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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부사장 

성장성 있는 유럽 중소형주 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라 

김영문 포브스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유로 주식 펀드 수탁고가 올해로 1조원을 넘어섰다. 유럽주식형 투자의 선두주자 격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김영수 부사장을 만나 최근 유럽 시장과 투자 얘기를 들어봤다.

“폴크스바겐 사태 그렇게 심각한가요?”,

“유로 주식 펀드 환매해야 하는 겁니까?”,

“이러다 폴크스바겐뿐만 아니라 독일 아니 유럽 전체가 과거 그리스 재정위기 때처럼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닌가요?”

추석을 한 주 앞둔 지난 9월 21일 월요일, 한 증권사 지점에 전화를 건 이상원(40) 씨는 속이 바짝 타들어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폴크스바겐이 배기가스 절감장치를 조작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최대 2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천문학적인 벌금과 리콜 대상 차량만 1000만 대가 넘는다는 뉴스는 충격 그 자체였다. 과거 중국 펀드에 가입한 원금이 반 토막 난 경험이 있는 이 씨는 투자한 유럽 펀드를 재빨리 환매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폴크스바겐이 독일의 전부 아냐


김영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하 슈로더 운용) 부사장을 만난 10월 15일, 기자가 이 씨처럼 환매를 고민하는 투자자 얘기부터 꺼내자 “벌써 많은 투자자로부터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그에 대한 내 대답은 하나같이 ‘아니다’였다. 오히려 고객께서 유럽 펀드에 투자할 기회라고 설득했다”고 했단다. 그렇게 자신하는 이유가 뭘까?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 어떻게 봐야 하나.

폴크스바겐 사태로 인한 시장 충격이 있다. 글로벌 경기 불안 속에서 오랜 시간 견뎌온 시장이 각종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도 있다. 문제는 시장이 과도하게 우려한다는 것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이 독일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폴크스바겐 사태가 독일 전부는 아니라는 소리다. 오히려 독일 산업 전반을 균형적인 시선에서 바라볼 기회다.

슈로더운용이 내놓은 펀드에 피해는 없었나.

투자 손실로 인한 전화보다 단순 환매 문의가 많았다. 폴크스바겐 사태 이전에 이미 우리 슈로더 유로주식펀드에서 투자 전략상 자동차 분야 비중을 상당히 줄인 상태였다. 그래서 투자 손실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을 당분간 망설이게 될 것 같긴 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점이 있다면.

개인투자자 입맛에 맞는 리테일(소매) 상품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아직도 단기 투자가 성행하는 문화가 아쉽다. 뮤추얼펀드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90년대 말부터 벌써 20여 년이나 흘렀지만, 지금도 그 문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최소 3~4년 정도 장기 투자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나 스스로도 이번 사태가 유럽의 좋은 기업에 투자할 기회라고 보고 펀드에 오히려 자금을 넣고 있다.

최근 유럽에 몰려드는 난민도 연일 유럽을 달구는 이슈다.

난민 수용 문제로 시끄럽긴 하다. 경제적 부담이나 반(反)이민정서 확대 등 부정적 효과를 우려한 시선 탓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난민 수용이 유럽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럽은 지금 노동력 부족, 고령화 문제 해결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난민을 노동력 수요로 흡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부정적으로 보기만 할 이슈는 아니다.

유럽 경제 상황, 앞으로 어떻게 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전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유럽 경제가 미국과 동조화하는 현상을 보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유럽이 크게 출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체적인 정책을 발휘할 수 있고, 앞으로 확대적 통화정책과 대규모 투자계획인 ‘융커플랜’ 등 경기부양책도 있어 장기적으로 유럽 기업의 신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본다.

올해 1조원 수탁고 돌파

김 부사장이 있는 슈로더운용은 유럽 주식형 펀드 업계 1위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에 선진국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올해 슈로더 유로주식펀드에 유입된 자금만 7799억원(10월 14일 기준, 웨로인)에 달한다. 유럽 주식형펀드 중 유일하게 수탁고 1조원을 넘긴 상품이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통틀어 단일 펀드로는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이기도 하다. 최근 1년·3년·5년 상품의 누적 수익률이 각각 19.13%, 52.27%, 66.11%를 기록해 벤치마크인 MSCI 유럽연합 경제통화연맹(EMU) 인덱스를 모두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연초 이후 8.92%를 기록해 국내 설정된 글로벌 주식펀드 전체 평균수익률(0.82%)을 크게 웃돌았다. 김 부사장이 앞서 보여준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인기가 있다면 비결도 있을 터.

수탁고 1조원이 갖는 의미는?

국내 투자자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20~30% 이상 수익을 안겨다 준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높은 수익의 펀드는 그만큼 리스크를 안고 있는 법. 그리스 위기부터 미국 양적완화 시점, 그리고 최근 기준금리 인상 이슈까지 시장이 국제적 이슈에 출렁이면서 사람들은 안전 자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덕분에 과거 인기 없었던 선진국, 특히 슈로더 유로주식펀드에 올해만 8000억원 가까이 몰린 것이다.

수익도 상당히 높은데 비결이 있나.

우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국가별 비중은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27%를 넘어설 정도로 가장 높으며 금융·임의소비재·산업재 등 탄탄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굳이 비결을 꼽자면 국가별·산업별 벤치마크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펀드매니저가 운용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연한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한다. 예를들어 수요 전망의 개선, 경영진의 변화, 인수 혹은 매각 등의 다양한 이슈를 반영해 투자에 즉시 반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나.

이번 폴크스바겐 사태를 보자. 자동차 산업이 비전이 없어서 비중을 줄인 게 아니라 장치 산업을 세분화해 보다 보니 내린 결정이었다. 친환경 자동차 논란에 디젤이냐 전기차냐 말이 많지만 우리는 그 어느 산업에서도 유리한 타이어 분야에 주목해 왔다.

영국계 운용사임에도 영국이 빠진 펀드가 대표라니 특이하다.

영국이 포함된 상품도 있으나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사실 기업 전망만 따지고 보면 대륙계 유럽에 있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륙권계에 있는 중소형 기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못지않게 혁신적인 경우도 많다. 대륙권계 유럽을 보면 ‘비IT 첨단 기술’ 기업이 주로 포진해 있다.

유럽 펀드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펀드를 가려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3년 이내에 환매를 목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을 원한다면 유럽 대형주 투자 펀드에 넣고, 3년 이상 노후를 대비한다면 강력한 성장성을 지니고 있는 유럽 중소형주 펀드에 가입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연금형 상품에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단순히 3~5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저성장·저금리·고령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래서 앞으로 연금형 상품이 더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유럽 경제에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11호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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