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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성 하나금융지주 미래혁신총괄 전무 

디지털뱅킹 선도해온 창의적 리더 

글 김성숙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1월, 캐나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인 원큐뱅크(1Q Bank)를 선보였다. 올 연말로 다가온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놓고 국내에서 뜨거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하나금융은 발빠르게 해외에서 인터넷은행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하나금융의 디지털뱅킹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하나N월렛’을 비롯, ‘원큐뱅크’ 출시를 현장에서 총괄해온 한준성 전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만들어낸다. 당신이 만약 캐나다에서 산다면, 은행 계좌를 개설하러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은행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즉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외환은행의 원큐뱅크는 핸드폰으로 원큐뱅크 앱을 내려 받아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송금이 가능하다. 선불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전용 자유적립식 적금도 가입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든 서비스는 24시간 언제든지 가능하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을 벗어나면 상상할 수 없는 드넓은 시장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캐나다에서 원큐뱅크를 출시한 이유다. 원큐뱅크는 출시 6개월 만에 1만3천여 개의 신규 계좌를 텄다. 11개 지점을 가진 작은 규모의 캐나다외환은행으로서는 유의미한 수치다.

지난 6월 1일, 프랑스 방송사 ‘TF1’ 관계자 15명이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를 찾았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배우러 왔다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창의성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혁신을 위해 조직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1시간 내내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한준성 하나금융 미래 혁신총괄(CFIO) 전무가 하나 하나 친절하게 답했다. 그는 “기술 친화적인 젊은 세대의 요구를 전통적인 은행들이 채우지 못하는 이른바 ‘디지털 갭’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태블릿PC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 금융상담을 진행하는 ‘태블릿 지점’ 사업을 시작했고, 회사 인트라넷에 ‘사이버 지점’ 2000여 개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 선두주자 하나금융의 발빠른 도전

하나금융그룹은 스마트폰 앱 분야의 선두주자다. 2009년,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된 지 3일 뒤에 아이폰용 앱인 ‘하나N뱅크’를 내놓았다. 그 전에도 폴더폰 모바일뱅킹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2012년에는 전자지갑 서비스인 ‘하나N 월렛’을 출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혁신대상’에 선정됐다. 국내 은행은 물론 아시아 은행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하나금융의 디지털뱅킹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하나N월렛’을 비롯, ‘원큐뱅크’ 출시 업무를 현장에서 총괄해온 한준성 전무다. 지난 7월 9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전무를 만났다. 그는 디지털뱅킹의 선두주자답게 핸드폰을 꺼내 유투브에 올라온 원큐뱅크 홍보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글과 핀테크 현황을 소개한 외국 기사를 보여주며 설명을 덧붙였다.

원큐뱅크를 출시할 나라, 왜 하필 캐나다였는가.

캐나다 금융시장은 개방적이면서 보수적이다. 캐나다에서 금융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까다롭다. 때문에 캐나다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서든 되겠다 싶었다. 캐나다 외환은행에서 검증받은 서비스라면 하나금융의 24개국 법인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달리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11개의 점포밖에 없는 캐나다외환은행으로서는 고객을 늘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전화번호만 알면 전 세계로 송금도 할 수 있다. 적금도 가입할 수 있다.

캐나다 금융시장 환경이 보수적이라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캐나다 금융당국이 처음에 우리를 불신했던 때가 있었다. 처음부터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미리 알려주면 좋으련만 일이 생길 때마다 미팅을 통해서 수시로 과정을 보고하는 식이었다. 이를테면 “왜 지난번에는 이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하는 식이다. 그러면 우리는 “지난번 미팅에서 보고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것은 지난번 미팅 이후 진행된 사안이다”라고 했지만 그들은 믿지 않았다. 도대체 이렇게 빨리 개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간신히 우리 프로젝트를 도왔던 현지 기업 관계자가 “이 사람들 말이 맞다. 우리가 직접 빠르게 일하는 것을 봤다”고 말해줘 오해가 풀렸다. 왜, 한국이 IT 기술이 앞선 나라라고 얘길 많이 하잖나. IT를 개발하는 속도 하나는 정말 빠르다는 것을 실감했다.(웃음)

원큐뱅크 개발까지 걸린 시간과 인력은?

개발팀과 마케팅팀으로 나뉘어 캐나다를 오갔다. 30~40여 명의 직원들이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개발에 힘썼다. 기존의 하나금융이 개발해놓은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짧은 시간에 개발할 수 있었다. 하나금융은 ‘CBS’라는 기업금융인터넷서비스부터 ‘하나N뱅크’, ‘하나N머니’, 전자지갑 ‘하나N월렛’, 해외송금 서비스 ‘하나N미니’ 등의 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해 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으로 디지털 갭 좁혀

기존의 디지털 서비스와 다른 점은?

기존 은행서비스를 담은 동시에 소비자와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지금은 소비자가 은행의 기술을 앞선 시대다. 예전에는 은행 직원이 카드를 주면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설명하는 식이었는데, 이제 고객이 SNS를 통해 필요한 은행에 서비스를 요구한다. 전통적인 은행이 따라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자와 은행 간 디지털 갭이 생기고 그 틈을 핀테크가 메꿔주는 것이다. 은행은 고객이 요구하는 바를 받아들일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업무인 예금과 대출, 즉 여수신 기능을 넘어서야 한다. 티머니처럼 교통 서비스도 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서비스를 탄생시켜야 한다. 사물인터넷(IoT), 분산식 원장기술, 스마트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프라와 처리과정을 변화시키는 등 핀테크 2.0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야한다. 자동차, 선박, 컨테이너, 장비 등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무역금융 부분에서 가격을 책정하거나 위험관리도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경쟁자는?

경쟁자는 오직 우리 자신과 소비자다. 캐나다에는 영국의 아톰은행, 텐저린은행, 로얄뱅크오브캐나다 등 많은 인터넷 은행이 있다. 아톰은행은 점포도, 인터넷 사이트도 없이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한다. 이들 은행과 비교하면 캐나다외환은행 규모는 정말 작은 편이다. 규모로는 경쟁이 안 되는 은행이 새로운 시도를 했고, 거기에 고객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캐나다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가고 있다.

- 글 김성숙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08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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