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의 3대 IT 기업이 미국의
‘핫’한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의 거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눈 이들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미국 앱 개발사의 가치평가는
경이로운 수준으로 올라만 간다.
2013년 6월, 1200만 달러 규모 투자모집 라운드가 끝나기 5일 전. 스마트 리모트 앱 선도업체 필(Peel)의 공동 창업자 띠루 아루나찰람(Thiru Arunachalam)과 발라 크리슈난(Bala Krishnan)은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았다. 알리바바(Alibaba)라는 중국 기업이 1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투자자로 받아주겠느냐는 트랜스링크 캐피털의 전화였다. “너무 늦지 않았나요”라고 아루나찰람이 대답했다. 투자라운드가 금요일에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전화가 걸려온 시점은 월요일이었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빨리 다음 단계로 가죠.”
그러나 상대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알리바바는 5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결과 필의 투자라운드 규모도 1890만 달러로 늘어났다. 알리바바는 제안과 함께 자사 전자상거래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계획을 개괄한 2쪽짜리 설명서를 보내왔다. 목요일 아침이 되자 알리바바 캐피탈 파트너스 전무이사 장홍핑(Hongping Zhang)이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필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왔다. 그는 오랜 점심을 먹으며 두 명의 공동 창업자를 향한 구애를 계속했다. 그 날 밤, 시차로 먼저 금요일을 맞은 베이징에서 알리바바는 투자금을 바로 송금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투자 의향을 밝힌 회사가 가장 먼저 돈을 보냈다”고 아루나찰람은 말했다. “빠르게 움직이는 거인, ‘벤처 대기업’을 본 것 같았다.” 1년이 지나지 않아 필의 이용자는 1억 명을 넘겼고, 이후 진행된 D라운드 모집에서 알리바바는 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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