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완벽하게 디지털화되지도,
아날로그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이상적인 세상에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균형을 이룬다.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책, 신문, 잡지 등 모든 읽을 거리를 대체할 거라던 태블릿 PC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놀라운데, 온라인 서점의 대명사 아마존이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고 한다. 앞으로 수백 곳을 더 열 계획이라고.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서점이 되려 늘었다. 갑자기 레코드판이 ‘쿨’한 물건이 되고, 손글씨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은 디지털 카메라보다 필름 특유의 느낌을 선호하고 보드게임 카페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듣고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시대에,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일까.
복고 바람은 아니다. ‘복고’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향수다. 지금의 40~50대가 이 책에서 아날로그라 통칭하는 것들, 레코드 판·필름 카메라·보드게임 등에 그리움을 느끼는 반면 10~20대는 새로움을 느낀다.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는 밀레니얼 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날로그의 효용성도 각종 인쇄물 시장, 오프라인 매장, 교육 현장 등 여러 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가장 아이러니한 곳은 실리콘밸리다. 가장 디지털과 가까운 곳에서 아날로그 바람이 불고 있다. 스크린에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는 대신 손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대신 대면 접촉을 늘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창의적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이윤 대부분은 아직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온다. 동영상 강의는 교사와 학생들의 유대감을 만들어주지 못한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세상은 완벽하게 디지털화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아날로그적인 세상으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앞으로 상호보완재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세상에선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균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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