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개발한 가상세계 ‘마인크래프트’에서 수백만 명의 추앙을 받는
‘신’으로 군림했던 마르쿠스 페르손이 25억 달러에 회사를 넘긴 후
홀연히 떠나갔다. 화제였던 인수 계약의 내막과 스스로 신의 자리에서
내려온 페르손이 엄청난 돈으로 누리게 된 호사, 그리고 방황을 살펴본다.
스톡홀름의 어느 월요일 저녁 7시, 마르쿠스 페르손(Markus Persson, 35)이 9층 사무실 테라스에 앉아 보드카와 레드불을 섞은 칵테일을 홀짝이고 있다. 3시간 전만 해도 그는 오늘만큼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다. 지난 목요일 귓병을 치료하는 와중에 술 12잔을 마시며 진탕 취했다가 아직도 숙취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 그는 벨버디어 보드카를 잔뜩 부은 칵테일을 마시며 바로 옆 고층건물에서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걱정거리가 있나 보네요”라고 페르손이 길 건너편 사무실에서 얼굴을 문지르며 멍하니 컴퓨터 스크린을 바라보는 한 남자를 가리켰다.
남자를 바라보던 페르손은 지겨워졌는지 곧 안으로 들어갔다. 페르손은 지난 5년간 자신이 개발한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에 신경 쓰느라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다. 마인크래프트는 역사상 가장 판매량이 많은 컴퓨터 게임으로 손꼽히지만, 단순히 ‘게임’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다운로드 1억 회를 기록한 뒤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는 마인크래프트는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캔버스와도 같다. 게임에 참여한 플레이어는 아무 것도 없는 가상공간에서 레고와 같은 블록 및 벽돌(플레이어가 직접 채취(mine))을 사용해 꿈꾸는 것이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다른 플레이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린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기본적인 집이나 마을을 짓고 그 안에서 파티를 열거나 좀비의 공격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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