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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마송 사베마송 CEO 

프랑스 최고의 향기를 전한다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프랑스 명품 향수 브랜드 ‘사베마송’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방한한 이사벨 마송 CEO를 만나 한국 진출 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사베마송 브랜드 론칭 행사장에서 만난 이사벨 마송 CEO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향수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사업가이자 혁신가다.
지난 6월30일, 프랑스 최고의 소프트 퍼품(스틱 형태의 향수) 브랜드 사베마송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엘 본 더 스타일’에서 브랜드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사베마송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특히 사베마송을 탄생시킨 이사벨 마송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브랜드 출시 배경과 제품의 특징을 소개했다. 이사벨 마송 CEO는 “사베마송은 향수와 스킨케어 기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차세대 향수”라며 “혁신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베마송은 어떤 브랜드인가.

향수는 세상을 향기롭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더불어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베마송은 이 두 가지 기능을 한데 묶어 탄생시킨 브랜드다. 향수 본연의 기능에 스킨케어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향수다.

일반 향수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른가.

무엇보다 스틱 형태로 만들어져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이다. 립스틱처럼 가방이나 핸드백, 파우치에 넣거나 액세서리처럼 목에 걸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알코올이나 파라벤(합성방부제) 같은 인공물이 첨가되지 않은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다. 피부 보습에 좋은 티아라 오일, 피부 재생 효과가 있는 시어 버터, 노화 방지 기능을 갖춘 망고 버터와 타마누 오일 등이 함유돼 있어 스킨케어 대용으로도 손색없다. 스킨케어 기능을 갖고 있는 향수로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변혁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패키지의 일러스트도 인상적이다.

내가 직접 그렸다. 나는 향수를 만들 때마다 그에 맞는 적절한 이름을 짓고, 시간이나 장소를 추억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이를 통해 나만의 상상력을 담아낸다.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향수와 화장품을 균형 있게 조합하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스틱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향기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제품의 밀도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향수 장인들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또 각각의 향에 맞는 화장품 베이스를 선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향수 본연의 기능과 스킨케어가 밸런스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에게 향수는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향수는 삶이자 추억이다. 나는 어떤 이를 사랑할 때 그의 향기를 기억한다. 향기에 대한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서로의 향기를 기억하는 것은 일종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신개념 향수


▎‘아버지와 나’라는 의미의 ‘죠흐즈 에므와 (Georges et moi)’는 이사벨 마송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향수다. 시트러스 계열의 자몽향이 채취와 함께 어우러져 은은하게 오래간다.
프랑스 화장품 업계의 대모로 불리는 이사벨 마송은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공동 창업자다. 1970년 향수 전문점 ‘숍 8(shop 8)’에서 근무하다 남편과 함께 세포라를 창업했다. 당시 세포라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눈에 살펴보고 자유롭게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매장이었다. 작은 화장품 가게에서 시작한 세포라는 20년 넘게 세계 각국에 체인점을 내면서 매출 3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 그룹)에 세포라를 매각한 이사벨 마송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향수 개발에 주력했다. 그리고 2015년 자신의 어린 시절 애칭을 딴 브랜드 사베마송을 세상에 선보였다. 사베마송은 출시 첫 해에 프랑스 고급 백화점인 르봉 마르셰에서 향수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현재 유럽을 비롯해 미국·일본·홍콩 등 총 18개 나라에 진출했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 프랑스의 한 작은 도시에 향수 가게를 오픈한 것이 그 시초였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당시로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시도였다. 10년 후 향수 가게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한 뷰티숍 체인을 ‘세포라’라 이름 짓고 프랑스의 대도시에 선보였다. 당시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 시절을 통해 뷰티 업계에서도 언제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화장품이나 향수도 진화해야 한다. 당시 세포라를 통해 트렌드를 20년 이상 앞섰듯이 사베마송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그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글로벌 향수 시장을 전망한다면.

사실 향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누구나 쉽게 향수를 만든다. 하지만 알코올에 향기만 넣어 만든 것은 진정한 향수가 아니다. 이제 향수에 대해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베마송은 기존 향수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제품이다. 사베마송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각각의 향수는 모두 타깃이 다르다. 개인이 좋아하는 향기와 패키지 디자인에 따라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 16종의 스틱 향수를 선보였다. 내년까지 스틱 향수 22종과 액체 향수 12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비누·오일·립밤·디스펜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조만간 프랑스 파리에 이어 미국 뉴욕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데, 다음 차례는 서울이 될 것이다. 파리와 뉴욕, 서울이 우리의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수를 통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사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브랜드도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베마송은 변화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마케팅 브랜드가 아닌 향수의 새로운 범주다. 새로운 형식을 담아낸 이 제품으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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