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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카의 미래 ‘스파크’에서 엿보다 

 

한국에 처음으로 애플의 카플레이가 선보였다. 한국지엠이 경차 신모델 ‘더 넥스트 스파크’에 카플레이를 장착해 출시한 것. 인터넷과 모바일이 연결된 자동차인 커넥티드 카의 현재와 미래를 미리 경험해보자.

▎아이폰을 스파크에 설치된 USB 포트에 유선으로 연결하면 카플레이가 바로 작동하게 된다
차를 타자마자 가장 먼저 차량에 설치된 USB 포트와 아이폰을 유선으로 연결했다. 그동안 아이폰에서 보지 못했던 ‘CarPlay’라는 문구와 함께 프로그램이 구동됐다. 차량 내비게이션 화면에도 아이폰에 설치된 앱인 ▶전화 ▶음악 ▶지도 ▶메시지 ▶Podcast ▶Stitcher(라디오 앱)가 떠올랐다. 아이폰에 있는 홈버튼도 화면 한쪽에 생겼고, LTE 문구가 떠서 인터넷 연결 상태라는 것도 알려줬다. 내비게이션 화면이 아이폰 화면으로 바뀐 것이다. 한국지엠의 스파크를 통해 처음 선보인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가 보여주는 실제 모습이다. 커넥티드 카란 인터넷과 모바일이 연결된 자동차를 뜻한다. 스파크에 장착된 카플레이를 통해 커넥티드 카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혁신적 결합

지난 7월 2일 한국지엠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경차 신모델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 행사를 열었다. 행사의 주인공은 신차 스파크였지만, 기자들의 주목을 끈 것은 애플의 카플레이였다. 2014년 3월 애플이 공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가 한국에 정식으로 선을 보인 것이다. 차세대 마이링크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우선 카플레이가 적용됐다. 기자도 스파크를 시승하면서 카플레이를 사용해봤다.

카플레이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앱은 애플이 아이폰에 기본으로 설치한 전화·문자·팟캐스트 앱 등과 뉴스를 들려주는 스티처(Stitcher) 앱 등이 있다. 라디오 앱인 튠인(Tunein)도 사용 가능하다. 쉽게 설명하면 카플레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전화, 문자, 라디오, 음악인 것. 우선 아이폰을 차량에 마련된 USB 포트에 유선으로 연결하면 아이폰 앱이 내비게이션 화면에 뜬다. 이 앱들은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거나, 아이폰을 조작해서 이용하면 된다. 시승 목적지를 입력하기 위해 지도 앱을 구동하면 애플 맵이 화면에 뜬다. 한국에서도 애플맵은 턴바이턴(turn-by-turn) 기능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방면으로 오른쪽 차선 유지’라는 음성과 함께 내비게이션 기능이 지원되는 것이다. 구글맵도 턴바이턴 기능을 지원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만 가능하고 한국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애플 맵은 한국에서도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용으로 사용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 애플 맵이 처음 출시됐을 때 다양한 오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승 구간을 오가는 길을 정확하게 안내했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있는 음악앱을 실행해 봤다. 자동차 스피커에서 아이폰 음악이 흘러나왔다. 애플 맵이 방향을 음성으로 안내할 때는 음악소리가 자동으로 줄어들고 안내가 끝나면 음악소리는 원래의 소리 크기로 커진다. 기자를 놀라게 한 것은 메시지 기능이었다. 아이폰에 메시지가 도착하면 카플레이가 문자를 읽어준다. 차량 스피커를 통해 메시지의 내용까지 들을 수 있다. 그리고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문자에 답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는 버튼이 생긴다. 답변을 선택하면 아이폰의 음성 명령 실행 도구인 시리(Siri)가 나타난다.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메시지를 보낸 지인에게 “그래. 오늘 날씨도 좋은데 술 한 잔 하자”라고 말했다. 이 말이 내비게이션 화면에 완벽하게 텍스트로 떠올랐다. 운전자가 전송 버튼을 누르거나 “전송”이라고 말하면 이 문자는 상대방에게 그대로 발송된다. 심지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기능도 가능하다. 그동안 아이폰에서 찬밥 신세였던 시리가 카플레이의 사용성을 극대화해주는 도구로 거듭난 것이다. 시리의 기능이 많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화도 마찬가지다. 시리를 이용해 전화통화를 할 수 있고, 전화가 왔을 때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뜬 버튼을 클릭하면 아이폰을 귀에 대지 않고 바로 통화하면 된다.

카플레이는 운전 중 스마트폰을 최대한 손으로 만지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도로교통안전공단은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발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도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혈중 알코올농도 0.08%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카플레이는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결합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해외 언론에서는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는 차를 선택하는 옵션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카플레이의 한계가 있다. 가장 큰 약점은 김 기사나 티맵 등의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애플 맵은 과속단속 지점을 알려주거나, 요철 주의 구간을 알려주는 기능 등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길 안내 역할에만 충실할 뿐이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통해 밀리는 구간을 우회하고 싶어도 애플 맵에서는 불가능하다. 애플이 애플 맵 대신 타사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도록 오픈할 것인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내비게이션 앱 뿐만 아니라, 애플이 사용을 허락하지 않은 앱도 카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없다. GM에서 글로벌 경소형차 개발총괄엔지니어를 맡고 있는 살바토레 바질 부사장은 “카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늘릴 계획은 없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앞으로 애플과 협의를 거쳐 사용가능한 앱을 늘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애플 카플레이는 현재의 기능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보여줬다.

현대차 안드로이드 오토 장착한 쏘나타 미국 출시


▎지난해 6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시연하는 모습.
ICT와 자동차의 결합인 커넥티드 카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하는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2014년 11월 Allied Market Research는 “2020년까지 커넥티드 카 시장은 1410억 달러(약 14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과 구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시장에 수많은 개발자가 참여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자동차용 앱이 다양하게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2015년 3월 미국의 산업분야 분석기관인 IHS는 “2020년 커넥티드 카 중 카플레이를 탑재한 차량은 3700만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차량은 3100만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자동차도 커넥티드 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2015년형 쏘나타에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장착되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에도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 차 출시를 추진 중이다. 다만 통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이 있어서 출시 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5년형 쏘나타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기능을 설명할 때마다 등장하는 차로 통한다. 현재까지 현대자동차가 안드로이드 오토 진영의 대표 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것. 커넥티드 카 시장에 적극 대응한 덕분이다. 현대자동차는 애플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커넥티드 카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자동차 기업은 GM이다. 지난 5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팔로스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Code Conference) 연사로 나선 GM CEO 메리 바라는 “14개 쉐보레 모델 차량에 애플과 구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해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8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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