.

유타대 송도프로젝트 입안자이자 추진자인 그는 “아시아캠퍼스는 분교가 아닌 ‘확장형 캠퍼스’로 미국 본교와 동일한 수준의 수업과 연구가 진행되고 본교의 교수진이 파견돼 직접 강의한다”며 “타 대학보다 늦게 들어온 만큼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학사관리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유타대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가장 긴 역사(160년)를 자랑한다. UCLA, 스탠퍼드대 등이 포함된 서부지역 대표리그인 ‘팩12(Pac-12)’ 멤버이기도 하다. 특히 의대, 약대, 공대 등 생명의학 분야가 강하고 심리학,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사회복지학 등 사회과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아시아캠퍼스에 일부 학과가 개설됐지만 차례로 들어올 예정이다.

송도를 선택한 이유는.

송도에서 비행 3시간 거리에 동북아시아 인구의 3분 1이 살고 있다. 송도는 동북아 허브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계획도시라 인프라 구축도 용이하다. 아시아캠퍼스 입지로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낫다는 평가다. 최근 바이오기업, 리서치센터, 국제기구 등이 들어서면서 산학협력에도 유리하다. 인근 영종도는 물류기지, 청라는 금융기지로 개발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송도 일대가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거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아시아캠퍼스 개교는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에서 기여한다’는 유타대 미션이기도 하다.

전공·커리큘럼 외 타 대학과 차별화는.


유타대는 지리적으로 록키산맥을 끼고 있으며 2002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활동이 활발하다. 미국에서도 활동적인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손꼽힌다. 이 분위기를 아시아 캠퍼스에 그대로 옮길 것이다. 송도는 바다를 끼고 있고, 가까이에 골프장이 많아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1850년 개교한 유타대는 중국의 자우퉁대학이 선정한 글로벌 100위 대학에 10년 연속 선정됐다. 송도 아시아캠퍼스의 학생 선발은 본교 기준과 동일하다. 영어성적 요건은 IBT(인터넷 기반 토플시험) 80 이상, IELTS(국제영어능력시험) 6.5 이상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학교를 다닌 경우라면 대입수능시험 ACT나 SAT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아시아캠퍼스에서는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하는 ‘레지덴셜 칼리지(RC)’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수업뿐 아니라 교수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전인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다.

1년간 미국 본교 수업이 눈에 띈다.

아시아캠퍼스는 선발 기준, 커리큘럼, 교수진 등이 미국 본교와 같다. 물론 학위도 동일하게 수여한다. 나는 아시아캠퍼스가 본교보다 교육의 질은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이 상당히 낮아 개인 지도가 가능하다. 학부생과 대학원생 모두 마지막 1년은 유타대 본교에서 공부하게 된다. 유타대 일원으로서 본교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등록금 등 1년 소요경비는 어떤가.

1년 학비와 기숙사비를 모두 합쳐 2500만원 정도다. 1년에 4만5000달러 수준인 미국 본교보다 훨씬 낮은 비용이다. 한 학기 16주 기숙사비는 2인1실 기준 95만원, 식비는 하루에 1만2000원 정도에 맞추고 있다. 미국 유학시 방학 때 오고 가는 비행기 티켓요금 등까지 따지면 3년에 1억원 가까이 절약하는 셈이다.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4년 뒤 그들의 진로에 따라 학교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사립학교 수준의 생활지도, 교수진의 일대일 감독으로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원이 다 차지 않았다.

올 가을과 내년 봄에 학생들을 뽑는다. 현재 송도에 진출한 모든 글로벌 대학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대학이 우수하고 가능성이 큰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교직원 임금과 학생 수업비 등을 지원한다. 건물 임대도 5년간 무상이다. 일종의 인큐베이터 기능을 하는 것이다. 5년 뒤엔 독립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대원외국어고, 부산국제고, 인천국제고, 청심국제고 등과 MOU를 맺어 우수한 학생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생화학 박사 출신의 한 총장은 그동안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아 글로벌 임팩트 프로그램,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그는 1997년 미국에서 엠-바이오텍을 설립해 당뇨병 환자용 혈당측정기를 개발한 벤처창업자이기도 하다. 2009년 7월엔 북미 대륙 최고봉인 6194m의 맥킨리 산 정상에 올라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영문 이니셜 ‘IFEZ’와 한국어가 새겨진 현수막을 펼치기도 했다.

한 총장은 송도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 유치뿐 아니라 외국인 거주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펀(fun)한 시설과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며 “차이나타운처럼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특화된 공간, 이를테면 포장마차, 작은 민속촌 등 한국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공원은 많지만 요트 등 바다를 이용한 레포츠시설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건물 사이사이에 문화 콘텐트를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409호 (201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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