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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전문가 신종웅 DTZ코리아 회장 

“물류·리테일 분야 활황은 세계적인 추세” 

김영문 포브스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부동산 투자가 변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 부동산시장을 이론과 실무 양측 면에서 읽어 낼 수 있는 부동산 전문가 신종웅 DTZ코리아 회장에게 최근의 부동산 투자 전반에 대해 물었다.

▎신종웅 DTZ 코리아 회장은 CB리처드엘리스(CBRE), 존스랭라살(JLL)과 함께 세계 3대 부동산 종합 서비스업체로 꼽히는 DTZ 한국법인인 DTZ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빨리빨리.’ 외국인도 알아듣는 말이다. 이 말이 요새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이 온라인쇼핑의 배송 시장이다. 시장 규모도 5년 전보다 2배 이상 커졌다. 더불어 배송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에 기업들이 물류센터·리테일 분야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국내 대표 장보기몰인 이마트몰이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만들었다.

특히 해외투자자들이 물류분야 투자에 관심이 많다. 한풀 꺾인 비즈니스호텔, 오피스 빌딩보다 높은 기대수익률과 안정적 매출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몇 년 전부터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꾸준히 나서왔다. GIC는 마스턴투자 운용을 통해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소재 물류센터 2곳을 매입했다. GIC가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한 금액만 7000억원대에 달한다.

수익성과 전문성 동시에 갖춰


“오피스 마켓에만 집중됐던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이 변하고 있는 겁니다. 유사 이래 최대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규모 빌딩 등 대규모 자산뿐만 아니라 온라인 마켓, 물류,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최근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지난 5월 13일, 강남 새마을운동중앙회 빌딩에서 만난 신종웅 DTZ코리아 회장(62)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실제 오피스 빌딩의 기대수익률은 4%대로 하락했지만 리테일 투자의 경우 6%대, 물류센터는 7%대 기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넘나들며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 신 회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플로리다 대학원에서 부동산학까지 전공한 학구파다. 인천대에서 경영학 박사도 받았다. 그의 학구열은 그가 젊은 시절에 근무했던 한국감정원에서도 유명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남들은 하나 따기도 어렵다는 토지평가사와 공인감정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한 것. 두 자격증은 1989년 감정평가사로 통합됐다.

IMF때의 충격이 그를 부동산 전문가의 길로 이끌었다. 당시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신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감정평가법인을 기반으로 다국적 부동산 종합 서비스와 손을 잡았다. “합작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각종 투자기법 지식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하지만 한국의 자격증 개념이 중개업·개발업·관리업·감정평가업으로 업무 영역이 나뉘어져 있는 척박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고 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중개·평가·관리·마케팅·임대차 매각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부동산 종합 서비스 회사가 일찍부터 발달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CB리처드엘리스(CBRE), 존스랭라살(JLL)과 함께 세계 3대 부동산 종합 서비스업체로 꼽히는 DTZ의 한국법인인 DTZ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DTZ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전 세계 52개국, 약 5만 명에 이르는 직원을 두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다. 특히 DTZ코리아는 자회사 격인 프라임감정평가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수익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물류·리테일 분야로 시작했던 부동산 얘기를 국내 시장으로 넓혀봤다. 신 회장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전·월세난 문제도 명쾌하게 짚어줬다. “최근 주택 가격 오름세는 전세가격이 오른 데 대한 반발수요”라고 했다. 고령화·저출산·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구구조 변화를 거론한 그는 “주택은 이제 더는 자산 증식이 아니라 순수 ‘주거’의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며 “은퇴자들의 유일한 자산인 주택 매물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세 살 형편도 안 되는 젊은 세대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앞으로 임대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물꼬만 터주면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대책도 긍정적으로 봤다. 대신 임대시장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주택자들의 매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양도소득세 중과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주택 매각 대금으로 더 비싼 집을 살 때 양도세 과세를 유예하는 ‘양도세 과세 이연제’나 실제 주택을 활용하는 세입자가 재산세를 내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며 조속한 과세 제도 개편도 주장했다.

신 회장은 “미국은 사들인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 3년에 걸쳐 다른 소득과 연계해 상계 시켜준다. 영국은 ‘사용자부담원칙’에 따라 세입자가 재산세를 낸다. 사용하지 않고 가격도 오르지 않는다면 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 이외에는 부과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 우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맞춤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해외 부동산시장에 밝은 전문가


그는 국내와 해외 부동산시장에 밝은 전문가다.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은 중국인들의 제주도 땅 사재기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뜸 자신의 유학 시절 얘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일본이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해외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섰던 사례를 들고 나왔다. 그는 “플라자 합의(1985년 서방 5개국이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2배 이상 상승시키기로 한 합의)를 거치면서 엔화가치가 엄청 뛰었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릴 당시 미국 유학 중이었는데 그때도 일본인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당시 조지 프리드먼 교수의 발언, 즉 “진주만 폭격이라고 표현하는데 과장이 심하다. 부동산은 고정자산이다. 나중에 일본차를 싸게 사는 효과가 나타날 거다”는 말을 기억해냈다. 그말은 곧 현실화됐다. 90년대 미국에 불황이 오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헐값에 다시 부동산을 내놓고 줄줄이 퇴각한 것. 신 회장은 이를 근거로 “중국인의 제주도 투자에 대한 걱정은 지나친 우려”라고 일축했다.

신 회장은 대신 국내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 사업부터 뛰어들어 실패한 경우를 많이 봤다”며 “외국 기업들은 해외 개발 투자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우선 채권을 사고 괜찮다 싶으면 부동산에 투자한다. 그 다음에는 기업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신 회장은 “누군가는 해외 부동산에 대해 잘 알고 투자를 도와야 하고,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부동산에 투자하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DTZ코리아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부동산포럼(SREF) 회장으로 그는 취임한 매년 부동산시장 관련 세미나와 ‘세계 부동산포럼’ 등을 개최하며 6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06호 (201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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