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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시대 (5)호텔업계] 신라스테이 

비즈니스호텔의 롤모델로 부상 

호텔신라의 신라스테이가 주목받고 있다. 비즈니스호텔다운 ‘효율성의 맥시멈’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탁월한 입지 선정과 타깃에 맞춘 서비스 차별화로 비즈니스호텔의 규범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특급호텔과 관광호텔이라는 현재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향후 비즈니스호텔 안에서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퀄리티를 기준으로 트림(등급)이 나뉠 것입니다. 그 정상에 신라스테이가 존재할 것으로 봅니다. 신라스테이가 비즈니스호텔의 롤모델이 될 겁니다.”

호텔신라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서울 도심 한 비즈니스호텔 총지배인의 말이다. 2013년 오픈한 신라스테이 동탄부터 최근 문을 연 신라스테이 서대문까지 ‘시장조사’를 위해 숙박을 해봤다는 그는 “객실 크기만 줄였지 시설이나 서비스, 침구류는 호텔신라와 동등한 수준”이라며 “호텔신라의 특급호텔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신라스테이가 단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의 품격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호텔이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늦게 호텔에 들어와 잠만 자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특급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는 사실 불필요하다”며 “필요한 서비스만 받고 그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문을 연 신라스테이의 성적은 합격점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신라스테이 역삼은 비즈니스호텔 치고는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투숙률이 70%를 넘는다. 신라스테이 동탄도 주변에 삼성전자 등 큰 기업이 많아 주중 숙박비가 더 비싸다.

입지·고객에 맞춘 서비스 차별화 주효


신라스테이의 특징은 우선 탁월한 입지다. 서울메트로 5호선 서대문역 앞 옛 화양극장 터에 자리한 신라스테이 서대문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경복궁·경희궁·창덕궁 등이 모두 차량으로 10분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김포공항에서 50분, 서울역에서 10분내 이동이 가능할 만큼 교통도 편리하다.

신라스테이 역삼은 서울 강남의 비즈니스, 문화 중심지 테헤란로에 인접해 있어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중국인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바오젠 거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신라면세점과는 걸어서 1분 거리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경기도 일대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기에 매우 편리하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이 차량 30분 거리. 강남엔 40분이면 도착한다.

지역마다 타깃에 맞게 서비스를 차별화한 것도 돋보인다. 관광지가 많은 서대문엔 더블베드와 싱글베드가 포함된 패밀리트윈 객실을 마련해 가족 여행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신라스테이 제주의 꼭대기층 ‘루프탑 라운지’ 는 넓은 통유리로 제주의 바다와 제주시의 야경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금·토요일에는 무제한으로 와인을 맛보는 ‘위크엔드 와이너리’가 열린다. 관광객이 많은 제주의 특성을 살렸다.

신라스테이 역삼의 ‘프티 파크뷰’는 조식과 런치, 브런치, 디너 뷔페를 상시 운영한다. 아침엔 투숙객, 점심식사 시간엔 주변 직장인, 오후와 저녁엔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라스테이 동탄의 뷔페레스토랑도 브런치와 디너로 유명하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을 겨냥해 비즈니스호텔로서는 상당히 큰 191명 규모로 만들었다. 동탄점에서는 주말에 에버랜드, 민속촌 등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 수준의 시설과 제품을 자랑한다. 건축가이자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가 실내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는 ‘공간의 효용성’과 ‘미적 비례’를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으로 유명하다. 가구, 조명 등의 소품을 통해 호텔을 예술 공간으로 만드는 한편 공간 배치에도 꼼꼼히 신경을 썼다.

객실은 여느 비즈니스호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돼있다. 객실 내에 욕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메탈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모던한 감각을 극대화하는 한편, 도어를 개방하면 욕실에도 따뜻한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하여 공간감을 확장시켰다. 덮으면 7분 만에 잠이 든다고 해서 ‘7분 취침’ 별명이 붙은 100%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와 아베다 욕실 제품도 특급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소품이다.

호텔신라의 공격적인 비즈니스호텔 출점을 두고 이부진 사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연관시키는 이들이 많다. 이 사장은 건물을 짓지 않고 임대해 비즈니스호텔을 만들었다. 신라스테이 역삼은 옛 KT 영동사옥 별관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신라스테이가 KT에게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사 중인 신라스테이 천안은 HMC투자증권이 주관해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자금을 투자했다. 대보건설이 건물을 짓고 호텔신라가 20년 동안 빌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 입장에선 큰 자본 투자 없이 호텔신라의 브랜드를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롯데호텔도 이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6호 (201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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