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양의 가정용 라우터에 각종 무선 기기들이 연결되고
동영상 다운로드가 폭주하는 오늘날, 이로(Eero)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단, 공짜는 아니다.
닉 위버(Nick Weaver)는 도심 거주자라면 누구나 흔히 겪는 인터넷 연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방이 두 개 딸린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의 거실에 설치한 와이파이 라우터는 초당 80메가비트의 안정적인 속도를 제공했다. 그런데 20피트(6m)가 채 떨어지지 않은 침실에서는 와이파이 신호가 두꺼운 회반죽 벽에 부딪혀 속도가 2메가비트로 뚝 떨어졌다. 스탠포드 대학 출신 엔지니어였던 25살 위버는 전화회사에 연락하기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그리고 2년 후, 위버는 이로라고 명명된 스타트업의 첫 번째 고객이 됐다.
위버의 침실과 거실에 설치된 하얀색의 작은 이로 박스 안에는 두 개의 밴드에 걸쳐 가장 새로운, 그리고 가장 빠른 속도의 와이파이 신호(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밝히자면, 802.11ac이다)를 송신하고 있는 안테나 7개가 내장되어 있다. 반짝이는 LED 빛은 이로 박스가 강력한 와이파이 신호를 집안 구석구석으로 보내는 이른바 메쉬 네트워크를 다른 박스들과 교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로의 모바일 앱은 클라우드를 통해 메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재 와이파이 속도가 어떠한지 알려준다. 심지어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이로 박스들을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추천한다. 스스로 자신이 창업한 기업의 실험용 기니피그가 된 위버는 집에 TV 셋탑박스·연기탐지기·스피커·전화기·게임 콘솔과 같은 와이파이 신호를 많이 잡아먹는 무선 기기들을 설치했다.
리서치 기업 IDC에 따르면, 한 가구 당 평균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의 수는 8대라고 한다. 각 가정마다 더 많은 무선기기를 사용하고 고해상도의 동영상을 더욱 많이 스트리밍 할수록, 라우터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여러 개의 유닛을 설치해 속도와 안정성을 얻습니다.” 위버의 말이다. “바로 이렇게 해서 하룻밤 사이에 시장을 세 배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단지 한 개의 기기가 아닌, 3개, 4개 혹은 5개의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지요.” 이로는 2월부터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2주만에 250만 달러어치에 달하는 2만5000유닛을 판매했다. 제품의 선주문 가격이 기성 라우터 제품 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125달러(3개들이 세트는 299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더욱더 인상적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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