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크뢰버의 1944년 저서 『문화성장의 형태(Configurations of Culture Growth)』는 문화인류학 분야의 걸작으로 꼽힌다. 오랜 연구와 사고를 기반으로 크뢰버가 내린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천재는 문화 발전기에 쏟아져 나오지, 하락기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스 최고의 비극과 희극은 고대 그리스 문화가 절정을 이루던 때를 중심으로 100년간 발표된 작품이 대부분이다.
둘째, 문화가 진보하려면 구성원이 윤리 및 가치를 이해하고 마음 깊이 수용해야 하며, 경쟁을 통해 역량을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는 가치가 흔들리고 배타적 사고가 횡행하며 경쟁이 사라질 때 시들어 간다. 내부에서 약동하지 못하고 외부의 시험을 거치지 않으면 어느새 힘을 잃고 마는 것이다.
크뢰버 교수의 분석을 적용했을 때 미국은 약진 중일까, 쇠락 중일까? 지난 10월 중순 설문조사에서 선두를 달린 두 대선후보 클린턴과 트럼프는 세계 자유무역 진흥 정책에서 고개를 돌렸다. 이 또한 안 좋은 신호다. (경쟁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걸까?) 그럼 가치와 윤리 부문은? 그건 굳이 얘기하지도 말자. 클린턴과 트럼프도 재빨리 눈을 피한다. 그렇다. ‘미국의 정치 체제는 쇠락 중’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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