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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시대 (5)호텔업계]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주력 사업 살리기 위한 시너지효과 기대 

애경과 대림산업은 호텔업을 추가해 기업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애경은 ‘유통·항공·호텔 삼각편대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고, 대림산업은 ‘개발·시공·운영 통한 수익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크게 화학(애경유화·AK켐텍·애경화학), 백화점(AKS&D·수원애경역사·평택역사), 부동산(AM플러스자산개발·AKasset), 항공(제주항공)으로 사업분야가 나뉜다. 최근 몇 년 새 그룹의 성장률은 연 1~3%에 머무르고 있다. 기존 사업들이 대부분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제주항공이 그룹 매출을 받쳐주는 모양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초 호텔 아벤트리 부산을 오픈한 데 이어 연말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을 개장하며 호텔업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선 “성장 동력이 부재한 애경그룹이 항공사업·유통사업과 가장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는 호텔사업에 진출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한다.

호텔업 연계로 주력사업 살리기


대림산업도 최근 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신 성장 사업도 마땅치 않았다. 중동지역 건설현장에서 추가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지난해엔 매출 9조2961억 원, 영업 손실 2703억원이라는 ‘어닝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5.47%, 2012년 4.74%에서 2013년 0.40%로 급감했다. 대림산업도 호텔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미 제주도에 그랜드호텔과 항공우주호텔, 강원도에 메이힐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대림산업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 비즈니스호텔 글래드호텔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호텔업 확장을 선포했다. 두 기업의 호텔사업 확장은 기업 성장의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이다. 그룹의 주력사업을 살리기 위해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호텔업에 주목했다.

애경의 호텔업 진출은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지휘하고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경영 전체를 맡고 있는 그는 호텔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주위에서 ‘호텔업 진출이 다소 늦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룹 내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 뛰어들었다. 제주항공에서의 학습효과도 호텔업 진출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05년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 설립 당시에도 거센 내부 반대에 부딪혔지만 채 부회장이 남다른 직관력으로 사업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제주항공은 지난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내년에는 업계 최초로 상장 추진을 계획 중이다.

애경이 지난해 12월 AK플라자 수원점 옆에 오픈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287개 객실을 갖춘 특1급 호텔이다. 쇼핑몰과 수원역이 연결된 복합 역사 호텔로, 운영은 전문그룹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가 맡는다. 이로써 애경은 철도역사(수원역)와 백화점(AK플라자 수원점), 쇼핑몰(AK&), 호텔(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이 하나로 연결된 연면적 19만 4000㎡(5만8000평) 규모의 대형 랜드마크 ‘AK타운’을 완성했다. 그룹 관계자는 “수원역은 경기 남부 최대의 교통요지임에도 제대로 된 호텔이 없었던 만큼 단기간 내 핵심 요충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호텔 개장으로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백화점 AK플라자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에 그랜드호텔과 항공우주호텔, 강원도에 메이힐스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대림아이앤에스도 지난해 169실 규모의 세울스타즈호텔을 경매로 낙찰 받아 호텔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근 예전 대림사옥 자리에 오픈한 글래드호텔 여의도는 319객실에 8가지 인테리어로 구성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한국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헤리티지 온돌, 간단한 조리시설과 식사 테이블이 있는 글래드 하우스가 특징”이라며 “실용성과 친근함을 핵심 가치로 잡아 효율적인 공간과 실용적 기능, 합리적 가격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호텔사업 확장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1년 대표 취임 후 대림산업을 시공회사에서 디벨로퍼(부동산개발회사)로 변신시키고 있다. 단순 시공보다 개발부터 운영까지 직접 책임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현재 대림산업의 호텔사업엔 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기획과 개발을, 삼호가 시공을, 오라관광이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디벨로퍼 역량과 닿아있다. 대림산업은 향후 석유화학 및 에너지, 호텔, 기업형 임대주택 등 3가지 분야를 주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글래드호텔 여의도는 디벨로퍼 사업의 표준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도 기대감으로 긍정 평가


대림산업은 서울 시내에서 호텔 수요가 많은 강남, 마포, 을지로 등에 글래드호텔을 더 세울 계획이다.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 바로 옆 빌딩을 임차해 비즈니스호텔로 재건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올해까지 1차적으로 2000개 정도의 객실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4000객실의 호텔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에 이어 3위 규모다. 애경 또한 서울 홍대입구 근처에 AK&2호점과 특2급 비즈니스호텔(310객실)을 건설 중이다. 애경 관계자는 “5년 내에 3~4개 호텔 1500실 이상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애경과 대림산업의 호텔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BS투자증권은 “애경의 객실확보는 단순 외형 성장뿐 아니라 AK플라자와 제주항공 등을 연계한 상품개발이 가능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항공·호텔·유통사업이 기능적으로 이어지면서 여행과 쇼핑산업의 시너지가 기대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림산업의 호텔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2016년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실적 회복 외에도 개발·운영을 통한 지속적 성장구조가 확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6호 (201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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